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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가을 편지 / 신달자 詩

by 맥가이버 Macgyver 2011. 9. 28.

 

 

 

가을 편지 / 신 달 자

 

 

그대는 아는가

나는 지금

소홀산이 부드럽게 어깨를 감싸는

광릉의 숲 길에 와 있다

 

크낙새는 다 어디로 갔는지

그대 뒷 모습도 보이지 않는

적막한 숲 길에서

나는 유서 같은 편지를 쓴다

 

나무들은 그래도

가을이 가기전에

그대가 오리라고 말하고 있다

 

가지마다 붉은 축등을 켜 놓고

우리의 만남을 위해

서둘러 황홀한 잔치라도 벌이자는 것이다

<오지않을 것이다>

사약 같은 통증으로

숲을 향해 외치지만

 

나무들은 더더욱

산너머 바다 너머 그 너머

서둘러 그대가 달려오리라는 것을

믿고 있는 모양이다

 

나의 생은 그대를 기다리는 것

나는 다만 이 한마디로

이 편지의 마무리를 끝내려고 한다

행여 그대 오려거든

아파하고 신음하는 아스팔트 길을 멀리하고

고요하고 적막한

광릉의 숲길로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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