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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등산사진후기☞/♤ 강원도의 산&길

[20120211]『인제 자작나무숲길 걷기』'수산리 자작나무 숲' & '원대리 자작나무 숲' - 5부

by 맥가이버 Macgyver 2012.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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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02월 11일(토)  

『인제 자작나무숲길 걷기』- '인제 수산리 자작나무 숲' &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을 다녀오다.

    

 

누군가가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臥死步生)'고 했다.

맥가이버는 '산 따라 강 따라 길 따라' 걷는 것을 죽고사는 차원이 아닌 즐기는 차원에서 걷는다.

즉, 좋은 길을 걷다가 새로운 환경이나 상황, 사람을 만나면서 알게 되고, 느끼고, 감동 받고, 깨닫는 것을 즐긴다.

 

 

  맥가이버의인제 자작나무숲길 걷기』- '인제 수산리 자작나무 숲' &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 코스

 

1부. 수산리 자작나무를 찾아서...

 인제자연학교캠핑장→수산리 별장삼거리

→한반도모양 자작나무 전망대→임도갈림길

→별장삼거리→인제자연학교 캠핑장

 인제 고사리 '노루목산장'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2부. 원대리 자작나무를 찾아서..,

→원대리 '꿈익는 마을' 장승

→원대리 산림감시초소

→원대리 '속삭이는 자작나무숲'

→원대리 산림감시초소

→원대리 '꿈익는 마을' 장승

 

 

 맥가이버의인제 자작나무숲길 걷기』- '인제 수산리 자작나무 임도' &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 이야기 

 

[오태진의 길 위에서]

강원도 인제 자작나무 숲, 순백 裸身으로 비탈에 서다

 

오태진 수석논설위원

입력 : 2011.11.17 23:03

 

나무 중에서 가장 수줍고 귀부인다운 나무

산등성이가 흰 물감으로 그어댄 펜화 같아 자작나무 숲에서 고향 떠올린
시인 백석처럼 사위가 고요한 숲속에서 純白 알몸의 소리없는 합창을 듣는다

 

늦가을 숲은 황량하다.

잎 다 떨어뜨린 나무들은 우중충한 잿빛이다.

그 휑한 비탈을 정령(精靈)처럼 밝히는 나무가 있다.

가을 다 보내고 이맘때가 돼야 비로소 하얗게 빛나는 나무가 있다.

'나목(裸木)'이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나무.

겨울로 갈수록 수피(樹皮)가 하얗다 못해 은빛을 발하는 나무.

누군가 "나무 중에 가장 수줍고 귀부인다운"이라고 노래했던 나무.

추위 속에서 더욱 맑아지는 인고(忍苦)와 침묵의 나무, 자작나무다.

며칠 전
강원도 인제군 남면 수산리 매봉 자락을 찾았다.

44번 국도에서 양구 가는 46번 국도로 잠깐 벗어나 '수산리' 표지판 보고 한참을 들어가는 막다른 산중(山中)이다.

10월 하순 다녀온 지 보름 만에 다시 이 산골짝에 든 건 순전히 자작나무 숲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북국(北國)에서 온 겨울나무들이 깊어가는 계절과 함께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가는지 보고 싶었다.

높이 800m 되는 매봉의 어깨쯤을 임도(林道)가 꼬불꼬불 휘감고 간다.

그 길 따라 10㎞ 한 바퀴를 천천히 차로 돌았다.

눈 닿는 곳마다 자작나무다.

보름 전 매달고 있던 노랑 잎들이 주변 단풍과 어우러져 알록달록 몸뻬바지 같던 풍경은 그새 무채색이 됐다.

잎을 모두 벗은 자작나무들은 잘 발라낸 생선 뼈처럼 새하얀 줄기를 드러냈다.

산등성이가 온통 흰 물감으로 그어댄 펜화(畵) 같다.

아니 자작나무들은 날카로운 펜 그 자체로 무수히 꽂혀 있다.

자작나무는 한반도에선 개마고원쯤에나 자라는 추운 나라 수종(樹種)이다.

언젠가 백두산 가는 길, 눈밭에서조차 환하게 빛나던 그 숲도 자작나무였다.

북방 사람들은 자작나무로 집을 짓고 불을 땠다.

죽은 이를 자작나무 껍질로 감싸 떠나 보냈다.

자작나무는 겉은 희지만 속은 기름을 잔뜩 머금어 검다.

기름기 때문에 '자작자작' 소리 내며 잘 탄다고 해서 자작나무다.

한자 이름은 '흴 백(白)' 자를 써서 백화(白樺), 백단(白�b)이다.

"산골집은 대들보도 기둥도 문살도 자작나무다

밤이면 캥캥 여우가 우는 산(山)도 자작나무다

그 맛있는 메밀국수를 삶는 장작도 자작나무다

그리고 감로(甘露) 같이 단샘이 솟는 박우물도 자작나무다

 산 너머는 평안도 땅도 뵈인다는 이 산골은 온통 자작나무다"

(백석 '백화').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burbuck@chosun.com

함경도 함흥에서 교편을 잡았던 스물일곱 살 시인 백석은 그곳 北關 땅 어느 산속 여인숙에 묵었다가 자작나무 숲을 봤다.

그러면서 산 너머 저 먼 고향, 평북 정주를 그렸다.

북구(北歐) 사람들이 외국에서 자작나무를 보면 고향을 생각하듯.

그보다 훨씬 남쪽 땅인 인제 매봉 600ha에

자작나무 90만 그루가 서 있는 건 한 제지회사가 1986년 펄프용으로 심은 덕분이다.

그 엄청난 규모는 임도가 가장 높은 곳을 지나는 길가 자그마한 전망대에 서 보면 안다.

눈앞에 웅대한 자작나무 숲이 펼쳐진다. 쏟

아질 듯 맞은편 산 사면을 가득 메운 하얀 나무들이 한반도 모양을 이루고 있다.

추운 날 알몸으로 선 수산리 자작나무 숲이 처연한 독백이라면,

인제읍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따스한 위안이다.

수산리 숲이 멀리서 경외심으로 바라보는 사진가들의 숲이라면,

원대리 숲은 안에 들어가 거닐며 냄새 맡고 소리 듣고 어루만지는 오감(五感)의 숲이다.

설악산 가는 44번 국도에서 인제 종합장묘센터 쪽으로 벗어나 10㎞쯤 가면 '어서오세요 원대리'라는 표지석을 만난다.

거기서 100m쯤 더 간 오른쪽에 인제 국유림관리소가 만든 '산림 레포츠의 숲'이 있다.

임도를 100m쯤 들어선 갈림길에서 오른쪽 '원정도로'로 길을 잡는다.

비포장 길을 3㎞쯤 올라가 "길을 잘못 들었나" 싶을 즈음 그제야 '속삭이는 자작나무 숲'이라고 쓰인 장승이 서 있다.

그 아래 비탈 6㏊에 자작나무 숲이 거짓말처럼 펼쳐진다.

1993년 심은 3만6000그루 국유림이다.

10m도 넘게 키가 훤칠한 자작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찬 숲 속으로 오솔길이 나 있다.

카펫처럼 푹신하게 깔린 낙엽을 밟으며 걷는다.

주말인데도 숲은 인적이 드물다. 눈

이 시리도록 하얀 줄기들이 얇은 종잇장처럼 허물을 벗고 있다.

사위가 고요한 정적 속에서 자작나무들의 소리 없는 합창을 듣는다.

그 신령스러운 기운을 한껏 들이마신다.

겨울로 갈수록 숲은 더욱 스산하고 어두워질 것이다.

 그 속에 자작나무들만이 순백 알몸으로 서서 새봄 새잎 나올 때까지 잠든 겨울 생명들을 지킬 것이다.

한겨울 자작나무 숲을 보고 싶다.

눈 그친 뒤 시퍼런 하늘을 이고 하얀 눈을 밟으며 자작나무들의 안부를 묻고 싶다.

그 길을 차가 아니라 발로 오르고 싶다.

 

 

출처-

 

 

 

지난 해에 위와 같은 보도를 통해 강원도 인제의 자작나무숲길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고...

좋은 날에 좋은 님들과 가보고자 맘먹고 있다가 오늘에서야 '인제 자작나무 숲길'을 걷는다.

 

선답자들의 글에서 보면 단풍이 든 수산리와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아름다웠다.

그에 못지않게 흰눈이 쌓인 자작나무숲도 또한 아름다울 것이라 여겨 겨울나들이로 '인제 자작나무숲길 걷기'를 나선다. 

 

이전에 다녀온 글들을 보면 대개는 수산리와 원대리 두 곳 중에 한 곳만을 다녀온 후기들이 보인다.

이왕에 나선 길이니 수산리와 원대리 두 곳을 다 불러보는 것이 좋을 듯하여 

먼저 '수산리 자작나무숲'을 둘러보고, 인제 내린천가에 있는 '노루목산장'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원대리 자작나무숲'을 둘러보았다. 

 

 

 

인제 자작나무숲길 걷기』- '인제 수산리 자작나무 숲' &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을 다녀오다.

자세한 이야기는 맥가이버의 블로그 사진후기로 대신한다.

 

    

'모든 만남은 걷고 있을 때 이루어진다'라는 말이 있는데, 길을 걷다보면
새로운 풍광을 보게 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고,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고, 새로운 것을 알게 된다.
  
  
맥가이버가 '때론 함께, 때론 홀로' 산행이나 여행, 도보를 하면서 후기를 주로 사진으로 작성함은
인간의 만남이 유한함을 알기에 어떤 연유로 비록 언젠가 헤어지더라도 추억 속에서 함께 하고자 함이고,
또 하나 이유가 있다면 걸으면서 보고 느낀 것을 글로 다 표현치 못하는 무능함에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를 더 든다면 누군가가 같은 길을 걷고자 할 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입니다.
  
 

  

『인제 자작나무숲길 걷기』- '인제 수산리 자작나무 숲' &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을 다녀오다. - 5부를 시작하며...

 

 

▼ 16시 42분 - 원대리 자작나무숲(숲유치원) 인디언 오두막에서...

 

▼ 자연과 교감중인 야생의춤님...

 

 

 

 

 

 

 

     흔들리는 그네나무 / 신 보 성

 

어깨쭉지 그넷줄 동여매고

흔들리며 사는구나

천년을 묵상해도 풀 수 없는 수수께끼

우연이라 자위하며

그런대로 한 세상 살아가는 거다

누구를 탓하랴

신의 뜻도 아니고 너의 탓도 아니며

누구 탓도 아닌 것을

뒷산 부엉이가 이따금 울어주는 강변에 서서

흘러가는 강물에 설움을 씻고

하늘 푸르러지고 정든 임 생각날 때

고독한 어깨의 밧줄을 당겨

흔들어 준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이냐

그래

한 생각 돌이키면 고통도 즐거움인 것을

흔들리며 살다보면

천년 세월도 강물에 달 가듯이 흘러가리라

 

 

▼ 16시 42분 - 여러 사정으로 미리 하산한 님들외에 남아있는 님들만 기념사진을 찍기로... 

 

 

 

 

 

 

 

 

 

 

 

 

▼ 16시 51분 - 원대리 자작나무숲 산책로를 따라...

 

자작나무 / 류시화


아무도 내가 말하는 것을 알 수가 없고
아무도 내가 말하지 않는 것을 말할 수 없다
사랑은 침묵이다

자작나무를 바라보면
이미 내 어린 시절은 끝나고 없다

이제 내 귀에 시의
마지막 연이 들린다 내 말은
나에게 되돌아 울려오지 않고 내 혀는
구제받지 못했다

 

 

 

자작나무 - 도종환 

 

자작나무처럼 나도 추운 데서 자랐다

자작나무처럼 나도 맑지만 창백한 모습이었다

자작나무처럼 나도 꽃은 제대로 피우지 못하면서

꿈의 키만 높게 키웠다

내가 자라던 곳에는 어려서부터 바람이 차게 불고

나이 들어서도 눈보라 심했다

그러나 눈보라 북서풍 아니었다면

곧고 맑은 나무로 자라지 못했을 것이다

단단하면서도 유연한 몸짓 지니지 못했을 것이다

외롭고 깊은 곳에 살면서도

혼자 있을 때보다 숲이 되어 있을 때

더 아름다운 나무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자작나무의 입장을 옹호하는 노래 - 안도현


저 도시를 활보하는 인간들을 뽑아내고
거기에다 자작나무를 걸어가게 한다면
자작나무의 눈을 닮고
자작나무의 귀를 닮은
아이를 낳으리


봄이 오면 이마 위로
새순 소록소록 돋고
가을이면 겨드랑이 아래로
가랑잎 우수수 지리


그런데 만약에
저 숲을 이룬 자작나무를 베어내고
거기에다 인간을 한 그루씩 옮겨 심는다면
지구가, 푸른 지구가 온통
공동묘지 되고 말겠지

 

 

 

자작나무 - 양진건

 

자작나무는 알고 있을까?

왜 우리는 모든 것을 떠나보내야 하는 건지,

바람에 몸을 기댄 채

우수수 나뭇잎을 떠나보내듯

때가 되면

서글프지만 왜 우리는 뒤척이며 헤어져야 하는 건지

 

자작나무는 알고 있을까?

그것들이 비록 슬픈 몸짓으로 떠나지만,

때가 되면

다시는 누구도 만나지 않을 것처럼

그것들은 떠나지만

왜 우리는 많은 밤을 지나 다시 만나야 하는지,

우리는 증거하는 것이 비록 고통뿐이어도

왜 우리는 사랑해야 하는지

 

그래서 슬픔과 기쁨은

불륜처럼 함께 하는 것이지만

외로웠으므로 그래서

내 가슴은 다시 뜨거워지는 것인지 모르지만,

사랑하는 그대여.

돌아보면 언제나 나는 돌아오고 있을테니

헤어진 것과 헤어지는 것들 틈에서

그토록 바스락거리는 자작나무처럼

비로소 귀 열고

목 뻗어, 오늘도 나를 기다려주오.

 

 

 

 

자작나무 / 헤르만 헤세

 

시인의 꿈의 넝쿨도

더 섬세하게 가지 치지는 못하리

더 가볍게 바람에 숙이지 못하리

더 고귀하게 푸르름 속으로 솟지 못하리.

  

여리게, 젊게, 너무도 날씬하게

환하고 긴 가지들을 너는

두려움을 억누르며

입김 하나에도 흔들리게 드리우고 있다.

 

가벼이 나직이 나긋나긋 흔들리며

그 섬세한 전율로써

너는 내게 연연하게 맑은

젊은 날의 사랑의 비유로 보이려는구나.

 

 

 

 

자작나무 / 문성해

 

너의 상처를 보여다오

아무도 내 앞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허연 붕대를 휘날리며 서 있는 자작나무들

  

오래전

죽은 자의 수의를 걸쳐 입은 듯

온몸이 붕대로 친친 감긴

나무들의 미라여

  

지하 어딘가에 꼭꼭 숨겨진 그를

지상으로 발굴한 자는 누구인가

  

보름달 빛이 고대의 자태로 내려오는 밤이면

붕대자락이 조금씩 풀린다 하고

그 속에서 텅텅 우는 소리 들린다 하고

  

나는 태초에 걸어다니는 족속이었으니

이것을 푸는 날은 당당히 걸어가리라

  

그때마다 잘 가꾸어진 공원의 연둣빛 나무들

조상 대대로 내려오던

원형의 전설을 들은 듯

한곳에 내린 뿌리가 조금씩 들뜬다 하고

 

 

 

 

자작나무 내 인생 - 정끝별

 

속 깊은 기침을 오래하더니
무엇이 터졌을까
명치끝에 누르스름한 멍이 배어 나왔다

 

길가에 벌(罰)처럼 선 자작나무
저 속에서는 무엇이 터졌길래
저리 흰빛이 배어 나오는 걸까
잎과 꽃 세상 모든 색들 다 버리고
해 달 별 세상 모든 빛들 제 속에 묻어놓고
뼈만 솟은 저 서릿몸
신경줄까지 드러낸 저 헝큰 마음
언 땅에 비껴 깔리는 그림자 소슬히 세워가며
제 멍을 완성해 가는 겨울 자작나무


숯덩이가 된 폐가(肺家) 하나 품고 있다
까치 한 마리 오래오래 맴돌고 있다

 

 

 

▼ 16시 58분 - 자작나무와 낙엽송이 만났을 때...

 

 

 

▼ 17시 01분 - 사슴이 마시는 물을 지나...

 

 

 

자작나무 뱀파이어 - 박정대

 

그리움이 이빨처럼 자라난다

시간은 빨랫집게에 집혀 짐승처럼 울부짖고

바다 가까운 곳에,

묘지가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별들은 그것을 바라보는 자들의 상처,

눈물보다 더 깊게 빛난다, 聖所

별들의 운하가 끝나는 곳

그곳을 지나 이빨을 박을 수 있는 곳까지

가야 한다, 차갑고 딱딱한 공기가

나는 좋다, 어두운 밤이 오면

내 영혼은 자작나무의 육체로 환생한다

내 영혼의 살결을 부벼대는

싸늘한 겨울바람이 나는 좋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욕망이 고드름처럼 익어간다

눈에 덮인 깊은 산속, 밤새 눈길을 걸어서라도

뿌리째 너에게로 갈 테다

그러나 네 몸의 숲속에는

아직 내가 대적할 수 없는

무서운 짐승이 산다

 

 

 

 

자작나무 / 신대철

 

돌덩이들 은은해지는 폭설 속에서

자작나무를 흔드는 바람과

눈사진 몇 장 찍고 우리는

자작나무 주위를 빙빙 돌았습니다

발자국 흐른 길에 눈꽃 피었다 지고

흔들린 품속엔 손때 묻은

가슴 한 장만 남았습니다

 

하얀 자작나무 껍질 같은

 

 

 

기억은 자작나무와 같아 1 [정끝별]

 

무성히 푸르렀던 적도 있다.

지친 산보 끝 내 몸 숨겨

어지럽던 피로 식혀주던 제법 깊은 숲

그럴듯한 열매나 꽃도 선사하지 못해, 늘

하얗게 서 미안해하던 내 자주 방문했던 그늘

한순간 이별 직전의 침묵처럼 무겁기도 하다.

윙윙대던 전기톱날에 나무가 베어질 때

쿵 하고 넘어지는 소리를 들어보면 안다

그리고 한나절 톱날이 닿을 때마다

숲 가득 피처럼 뿜어지는 생톱밥처럼

가볍기도 하고, 인부들의 빗질이 몇 번 오간 뒤

오간 데 없는 흔적과 같기도 한 것이다.

순식간에 베어 넘어지는 기억의 척추는

 

 

 

▼ 17시 04분 - 자작나무 탑?

 

 

 

기억은 자작나무와 같아 2 - 정끝별

 

 

 유난히도 하얗던 자작나무를 보면서도 가을 겨우내 心身蟲에 나무 몸 안이 파먹히고 있었음을 못 보았다.

온통 속 비어버린 몸이었기에 봄이 오고 여름이 왔어도 새 잎 돋지 않았음을 못 보았다.

무성했던 잎이 잡목들의 잎이었음을 못 보았다.

그토록 오래 내게 위안을 주었던 자작나무의 불운을 못 본 것이다.

간밤 비에 젖은 몇 개의 밑둥 혹은 등걸을 보고 그제여 알아차렸다,

내 앞에서 몸 숨겨버린 자작나무 몇 그루를.

이미 두엄의 색을 닮아가고 있는 생톱밥더미를 보았을 때야 알았다,

베어진 가지 사이로 햇빛이 숲 전체를 밝아보이게 한다는 것을.

 빈터로 낯선 길 하나가 새로이 놓여지고

 낯선 등걸에 잠시 앉아본다. 아직 축축하다.

햇빛을 따라 성글게 놓여진 길에 들어선다.

자작나무 숲은 또 이대로 자연스럽고 나는 익숙하게 걸어나온다.

불운한 기억은 어디론가 떠나야 한다는 것처럼

 

 

 

 

 

 

 

 

 

 

 

 

▼ 17시 11분 - 원대리 자작나무숲(숲유치원)을 떠나...

 

 

 

 

▼ 17시 14분 - 원정도로를 따라 내려서며...

 

 

 

 

 

 

 

 

 

 

▼ 17시 25분 - 따뜻한 차 한 잔씩을 하기 위해...

 

 

 

▼ 17시 44분 - 출발...

 

▼ 17시 46분 -

 

 

▼ 17시 49분 - 건너편 산너머로 해가 넘어갔네...

 

 

▼ 17시 50분 - 다시 살짝 떠오른? 해를 만나고...

 

 

 

 

 

▼ 17시 55분 -

 

 

 

 

 

 

 

 

 

 

▼ 18시 16분 - 임도 차단기를 통과...

 

▼ 17시 18분 - 원대리 자작나무숲 탐방객 입산신고소 겸 산림감시초소

 

▼ 18시 20분 - 출발 3시산만에 '꿈익는 마을 원대리' 고개 주차장으로 돌아와서...

 

 

☞ 이것으로『인제 자작나무숲길 걷기』- '인제 수산리 자작나무 숲' &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을 다녀오다.를 마친다.

 

 

 

  

 2012년 02월 11일(토)  

『인제 자작나무숲길 걷기』- '인제 수산리 자작나무 숲' &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을 다녀오다.

  

-▥☞ 1부[수산리 자작나무 숲을 찾아서 1] 여기를 클릭.☜▥-

 

-▥☞ 2부[수산리 자작나무 숲을 찾아서 2]는 여기를 클릭.☜▥-

 

-▥☞ 3부[내린천 노루목산장에서 점심식사 및 생일파티]는 여기를 클릭.☜▥-

 

-▥☞ 4부[원대리 자작나무 숲을 찾아서 1]는 여기를 클릭.☜▥-

 

-▥☞ 5부[원대리 자작나무 숲을 찾아서 2]는 여기를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