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트레일_걷기 좋은 서울 트레킹 코스 6選
도심을 걷다 만났다… 만해 한용운 옛집, 도롱뇽이 사는 계곡
하루가 다르게 따스해지는 햇살을 맞으며 걷기에 좋은 계절이 왔다. 주말에 마음먹고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날 수도 있지만, 도심에서도 잘 살펴보면 자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찾을 수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마리끌레르와 함께 도시에서 자연과 문화를 만날 수 있는 장소를 찾아 걸어보는 ‘도심 속 자연 찾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린 트레일’이라고 이름붙였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선정된 서울 도심 트레킹 코스 6곳을 소개한다.
- ▲ 서울 종로구 부암동 언덕에서 시내가 내려다보인다. 부암동길은 북악산과 인왕산의 때 묻지 않은 자연과 예쁜 골목을 찾아다니는 코스다. / 유창우 영상미디어 기자 canyou@chosun.com
◇도심에서 만나는 산길: 부암동
서울 종로구 부암동은 서울의 옛 모습과 자연이 그대로 남아있는 몇 안 되는 곳이다. 석파정은 구한말 흥선 대원군이 사용한 별장으로, 현재는 개인 소유로 출입이 어렵다. 대신 홍제동 세검정 사거리에 있는 석파정 별당을 찾아보자. 서예가 손재형이 석파정의 사랑채만 구입해 집을 지을 때 뒤뜰로 옮겨온 것. 박공지붕과 창살, 대청마루 등에서 전통 한옥의 고풍스러움이 느껴진다.
북한산 백사실 계곡은 깨끗한 자연환경 덕에 도롱뇽, 가재, 무당개구리, 버들치 등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다. 백석동천(白石洞天)이라는 사적도 있다. 백사 이항복의 별장 터로, 지금은 육각정 초석과 사랑채 주춧돌 등이 남아있다. 부암동 꼭대기에 있는 카페 산유화의 야외 테라스에서는 북악산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코스: 석파정 별당~세검정 삼거리~세검정~천주교 세검정교회~백사실 계곡~카페 산유화~아트포라이프(Art for life)~유쾌한 황당~flat247~부암동주민센터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곳: 북촌
- ▲ 북촌 한옥마을 골목길. / 사진=최인준(종로구제공)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있는 북촌은 조선시대 양반이 많이 살았던 곳으로, 한옥이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별당길을 따라가다 보면 돌담으로 둘러싸인 윤보선 고택을 만날 수 있다. 그 고택 맞은편에 안동교회가 있는데, 소허당은 그 안에 있는 한옥 별채다.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장독대와 화단이 반긴다. 토요일 오후에만 일반에게 개방된다. 안국동에 있는 공정무역 가게 '그루'에선 아시아의 가난한 여성들이 만든 친환경 의류와 생활용품을 만날 수 있다.
▲코스: 안국역~아름다운가게 안국점~재동초교 앞 사거리~재동초교 골목~포르투갈 대사관~싸롱 마고~한옥 체험 게스트하우스 마루~인사미술공간~카페 연두~풍년쌀농산~서울빌라~커피방아간~아도갤러리~실크로드 갤러리~정독도서관~문향재~안동교회(소허당)~공정무역 가게 그루
◇젊은 예술가의 열정을 만난다: 상수동
마포구 상수동은 인근 홍익대 앞의 열기와 소란스러움을 피한 문화인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이리카페는 홍대 앞에 있다가 2009년 상수동 주택가로 자리를 옮긴, 젊은 예술가들의 아지트다. 빈티지 가구와 소품, 격자무늬 창과 나무 테이블이 1930~40년대 살롱을 연상시킨다. 양화진 성지공원은 절두산 순교성지와 외국인 선교사 묘원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 가볍게 산책하기 좋다. 한강변 시민공원에 연결되어 있어 한강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코스: 상수동 그 가게~던킨도너츠 골목~별밤~조잘조잘 DIY분식점~책다방 후마니타스~합정아파트~양화진 성지공원~패리스아트빌~앤트러사이트~두영이지안 아파트~당인약국~이리카페~인생약국~지하철6호선 상수역
◇다시 발견하는 서울: 남산
- ▲ 남산 산책로
남산은 운동과 산책을 즐기고 향긋한 차 한잔의 여유까지 누릴 수 있는 서울의 '허파'다. 남산예술센터는 전문 공연장과 시민들을 위한 예술 교육관이 함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남산 자락을 내려와 명동성당으로 이어지는 길 한쪽에 있는 삼일로 창고극장은 국내 최초의 민간 소극장으로, 국내 연극계의 산실. 지난해 리모델링을 마치고 재개관하면서 객석 의자를 바꾸고 2층에 그랜드피아노가 있는 작은 카페도 마련했다. 필동 남산센터 3층에 있는 얼티즌 팜 카페는 우리 농산물과 농업의 소중함을 함께 나누자는 취지로 문을 연 곳이다.
▲코스: 지하철3·4호선 충무로역~행복길 식당~설악약국~얼티즌 팜 카페~남산창작센터~서울유스호스텔~남산예술센터~숭의책문고~촛불1978~중국 대사관 영사부~퀼트박물관~뉴오리엔탈호텔~명동역~문학의 집~명동성당~삼일로 창고극장
◇도심 속 옛 매력: 사직동
경복궁을 중심으로 효자동과 통인동, 정동 등이 인접해 있는 사직동은 최근 예쁜 카페가 속속 들어서며 새로운 명소가 되고 있다. 대림미술관 뒤편 통의동 한옥마을 안쪽에 자리 잡은 통의동 백송터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수형이 아름답다는 백송이 있던 자리로, 지금은 나무 밑동만 남아있다. 걷다가 출출해지면 통인시장을 찾아보자. 특히 많은 블로거를 통해 알려진 기름떡볶이는 외국인들도 일부러 찾는 이곳의 명물이다. 통인동 대로변에서 살짝 들어간 곳에 있는 길담서원은 차와 책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인문학 강의나 저자 만남, 작은 연주회 등을 여는 문화 놀이터다.
▲코스: 지하철3호선 경복궁역~통의동 우체국~통의동 백송 터~길담서원~통인시장~사직동 주민센터~종로문화체육센터~사직터널~홍난파 가옥~서울기상관측소~강북삼성병원~산다미아노 카페
◇역사와 예술, 고즈넉함: 성북동
- ▲ 성북동에 있는 심우장 / 정양균기자 ykjung.chosun.com
역사적 인물들의 생가와 미술관, 절 등을 중심으로 도심에서 만나기 어려운 운치 있는 골목길을 느리게 걸으며 풍경에 취할 수 있는 코스다. 간송미술관을 지나 성북동 윗길로 가다보면 왼쪽으로 좁은 골목 어귀에 심우장으로 가는 이정표가 있다. 1933년 만해 한용운이 지은 집을 그대로 보존했다. 심우장 뒤쪽 장독대에 올라서면 성북동 골목길이 내려다보인다. 한두 사람이 겨우 지나다닐 수 있는 미로 같은 성북동 골목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보면 묘한 감흥에 사로잡힌다. 최순우 옛집을 지나 성북동길을 따라가다 보면 혜화동에서 넘어오는 고갯길과 만나는 갈림길 지점 근처에 간송미술관이 있다.
▲코스: 한성대역~오픈게스트하우스~경신중학교~최순우 옛집~간송미술관~성북동 골목길~심우장~천주교 성북동성당~성북빌리지~길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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