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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갈맷길/해파랑길]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해운대 미포 - 바다를 끼고 걷는 17.6km

by 맥가이버 Macgyver 2012. 5. 16.

[부산 갈맷길 / 해파랑길] 中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해운대 미포'

 

 

바다를 끼고 걷는 17.6㎞… 눈이 파랗게 물든다

  • 부산=글·사진 윤문기 걷기여행작가 y025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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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오륙도 해맞이 공원 ~ 해운대 미포
    올해말 개통되는 국내 최장 걷기 길 해파랑길… 총길이 770㎞의 들머리에 해당되는 1코스

    해풍이 갯내음 한 움큼을 코앞에 털어놓고 쉭 멀어진다.

    쉼 없이 부서지고 깨지는 파도 너머로 코발트 빛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짙푸른 동해가 끝없는 물결의 시소를 탄다.

    시선을 아무리 멀리 두어도 그 끝은 수평선에 막혀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지만 그걸로 이미 위안을 얻기엔 충분하다.

    걷기도 전에 시선과 마음을 모두 앗아가는 이 풍경을 배경으로 국내 최장거리 걷기 길인 '해파랑길'이 시작된다.

     

    부산 인근 해안 중 자연경 관이 잘 보존된 곳으로 알 려진 이기대 해안길. 해안 절벽과 해송(海松)이 짙푸 른 동해바다와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

    해파랑길은 동해안을 따라가며 걷는 길로, 3년 전 문화체육관광부 주도로 만들기 시작해 올해 말 정식개통을 앞두고 있다.

    총길이는 770㎞. 그중 들머리에 해당되는 1코스 17.6㎞를 걸었다.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을 출발해 해운대 미포에 이르는 코스로, 길 중간에 빠져나갈 곳이 많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해안절벽 산책로와 해변길, 해송(海松)숲길 등을 품은 비경이 펼쳐진다.

    1 마린시티 2 광안리해변 3 오륙도 해맞이공원
    ◇ 해안절벽과 해송(海松) 절경

    자, 이제 길을 걷자. 처음 5㎞ 구간은 부산 바다 중에서도 자연미를 가장 잘 간직한 이기대(二妓臺)해안을 따라간다.

    이기대란 이름은 임진왜란 때 기생 두 명이 술에 취한 왜장을 끌어안고 벼랑에서 바다로 떨어졌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다.

    실제로 그랬다면 도저히 살아 돌아오기를 바랄 수 없을 만큼 절벽은 풍화와 침식을 거쳐 높고 날카롭게 솟았다.

    오래전 군인들의 해안순찰길로 이용돼 군홧발로 다져졌고, 지금은 여행객들의 순한 발길로 넓혀졌다.

    해안절벽 중턱으로 이어지는 5㎞ 정도의 이기대 해안산책로는 안전시설이 잘 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다.

    벼랑의 주름진 허리춤으로 그림같이 이어지는 길을 걷다 보면 기이한 모양의 농바위를 만난다.

    쓰러질 듯 위태롭게 바위 세 개가 겹쌓여 있다.

    할머니가 보따리를 이고 선 것 같기도 하고,

    고기잡이 나간 서방님을 기다리는 아낙네가 바다를 바라보다 망부석이 돼버린 것 같기도 하다.

    바람과 파도, 그리고 억겁의 시간이 조각한 해식(海蝕)절벽의 기이한 작품들이 곳곳에 널려 있다.

    걷기 시작한 지 1시간30분 정도 되면 시야가 아득하게 넓어지는 어울마당에 닿는다.

    간이매점과 편의시설이 있다. 멀리 열린 광안리해변 풍광이 이국적이다.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광안대교의 수평선과,

    거대한 돛을 펼친 듯 우뚝 솟은 마린시티 초고층 빌딩들의 수직선이 교차하며 광안리 바다와 묘한 조화를 이룬다.

    출렁거림이 감지되는 작은 현수교 몇 개를 지나면 이기대길과는 아쉬운 작별이다.

    곧바로 만나는 마을은 동생말이라는 곳이다. 마을 길을 지난 후에도 길은 바다 곁을 떠나지 않는다.

    광안대교 남쪽 교차로에서 건널목을 두 번 건너 해안로를 쭉 걸어가면

    자전거도로와 산책로가 확연히 구분된 삼익비치아파트 앞 산책로다.

    부산 이기대 해안길에 꽃이 활짝 피었다
    ◇광안대교와 요트

    그러곤 곧 광안리해변. 여기서는 폭폭 발이 빠지는 백사장을 밟아도 좋고, 바깥쪽으로 조성된 산책로를 거닐어도 된다.

    우리나라 최대 현수교인 광안대교의 위용은 광안리해변에서 바라보는 게 제격이다.

    9년 동안 만들어진 광안대교는 총 길이가 7.4㎞에 이른다.

    광안리해변을 지나 수영강으로 접어들면 부산 수영구가 편안하게 닦아 놓은 강변산책로가 바통을 잇는다.

    수영강 하류를 가로지르는 민락교를 건너 부산요트경기장 안으로 들어간다.

    잔잔한 물결 위에 고고하게 떠 있는 수많은 호화 요트가 외국 고급휴양지에 와 있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광안대교와 짝을 이뤄 빛나는 풍경을 그렸던 마린시티 외곽길을 돌아나가면

    소나무와 동백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룬 동백섬 산책로다.

    2005년 APEC 정상회담이 열린 누리마루 하우스도 이곳에 있다.

    이후 해운대 해변까지는 갯바위 사이를 작은 도보 현수교로 연결해 놓았다.

    여름이면 비치파라솔 왕국이 되는 해운대해변을 거닐다 보면 해파랑길 1코스 종점인 미포가 나오고,

    다시 그곳에서 해파랑길 2코스가 시작한다. 길은 그렇게 끝나는 곳에서 다시 시작되고 있었다.

    ●걷는 거리: 17.6㎞(단축: 동생말 5㎞, 광안리해변 8㎞)

    ●걷는 시간: 7시간 내외(쉬는 시간 포함)

    여·행·수·첩

    해안을 따라 걷는다고 생각하고 가면 길찾기에 별 어려움이 없다.

    간이 이정표로 설치해 둔 해파랑길 리본과 표찰,

    바닥페인팅 표시도 길안내를 도와준다.

    부산요트경기장 방면으로 수영강을 건널 때

    민락교(수영2호교)를 건너는 것만 주의하면 된다.

    부산시가 만든 걷기 길인 '갈맷길' 해안코스가 해파랑길과

    고스란히 겹치므로 갈매기 모양의 '갈맷길' 안내물도 참고가 된다.

    '발견이의 도보여행'(MyWalking.co.kr)에서 자세한 코스지도를 볼 수 있다.

    문의 (사)걷고싶은부산 (051)505-2224, (사)한국의길과문화 (02)6013-6610

    ◇오륙도 해맞이공원

    ●대중교통: 부산지하철 2호선 경성대부경대역에서

    일반버스 27번, 131번 또는 남구2-1번 마을버스를 타고

    '오륙도 해맞이공원'이나 '오륙도 SK뷰후문' 정류장에서 내린 뒤

    남해와 동해의 경계점 바닥 조형물이 있는 해파랑길 출발점까지 걸어간다.

    (도보 5~10분)

    ●자가용: 오륙도 해맞이공원에 주차.(2000원) 원점회귀를 하려면 갔던 길을 되짚어 오는 방법밖에 없다.

    어울마당까지 간 후 되돌아오면 약 3시간 코스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