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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팔각산] 名山 정상에서 마음은 이미 옥빛 계곡으로…

by 맥가이버 Macgyver 2012. 6. 14.

名山 정상에서 마음은 이미 옥빛 계곡으로…

6월의 산_ 팔각산

 
 암봉(巖峰) 8개가 산악미의 진수를 보여주는 영덕 팔각산이 녹음으로 뒤덮였다.
마치 이상향에 온 것 같은 몽환적인 풍경이다.
/정정현 영상미디어기자
경북 영덕 팔각산(八角山·628m)은 암봉 여덟개가 한줄로 이어지면서 절경을 이룬 명산이다. 청송 얼음골을 거쳐 흘러내린 가천(佳川) 물줄기와 내연산을 휘감으며 흘러내린 하옥(下玉) 계곡 물줄기가 합쳐지면서 풍광이 더욱 아름다워지는 옥계계곡 옆에 솟아올랐다. 팔각산은 높이 600m를 조금 넘어선 정도지만 설악의 침봉들 못지않은 빼어난 아름다움과 지리산 천왕봉 못지않은 조망까지 더해져 명산의 반열에 올려놓아도 손색이 없는 산이다.

칠흑 같은 밤하늘에서 쏟아지는'별비'를 맞으며 잠이 들었다가 온갖 산새 소리에 놀라 예가 어딘가 두리번거리다가 잠에서 깨어난다. 바위벼랑을 끼고 옥빛물이 잔잔하게 흘러내리는 옥계계곡은 이렇듯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심산유곡이었다. 철옹성처럼 암팡지게 솟구친 팔각산도 옥빛계류를 탐하고픈지 바윗자락을 냇물에 슬쩍 담그고 있었다.

무릉도원의 신선이라도 된 기분으로 바윗골에 걸린 철계단을 밟으며 산속으로 들어서자 뜻밖에 호젓한 숲이 반겨준다. 숲의 고즈넉함에 콧노래 부르며 걷노라니 어느 순간 나뭇가지 사이로 기암이 슬쩍슬쩍 모습을 드러내다가 쇠뿔처럼 생긴 여덟 봉우리를 등에 인 팔각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어서 속살을 들여다보고픈 마음에 서둘러 망(望)바위에 올라서자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용이 꿈틀거리는 듯 힘차게 솟구쳐 오른 팔각산과 그 주변산들은 녹음을 등에 인 채 일렁이고 있다. 산 아래 옥계계곡은 맑고 고운 옥빛의 태극무늬를 그리며 산과 산 사이를 파고들고 있었다. 산과 골이 아름다운 것은 산마을이 여기저기 들어앉아있기 때문이기도 하리라. 빨간 지붕을 얹은 농가 옆에서 농부들은 밭에 씨를 뿌리며 화폭에 또다른 점을 찍어주고 있었다.

바람이 분다. 옥계계곡을 파고든 바람은 산등성이로 올라와 조망의 즐거움에 취한 산객을 일으켜 세운다. 어서 산정에 올라서서 진짜 선경(仙境)을 보란 의미인가 보다. 제1봉을 지나면서 산길은 제법 험악해진다. 밋밋한 첫봉우리를 밟고 올라선 뒤, 험악한 2, 3봉은 우회해서 철계단을 밟으며 봉우리를 하나하나 넘어서노라니 험악한 절벽이 떡하니 버티고 서 있다. 동아줄 잡고 몇 차례 힘을 몰아쓰며 절벽을 올려치자 제7봉 꼭대기요, 그 뒤에 제8봉 정상이 부드러운 길을 열어놓고 있다.

정상은 망대였다. 주왕의 전설이 깃든 주왕산(721m)이 펄쩍 뛰면 닿을 듯 가까이 솟아있고, 반대쪽으로 강구 앞바다가 희미하게 바라보였다. 산과 바다보다 마음을 더욱 끌어당긴 곳은 몽롱한 분위기로 아침을 맞은 옥계계곡이었다. 그 옥빛물에 발 담글 욕심에 서둘러 산을 내려선다.

팔각산 개념도

여·행·수·첩

옥계팔봉(玉溪八峰)이란 별칭을 지닌 팔각산 산행은 팔각산장 주차장 원점 회귀코스가 가장 인기다. 주차장에서 산길은 골짜기를 사이에 두고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길은 제8봉으로 곧장 이어지고, 오른쪽 길은 제1봉을 거쳐 제8봉으로 이어진다. 대개 오른쪽 길을 등산로로 삼고, 왼쪽길은 하산로로 택한다.

간간이 나타나는 험로에는 철다리나 안전로프가 설치돼 있거나 우회로가 나있다. 정상을 넘어서 능선길을 따르다가 '팔각산장 1.5㎞' 표지석을 지나 삼림욕장 안내판 앞에서 왼쪽 길을 따르면 팔각산장으로 내려서고, 오른쪽 길을 따르면 산성골을 거쳐 삼림욕장으로 내려선다. 원점 회귀산행 3시간, 산성골로 하산할 경우 4시간 소요.

한여름에는 수림 울창하고 자연미 넘치는 산성골이 인기를 끈다. 산행은 팔각산장에 서영덕방향으로 2㎞쯤 떨어진 삼림욕장에서 시작한다. 삼림욕장~독가촌 약3.2㎞, 독가촌~정상 약3.2㎞ 거리다. 왕복 5시간. 정상에서 1봉을 거쳐 팔각산장으로 내려서면 4시간 정도 걸린다.

옥계계곡은 7월 14일부터 8월 20일까지 여름피서철에 쓰레기 처리비를 받는다. 어른 1000원, 어린이 500원. 문의 달산 면사무소 (054)732-3501.

대중교통

영덕행 노선버스는 서울(동서울터미널 ARS 1688-5979), 부산(동부터미널 ARS 1688-9969), 대구(동부터미널 ARS 1666-0017), 안동(터미널 ARS 1688-8228) 등지에서 다닌다.

영덕→옥계 시내버스터미널에서 06:40, 08:15, 09:50, 11:40, 13:15, 15:40, 17:20, 19:10 출발하는 원담행 시내버스 이용. 옥계에서 영덕행은 07:10, 09:30, 12:50, 14:20, 16:30, 18:20, 19:40(막차는 조금 빨리 출발할 수 있음) 출발. 약 40분 소요, 요금 3800원. 영덕버스(054)732-7374.

 

자가운전

동해안을 따르는 7번 국도를 경유할 경우, 영덕강구 강구중학교 삼거리에서 강 산도로를 따라 접근한다(약 15km). 내륙에서는 중앙고속도로 서안동IC → 안동→ 34번 국도→ 진보→ 지품→ 달산삼거리 우회전→ 69번 지방도→ 옥계방향 또는 진보에서 31번 국도→ 청송→부남→ 68번 지방도→구천중교삼거리→ 930번 지방도→ 옥계방향으로 접근한다.

 
울창한 산들 사이로 유유히 흐르는 옥계계곡. /정정현 영상미디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