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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백로! [24절기 - 백로 白露]

by 맥가이버 Macgyver 2012. 9. 7.

 
오늘이 백로! [24절기 - 백로 白露]
 

이억영

 

한국세시풍속사전 > 가을 > 절기

집필자
황루시(黃縷詩)

영문명Baengno

갱신일 2010년 11월 11일

 

정의


처서(處暑)와 추분(秋分) 사이에 있는 24절기의 하나.

백로(白露)는 양력 9월 9일 무렵으로 대개 음력 8월에 들며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기이다.

천문학적으로는 태양이 황경 165도를 통과할 때이다.

 

내용


백로는 흰 이슬이라는 뜻으로 이때쯤이면 밤에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풀잎이나 물체에 이슬이 맺히는 데서 유래한다.

 

가을의 기운이 완연히 나타나는 시기로 옛 중국 사람들은

백로부터 추분까지의 시기를 5일씩 삼후(三候)로 나누어 특징을 말하였는데,

초후(初候)에는 기러기가 날아오고, 중후(中侯)에는 제비가 강남으로 돌아가며,

말후(末候)에는 뭇 새들이 먹이를 저장한다고 한다.
백로 무렵에는 장마가 걷힌 후여서 맑은 날씨가 계속된다.

하지만 간혹 남쪽에서 불어오는 태풍과 해일로 곡식의 피해를 겪기도 한다.

백로 다음에 오는 중추는 서리가 내리는 시기이다.

 

전남에서는 백로 전에 서리가 내리면 시절이 좋지 않다고 한다.

볏논의 나락은 늦어도 백로가 되기 전에 여물어야 한다.

벼는 늦어도 백로 전에 패어야 하는데 서리가 내리면 찬바람이 불어 벼의 수확량이 줄어든다.

백로가 지나서 여문 나락은 결실하기 어렵다.
제주도 속담에 "백로전미발(白露前未發)"이라고 해서

이때까지 패지 못한 벼는 더 이상 크지 못한다고 전한다.

또한 백로 전에 서리가 오면 농작물이 시들고 말라버리는 것으로 생각한다.

충남에서는 늦게 벼를 심었다면 백로 이전에 이삭이 패어야 그 벼를 먹을 수 있고,

백로가 지나도록 이삭이 패지 않으면 그 나락은 먹을 수 없다고 믿는다.

경남에서는 백로 전에 패는 벼는 잘 익고 그 후에 패는 것은 쭉정이가 된다고 알고 있으며,

백로에 벼 이삭을 유심히 살펴서 그해 농사의 풍흉을 가늠하기도 한다.
농가에서는 백로 전후에 부는 바람을 유심히 관찰하여 풍흉을 점친다.

 

이때 바람이 불면 벼농사에 해가 많다고 여기며, 비록 나락이 여물지라도 색깔이 검게 된다고 한다.
백로는 대개 음력 8월 초순에 들지만 간혹 7월 말에 들기도 한다.

7월에 든 백로는 계절이 빨라 참외나 오이가 잘 된다고 한다.

한편 8월 백로에 비가 오면 대풍이라고 생각한다.

경남 섬지방에서는 “8월 백로에 비가 오면 십리 천석을 늘린다.”라는 말이 전하면서

비가 오는 것을 풍년의 징조로 생각한다.

또 백로 무렵이면 조상의 묘를 찾아 벌초를 시작하고,

고된 여름농사를 다 짓고 추수할 때까지 잠시 일손을 쉬는 때이므로 부녀자들은 근친을 가기도 한다.

 

참고문헌
四時纂要

韓國民俗綜合調査報告書 (文化財管理局, 1969~1981)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9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1)
한국 민속의 세계5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2001)

 

 

 

하얀 이슬 산들바람 가을을 보내주자
발 밖의 물과 하늘 청망한 가을일레
앞산에 잎새 지고 매미소리 멀어져
막대 끌고 나와 보니 곳마다 가을일레

― 조선 후기 실학자 이덕무『사계시(四季時)』중

 

백로는 들녘의 농작물에 흰 이슬이 맺히고 가을 기운이 완연히 나타나는 때이다.
이때가 되면 고추는 더욱 붉은 색을 띠기 시작한다.

맑은 날이 연이어지고 기온도 적당해서 오곡백과가 여무는데 더없이 좋은 날이 된다.

"백로에 비가 오면 오곡이 겉여물고 백과에 단물이 빠진다."하여

오곡백과가 여무는 데 지장이 있음을 걱정했다.



초가을인 이때는 가끔 기온이 뚝 떨어지는 '조냉(早冷)'현상이 나타나

농작물의 자람과 결실을 방해해 수확의 감소를 가져오기도 한다.
백로에 접어들면 밤하늘에선 순간적으로 빛이 번쩍일 때가 더러 있다.

농부들은 이를 두고 벼이삭이 패고 익는 것이 낮동안 부족해 밤에도 하늘이 보탠다고 한다.

이 빛의 번쩍임이 잦을수록 풍년이 든다고 한다.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가운데 한낮에는 초가을의 노염(老炎)이 쌀농사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벼 이삭이 여물어 가는 등숙기(登熟期:양력 8월중순-9월말)의 고온 청명한 날씨는

벼농사에 더없이 좋고, 일조량이 많을수록 소확량도 많아지게 된다.

이때의 햇살과 더위야말로 농작물엔 보약과 다름없는 것이다.



늦여름에서 초가을 사이 내리 쬐는 하루 땡볕에 쌀 12만섬(1998년 기준)이 증산된다고 한다.

중위도 지방의 벼농사는 그간 여름 장마에 의해 못자란 벼나 과일들도 늦더위에 알이 충실해지고

과일은 단맛을 더하게 된다.

이때의 더위로 인해 한가위에는 맛있는 햅쌀과 햇과일을 먹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