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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강아지풀 / 유병근

by 맥가이버 Macgyver 2012. 9. 22.




 
        강아지풀 / 유병근
        삼복 지나고 강아지풀이 꼬리를 흔든다 
        꼬리가 아닌 꽁지를 흔든다 
        삼복이 지났다고 
        처서 백로도 지났다고 
         
        살금살금 골목 뒷길로 
        몸 낮추며 눈치 보는 꼬리, 
        꼬리와 꽁지 틈새에 펄펄 끓던 
        지난 여름 한 낮이 가혹하다 
         
        어떤 강아지풀은 끓는 낫질에 
        모가지가 삭둑 잘려나갔다 
        잘린 자리에 다시 강아지풀이 
        강강 짖고 있는지, 
         
        설핏한 틈새에 
        꼬리 흔드는 강아지풀 
        꽁지가 살그머니 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