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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아침 햇살 속으로 걸어나간다. 달팽이 걸음처럼 조금씩 풀빛이 짙어 오는 길이다.
걷어올린 팔뚝은 싱그럽고 신발 위 드러난 맨살의 복숭아뼈는 깔깔대며 웃는다.
대지 밑에는 무슨 스프링이 있어 뭇 햇살들이 언 땅을 녹여 놓는 즉시
초록 기쁨의 온갖 싹들을 튕겨 올리는 건지 웃음 곁들인(심각한 신비 말고!) 신비(神秘)가 밀려온다.
그 속을 걷는 것, 아침 산책, 우주만한 기쁨이 아닐 수 없다. 생명에 대한 스스로의 찬양과 감사의 말들을 발견한다.
당연히 그 말들은 사전 속으로 들어가기를 거부하는 말들.
속삭이거나 노래로 된 말들, 사슴은 발을 구르고 딱새는 울음으로 날아오른다.
사람은 '말러의 곡을 흥얼거린다.' '떡갈나무 고목을 끌어안는다'!
연필을 꺼내 노트하는 장면 속에서 이 낯선 시인의 미소를 떠올린다.
장석남·시인·한양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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