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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전라 도보후기☞/☆ 거제도의 산&길

[거제도 도보여행을 준비하며] 하늘·바다·땅 여명의 협주곡, 잊지못할 거제 해안도로

by 맥가이버 Macgyver 2013. 6. 20.

하늘·바다·땅 여명의 협주곡, 잊지못할 거제 해안도로

 

아시아경제 | 입력 2013.06.19 11:01

 

 

 

[아시아경제 . 여행전문기자 조용준 기자]

 

바다 위로 점점이 떠있는 고깃배의 불빛들이 별처럼 반짝인다.

수평선 주변이 여명으로 꿈틀되자 하늘엔 뭉실 뭉실 양떼구름이 피어난다.

순간 바다도 하늘도 모두가 숨을 죽이자 붉은 해가 솟아 올랐다.

 자그락 자그락 파도소리에 이리 저리 쓸리던 몽돌이 빛을 토해낸다.

 굽이 굽이 시선 가는 곳마다 바다와 섬들이 빚어내는 절경에 취한다.
 
경남 거제는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굴곡이 심해 해안선의 길이(387km)는 오히려 제주(263km) 보다 길다.

그 굴곡진 해안도로를 달리면 산과 바다가 끝없이 펼쳐지는 풍광에 놀란다.

14번 국도를 따라 섬 전체를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4시간쯤.

하지만 장승포를 기준으로 학동, 해금강 등 경승지들이 늘어선 동남쪽 해안도로는 그야말로 비경이다.

신거제대교를 건너서면서부터 거제여행이 시작된다.

시내를 빠져나오면 부산, 거가대교로 가는 송정ic다.

오른쪽 장승포방향으로 진입하면 본격적으로 거제 해안도로의 절경을 맛보는 길이다.

 

 

 
장승포와 저구를 잇는 해안도로를 탄다.

길이 언덕 위로 높이 올라가면 바다는 더 크게 드러나고, 이를 보는 눈망울은 함께 커진다.

장승포항에선 지심도, 외도 등으로 떠나는 여객선과 유람선들로 기적소리가 정겹다.
 
지세포를 지나 와현, 구조라를 향하면서 탄성이 연달아 터진다.

말굽 모양으로 감싸인 와현의 바다는 마냥 아늑하다.
 
인적 없는 조용한
와현해수욕장에 서면 수묵화를 그려놓은 듯 바다 끝에 해금강의 고운 모습이 드러난다.
 
구조라해수욕장은 백사장 앞에 떠 있는 윤돌도가 있어 외롭지 않다.

윤돌도는 동백나무와 후박나무가 뒤덮인 사철 푸른 섬이다.

마치 고둥을 엎어놓은 듯한 이 섬은 간조 때가 되면 거제 본섬과 연결된다.

특히 옛 구조라초등학교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운다는 매화나무가 있다.

1월 중순이면 남도의 봄소식을 알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구조라를 나와 조금만 달리면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꼽히는
학동몽돌해변이 나온다.

멀리서 보면 검은 주단 같은 1.2km 정도의 몽돌해변이 펼쳐져 있다.

남해안의 맑고 깨끗한 물이 파도 쳐 몽돌을 굴리면 '자그락 자그락'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
 
몽돌해변을 지나 남쪽으로 내려서면 팔색조가 깃든다는 학동동백나무 군락지다.

주위 해안을 따라 동백림 야생 군락지가 펼쳐져있다.

자연휴식년제로 지정돼 출입통제다.
 
해안도로를 따라 해금강으로 향하다 중간에 도장포마을을 만난다.

좌측으로 내려가면 도장포 유람선선착장이 있어 외도와 해금강을 관광할 수 있다.
 
도장포 선착장 위의 잔디로 덮인 민둥산이 '바람의 언덕'이다.

바다로 비죽 튀어나온 언덕은 제주의 오름을 닮았다.

원래는 염소를 키우던 민둥산이였지만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관광지로 변신했다.

시원스레 바다가 바라다 보이는 전망 좋은 곳으로 이름 만큼이나 바람이 세다.

 

 

 
바람의 언덕 옆
신선대는 눈맛이 기가막히다.

다포도와 대소병대도가 한 눈에 들어온다.

바닷가에 큰 바위가 자리를 틀어잡고 있는 형상의 신선대는 주변의 해안 경관과 더불어 경치가 뛰어나다.
 
해금강은 갈곶의 끝에 있는 섬.

금강산만큼이나 아름답다 하여 남해의 금강산을 뜻하는 해금강으로 불린다.

해금강은 중국의 진시황제의 불로장생 초를 구하는 '서불'이 남자아이와 여자아이 3천 명과 함께 찾았다는

 '서불과차'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을 정도로 약초가 많아 '약초섬'이라고도 불렸다.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해금강 유람선선착장에서 배를 타보자.

병풍바위, 거북바위, 미륵바위 등 온갖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솟아 있고

십자동굴과 사자바위 그리고 환상적인 일출과 월출로 유명한 일월봉이 있다.
 
다대, 다포를 지나 여차에 이르면 거제 해안도로의 백미가 나온다.

거제를 잘 아는 사람들은 "여차 하면 여차에 머문다"고 한다.

기다란 몽돌해변이 펼쳐진 여차는 거제의 남쪽 끝 마을.

조용하고 아늑한 바다 풍경이 길손을 불러들인다.

여차에서 홍포로 넘어가는 4km의 흙길은 절경중의 절경이다.

 

 

 
흙길로 들면 올망졸망한 섬들이 쪽빛바다에 해맑게 서 있다.

대병대도, 소병대도, 가왕도, 다포도, 대매물도, 소매물도가 손에 잡힐 듯 점점이 떠 있다.

아침엔 안개가 비단자락처럼 섬들을 휘감아 신선이 살고 있는 듯 몽환적이다.

이 길이 가장 아름다운 시간은 해질녘이다.

섬들로 이룬 바다를 황금빛으로 물들이며 지는 해를 보면 황홀하다.
 
거제=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
 
◇여행메모
△가는길=수도권에서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해 대전ㆍ통영간 고속도로 진입,

통영IC를 나오면 신거제대교로 이어진다. 여기서부터 14번국도를 따라 가면 된다.

부산에선 을숙도~거가대교를 거치면 1시간이면 거제도다.

 

 

 

△먹거리=
거제도 신현읍 고현리의 백만석(055-637-6660)은 멍게비빔밥으로 유명하다.

다져서 네모꼴로 냉동한 멍게와 김가루, 참기름 등을 넣고 비벼먹는데 맛나다.

장승포항의 항만식당(사진·055-682-4369)은 해물탕이 유명하다.

거대한 뚝배기에 담겨져 나오는 해물탕은 보기만해도 군침이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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