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상·전라 도보후기☞/☆ 거제도의 산&길

[거제도 도보여행을 준비하며] 당신은 아직 거제를 모릅니다

by 맥가이버 Macgyver 2013. 6. 20.

당신은 아직 거제를 모릅니다

 

아름답지만 덜 알려진, 경남 거제의 비경들

 

서울신문 | 입력 2013.06.20 03:07

 

경남 거제는 나라 안에서 손꼽히는 여행지입니다.

이름만으로도 가슴을 설레게 하는 명소를 여럿 품고 있습니다.

한데 우제봉(雨祭峯)이나 서이말 등대, 맹종죽테마파크 등도 들어 보셨는지요.

하나같이 거제의 명소 옆에 붙어 있으면서도 접근하기 어려웠거나 덜 알려진 탓에

사람들의 시선 밖으로 밀려나 있던 곳들입니다. 요즘엔 달라졌습니다.

오가는 길이 정비돼 시간과 품을 많이 줄일 수 있게 됐습니다.

한번 다녀와 보시지요. 거제 여정이 한결 풍성해질 겁니다.

 

 

 

 

 

 

 

 

먼저 남부면 갈곶리의 우제봉 전망대다.

유람선 관광을 제외하면 거제 최고의 명소로 꼽히는 해금강을 가장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우제봉은 '자체 발광'의 경승지다.

 

여기에 주변의 명소들을 살피는 전망대 노릇까지 겸하고 있다.

우제봉 정상에 서면 대·소병대도 등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명소들을 360도 돌아가며 죄다 눈에 담을 수 있다.

최근까지도 탐방객들은 뛰어난 해안 경관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우제봉의 험한 암벽 때문이다. 목재 데크는 바로 이 구간에 놓였다. 풍경으로 향한 길이 열린 셈이다.

우제봉엔 '서불과차'(徐市過此)의 전설이 담겼다.

서불과차는 '서불이 이곳을 지났다'는 뜻.

안내판에 적혀 있는 내용은 이렇다.

기원전 210년께 중국 진시황의 방사였던 서복(徐福)이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어린 남녀 3000여명과 함께 남해 연안을 항해하다 우제봉 일대에 머물게 됐다.

서복은 서불의 다른 이름이다.

서복의 선단은 이를 기념해 절벽에 '서불과차'란 네 글자를 새겨 넣었다.

그런데 1959년 사라호 태풍 때,

거센 파도가 들이닥쳐 하필 암벽에 새겨진 글씨만 떨어져 나가고 말았다는 것이다.

들머리는 해금강마을 주차장이다.

해금강호텔 옆을 지나 우제봉까지 0.9㎞ 정도 산책로가 이어져 있다.

돌아올 때는 우제봉 서쪽 기슭으로 내려온다.

천천히 걸어도 1시간 30분이면 충분하다.

거리는 짧지만 숲이 펼쳐 놓은 그늘은 제법 깊다.

이른 아침 혼자 걸을 때면 적막한 느낌이 들 정도다.

우제봉 정상까지는 산길과 목재 데크가 번갈아 펼쳐진다.

특히 목재 데크 구간은 험한 암벽인 경우가 대부분이니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서이말(鼠耳末) 등대는 그리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다.

와현모래해변 뒤쪽 산자락에 있다.

불과 한두 해 전만 해도 출입 자체가 쉽지 않은 곳이었다.

등대가 선 암벽 지대 앞뒤로 군부대와 자원 비축 기지가 각각 터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도 서이말 등대 가는 소로엔 늘 경비원이 서 있다.

폭우가 내리는 등 사고 우려가 높은 날엔 방문객들에게 발걸음을 돌리라고 권유하기도 한다.

하지만 통행을 제한하지는 않는다.

등대 이름이 독특하다. 한자를 풀어 쓰면 쥐의 귀 끝을 닮았다는 뜻이다.

이는 등대가 서 있는 해안 절벽의 지형이 쥐의 귀와 흡사해 붙은 이름이다.

현지인들은 곧잘 지리끝 등대라고 부른다.

'지리'는 길의 사투리인 '질'이 변한 말이니, 결국 길의 끝에 선 등대란 뜻이다.

등대 자체야 그리 볼 게 없다. 하지만 오가는 길에서 만나는 풍경만큼은 더없이 빼어나다.

특히 해돋이 장면이 인상적이다. 서이말 등대길 초입에서 등대까지는 3.8㎞쯤 된다.

걷기엔 다소 길어 대부분 차를 타고 오가는데, 오래된 소로가 만들어 낸 숲 그늘이 여간 웅숭깊지 않다.

연지봉과 와현봉수대는 물론 수선화와 동백이 어우러진 '비밀의 화원' 공곶이마을 등을 다녀올 수도 있다.

등대가 있는 '길의 끝'은 딱 풍경 전망대다.

거제가 품고 있는 너른 남해의 풍경들을 굽어볼 수 있다.

명심할 것 하나. 등대길은 좁다. 차 두 대가 동시에 지나기 어렵다.

그래서 길 양쪽에 교행 공간을 여러 개 조성해 뒀다.

이 길을 안전하고 빠르게 가는 유일한 방법은 '양보'다.

자신이 지나온 길 어디쯤에 교차 공간이 있는지 기억해 두고 주행해야 서로가 편하다.

하청면의 맹종죽테마파크도 가볼 만하다. 거제 본섬과 연륙교로 연결된 칠천도 가는 길에 있다.

국내 유일의 맹종죽 공원으로, 부지가 10만㎡(약 3만평)에 이른다.

맹종죽이 거제에 유입된 건 1920년대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청면 출신의 신용우란 사람이 일본에서 세 그루를 가져와 심은 게 시초다.

지금은 하청면 일대 곳곳이 맹종죽 숲이다.

거제시에 따르면 우리나라 맹종죽의 80%가 거제에서 자란다고 한다.

대숲에 들면 하늘이 보이지 않는다.

지름 20㎝, 높이 20m 이상 자란다는 맹종죽이 울울창창하다.

1.4㎞에 이르는 산책로를 따라 죽림욕을 즐기기 딱 좋다.

특히 맹종죽의 죽순은 식용으로 요긴하게 쓰인다.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단맛도 강한 편이다.

거제까지는 통영~대전·중부 고속도로 통영 나들목을 나와 거제 방면 국도 14호선을 타고 가는 게 일반적이다.

최근엔 거가대교를 이용해 부산과 거제를 묶어 여행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거가대교 통행료는 편도 1만원이다.

요즘 거제의 먹거리로는 멸치가 꼽힌다.

겨울철 대구 산지로 유명한 외포항 일대에 멸치요리집들이 몰려 있다.

양지바위횟집(이하 지역번호 055, 635-4327)이 그중 이름났다.

멸치찌개 1인 1만원, 멸치회무침 3만~4만원.

 거제포로수용소 옆 백만석(638-3300)은 멍게비빔밥을 잘한다.

잘 곳으로는 지난 13일 문을 연
대명리조트 거제가 첫손에 꼽힌다.

지세포해변의 아름다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언덕 위에 자리 잡았다.

이 회사의 12번째 사업장으로 지상 28층,

지하 4층에 516실 규모의 콘도미니엄 3개 동,

부속 건물 4개 동 등 총 7개 동으로 구성됐다.

중소형 워터파크(오션베이)와 노래방, 게임장, 연회장, 세미나실, 일반음식점 등을 고루 갖췄다.

대명리조트 거제의 개관으로 거제시의 숙소 부족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명리조트 거제는 오픈을 기념해 각종 프로모션과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워터파크 오션베이는 이달 말까지 '1+1' 이벤트를 회원과 제휴카드 이용객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아울러 다음 달 18일까지 주중에 오션베이를 방문하면 50% 할인된 2만 5000원(어른)에 이용할 수 있다.

홈페이지(www.daemyungresort.com/go/) 참조. 1588-4888.

글 사진 거제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Copyrights ⓒ서울신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