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5.23 03:01
현재 한글 전용 시대라고는 하지만 한자어를 너무 잘못 쓰고 있다.
한자에서 온 말은 그 뜻을 명확히 알고 써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언어와 문자 생활에 큰 혼란을 가져온다.
'추도(追悼)'와 '추모(追慕)'라는 말은 장례 절차가 끝나고 일정한 시간이 지난 뒤에 사용하는 말이다.
이런 용례는 '추억(追憶)'이란 말이 있다. 한두 달 전 일이 지금도 진행 중인 일을 '추억'이라고 하지 않는다.
'추(追)'자는 옛일을 거슬러 올라간다는 뜻이다.
장례 중이나 상중에는 '애도' 또는 '조문' '조위'라는 말을 써야 한다.
그리고 '추모'라는 용어는 국가를 위해서 헌신했거나 공을 세웠다거나 인품과 덕성이 존경스러울 때에만 쓰는 말이다.
희생자 중에는 존경스러운 죽음을 택한 사람도 있겠지만,
모든 사람을 통틀어 존경하고 사모한다는 것은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자들의 의도가 아니라면 수긍하기 어렵다.
여행을 가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해 희생된 사람에게 무엇을 사모한다고 말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슬픔을 표하는 것과 존경을 한다는 것은 차원이 완전히 다른 문제이다.
며칠 전 이달의 호국 인물 기념식에는 화환 십여 개에 '근조'라는 말을 써서 황당함을 금할 수 없었다.
600여년 전에 죽은 분을 위해 삼가 조문한다니 참으로 결례가 이만저만 아니다.
이럴 땐 '추모' 또는 '숭모'라는 말이 적절할 것이다.
그의 애국정신을 기리자는 뜻이 될 것이다.
우리가 용어를 적절하게 써야 품위를 높일 수 있다.
일본이나 중국 사람이 보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방송인과 언론인의 언어 사용은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앞으로 적절한 용어를 써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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