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나리꽃 / 이오덕 詩 빨간 앵두알이 가게 앞에 보이는 유월이면 동무야, 산나리꽃 보고 싶다 감자알 자꾸 굵어 가는 이런 한낮에 누릇누릇 익어 가는 산비탈의 밀보리 밀보리 배릿한 냄새 바람에 실려 오는 밭둑엔 찔레꽃 인동꽃 흐드러지게 피고 이초강 이초강 이초강 이초강 ... 온통 귀가 멍하도록 울어 대는 보리매미들. 아버지께 갖다 드릴 찐 감자 보퉁이 들고 쳐다보던 그 산, 그 산에는 지금도 칡덩굴이 엉켜 벼랑을 덮고 살구나무 참나무 환한 그늘마다 주황빛 빨간 웃음 짓고 있는가, 산나리꽃. 까만 오디 열매 가게 앞에 보이는 유월이면 동무야, 산나리꽃 보고 싶다 |
'▣감동과 깨달음☞ > ♡ 좋은 시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 류시화 (0) | 2014.06.20 |
---|---|
느닷없이 눈썹에 눈물 하나 매달릴 때 / 김재진 (0) | 2014.06.19 |
꽃 중의 꽃 - 들꽃을 노래함 / 정연복 (0) | 2014.06.06 |
들꽃의 노래 / 정연복 (0) | 2014.06.06 |
쓸쓸한 편지 / 정호승 (0) | 2014.06.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