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산에서 / 김장호 詩
눈이 내리고 있다 무주공산, 어둑한 하늘 아래.
나무들도 무릎까지 빠져
이따금 가지 꺾어지는 소리뿐, 숲속은 적막, 지난날 아쉬움도
발소리가 나는데 하고 돌아봐도 나는 없고, 거기 저승 같은 풍경 한 장.
이대로 멈추어 서기만 하면 나도 거기 한 그루 나무로 잦아들어 차분한
부지런히 부지런히 발을 빼어 옮길 때마다 찰각찰각 돌아가는 환등기의 화면 속에 내가 있다가 없다가…
꿈인가 생신가, 눈발에 가려 여기서는 이제 나무에서 나무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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