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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동과 깨달음☞/♡ 山과길의 글·시

길 위에 서서 / 목필균 詩

by 맥가이버 Macgyver 2016. 5. 26.

 

 

        

 

 

길 위에 서서 - 목필균 詩

 

 

 

 

왜 하필 그 길이었냐고 묻지 마라

외길로 외길로 묵묵히 걸어온 먼 길.

한 번도 내 길이 아니라고 생각지 않았다.

 

 

왜 하필 그 곳이었냐고 묻지 마라

세월의 바람을 안으로 새겨 둔

나이테만큼

가지 뻗고 잎 새를 피우며

늘 한 자리 지켜온 나무일뿐이다.

 

 

보람이 있었냐고 묻지 마라.

내 손으로 키워 보낸 수많은 새싹들이

지구촌 곳곳으로 퍼져나갔어도

그것은 그들 자신의

보람이라 여길 뿐이다.

 

 

늘 그 자리에 서서

계절을 바꾸며 살아온 길.

 

 

마음에 탑을 쌓듯이

열정과 정성 하나로

가르치며 걸어온 길.

 

 

묻지 않아도 고단했던 길.

돌아보면 아득한 길.

오늘 그 길 위에 서서

나는 자성의 손톱을 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