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으로 가는 길 / 이시하 詩
숲이 내게로 오지 않아 내가 숲으로 갑니다 새 한 마리 길 열어 주니 두렵지는 않습니다 때로 바람이 음흉하게 휘돌아 몰아치고 마른 까마귀 카악카악 울며 죄를 물어와 두근거리는 심장을 안고 가야할 때 있습니다 어느 순간 바람도 잔잔하여지고 까마귀 울음소리도 잦아들면 멀리 앞서가던 길잡이 새 나를 기다립니다 길은 밝아지고 푸른 것들이 환호하며 손뼉치는 소리 시냇물소리, 들꽃들 웃음소리, 나비의 날갯짓소리 푸른 숨소리, 소리들, 무지개로 떠 흐르는 저기 먼 숲이 나를 부릅니다 때로 두려웁지만 숲으로 가는 길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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