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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동과 깨달음☞/♡ 좋은 글 모음

배신 [double cross]

by 맥가이버 Macgyver 2017. 7. 18.
 
  배신 [double cross]




사람 사는 게 어차피 이 사람 저 사람하고 관계를 맺는 일이다 보니,
사람한테 실망하지 않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야.
이럴 때 사람들은 배신당했다면서 펄쩍펄쩍 뛰거나 풀썩 주저앉는데,
이거 영 개운치가 않아. 

배신당한 그 심정 이해 못하는 건 아닌데,
사람들이 온통 남 탓만 대더란 말이지.
그저 상대는 죽일 놈이고 자기는 그럴 수 없이 순수한 피해자야.
그런데 진짜 순수해?
한 점 부끄럼도 없냐는 말이야! 



우리가 서로 순수한 관계니 어쩌니 해도
속으로는 다 계산을 대고 있단 말이야.

계산하면 또 돈 계산만 생각하는데,
돈 계산만 계산이 아니야.

대개 사람들은 제 것은 요모조모 아낀다고.
이것은 이렇게 아끼고 저것은 또 저렇게 아끼고.
그런 깍쟁이 같은 심정으로 무슨 놈의 상대방 마음이 열리냐,
그 말이야.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겠어?
배신이니 뭐니 하기 전에 내 진심을 확 열어놓고 보여주자는 말이야.
내 상처를 먼저 보여주란 말이야.

친구들을 만났으면 내 이야기를 해야지
자식 이야기, 남편 이야기하면서 헛세월을 보내서야 되겠어?
그렇게 내 속을 다 보여준 다음에,
그 다음에 배신이니 뭐니
그런 말을 하자는 말이야. 

배신이 뭐야?
믿음을 져버리는 거잖아.

어떤 사람을 믿는다는 건 내 속에 있는 무슨 이야기든 할 수 있고,
해놓고 불안하지 않아야 하잖아.
그런데 그렇게 하지도 않고 배신은 무슨 배신이냐고. 



여기서 우리는 흔히 말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인 거야.

첫째는 적당히 주고 적당한 관계를 유지하면서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사람들 만나면서
스스로도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사람이 되는 게 있어. 

둘째는 내 진심을 드러내놓고 진심이 통하는 관계를 만들어 가다가
어쩌다 배신을 당하는 것.
사실 이럴 때 배신당하면,
하는 놈이 나쁜 놈이지
진심을 보여준 사람이 바보가 되거나 그런 건 아니야. 

나는 두 번째를 선택했고 그렇게 살아오고 있어.
그렇잖아.
사람이 자기가 관계 맺고 있는 사람한테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게 얼마나 슬픈 일이야?

차라리 어쩌다가 배신을 당하는 한이 있어도
내가 저 사람한테 소중한 사람이고 저 사람이 나한테 소중한 사람인 게
훨씬 좋지 않아?
순전히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하구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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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순자의 '인생9단'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