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여강길] 2코스 세물머리길(21.0km) 코스도 및 안내
세물머리길 이야기
세물머리는 남한강과 섬강, 청미천의 물이 자산 앞에서 만나 절경을 이루는 곳이다. 3개의 큰 물이 만나기에 세물머리라고 한다. 1코스 마지막인 도리마을회관에서 출발하여 강천마을회관까지 약 21km 구간에 이르는 세물머리길은 여름 장마철에 거대한 물줄기들이 용처럼 얽혀져 장관을 이룬다. 태백 검룡소로부터 달려온 남한강과 강원 횡성 태기산으로부터 달려온 섬강과 용인 양지 용머리산으로부터 달려온 청미천 세물이 엄청난 속도와 파괴력으로 자산 앞 깊은 소에서 회오리치듯 서로 얽혀 여강이 된다. 이 세 물이 만나는 지점이 지역으로는 강원도와 충청북도, 경기도 3도 접경지역이 되어 삼합리라는 마을이 등장한다. 도리마을부터 청미천 하류를 건너면 대오마을이 나온다. 그곳에서 다시 강을 끼고 산길로 들어서면 멀리서 처음으로 여울소리가 들린다. 검룡소로부터 시작되어 강화도 바다로 빠져나가는 한강길 전 구간에서 마지막 여울이다. 여주와 강원 원주시를 연결하는 남한강대교 바로 아래 여울이 마지막 여울이 되었다. 과거에 여강 구간에만 해도 20여개의 큰 여울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4대강 사업으로 강바닥이 깊이 파이고 물이 고여 여강부터 한강이 끝나는 지점까지 더 이상 여울은 없다. 그래서 마지막 여울을 만나는 자연 길을 ‘여울길’이라고도 한다.
재미 보태기
신선바위
신선바위는 도리마을회관에서 출발 해 30분 정도 걸으면 나온다. 중군이봉 중턱에 있는 이 바위는 어른 삼십 명이 한꺼번에 올라앉을 수 있을 정도로 넓다. 하늘에서 신선들이 내려와 바둑 을 두던 곳이라는 전설이 있다. 오르 막을 한 참 올라가서 만나는 이곳은 남한강과 도리섬이 한 눈에 보이는 명소다. 바위 위에는 작은 웅덩이가 두 개 있다. 웅덩이에 고인 물은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데, 도룡뇽이 해마다 알을 낳을 만큼 맑다. 이 웅덩이는 천지를 창조한 여신 마고 할미가 오줌통으로 쓰던 곳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마고할미이야기는 신화에 해당한다. 천지 창조는 원래 여신의 몫이었으나 후대로 오면서 남신에게 자리를 내주고 마고할미는 마귀 할멈으로 격하되는 수모를 겪는다.
도리섬
도리늘향골마을에서 동쪽으로 걸어 가다 청미천과 만나는 남한강 본류에 있다. 섬은 크지 않지만 장지도마뱀과 단양쑥부쟁이가 자생하던 곳이다. 하지만 사대강 공사로 많이 훼손되었다. 모래를 파내어 물벼랑이 생긴 곳에 차츰 차츰 모래가 쌓여 애기 도리섬이 생겨 나고 있다. 청미천과 도리섬이 만나는 강변에는 억새, 갈대, 달뿌리풀이 숲을 이룬다.
청미천
청미천은 여주를 지나는 남한강인 여강으로 흘러드는 지천이다. 경기도 용인에서 발원하여 도리섬에서 남한강과 만난다. 얼마나 물이 맑고 주병 경관이 아름다웠으면 청미(淸美)라고 불렸을까. 그러나 지금은 물이 몹시 더럽다. 청미천이 흘러오는 동안 다양한 오염물질을 안고 오기 때문이다. 신선바위를 내려와 청미천을 따라 삼합교로 가다보면 사대강 공사를 하면서 긁어낸 모래를 쌓아놓은 모래자갈산이 있다. 이곳엔 서식지를 읽어버린 단양쑥부쟁이가 군데 군데 살고 있다. 원래는 도리섬에서 살던 것들이다.
창남나루
여주시 점동면 삼합리 대오마을에서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홍호리를 이어주던 나루다. 강원도 원주 홍원창으로 가는 배들이 주로 정박했던 곳으로 큰 규모로 번창해 많은 사람들이 이용했다. 이곳에서는 사람들이 잠시 눈을 붙이거나 소에게 여물을 먹이곤 했는데, 나룻배는 목선이었고 20명 인원이 승선했다. 1999년 나룻배 운행이 중단됐으며 지금은 약 10호 정도 되는 작은 마을로 유지되고 있다. 삼합리에서 넘어오는 고갯마루 주변에 전원주택 몇 채가 들어서고 있다.
여울길(고향산)
창남나루에서 개치나루로 가는 산길. 강을 계속 보면서 걸을 수 있으며 산 위에서 남한강 여울소리 를 들을 수 있다. 봄에는 진달래가 많이 피고 충주시 앙성, 소태와 원주시 부론을 한 눈에 담는 조망이 훌륭하다. 이곳부터 한강이 서해에 이르기까지 더는 여울을 만날 수 없다. 남한강 마지막 여울 소리를 이곳에서 실컷 들어보자.
개치나루터
충주시 앙성면 웃바우 마을의 버렁말 나루와 원주시 부론면 법천리의 개치 나루를 오가던 뱃길이다. 현재는 이곳에 남한강대교가 놓여 있다. 법천리 나루터의 흔적은 없어졌지만 웃바우 나루터 흔적은 세 그루 느티나무로 남았다. 벌판에 우뚝한 느티나무는 마치 작은 산을 방불케 한다. 한 여름에 이 느티나무 숲에 들어서면 없었던 바람이 생겨나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지금은 여름에 많은 이들이 찾아오는 꺽지, 쏘가리 낚시터이다. 개치나루에서 물이 흘러가는 방향으로 보면 큰 여울들이 있어 맑은 여울물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흥원창
흥원창(興元倉 혹은 興原倉)은 고려와 조선시대에 걸쳐서 한강의 지류인 섬강이 남한강에 합류하는 지점에 설치, 운영되었던 조창 중 하나이다. 양광도 소속의 원주(原州)와 그 주변 지역의 세곡(稅穀)을 모아 개경의 경창(京倉)으로 운송하는 기능을 담당하던 한강 수계의 대표적인 조창 중 하나였다. 당시 흥원창에는 양곡 200석을 실을 수 있는 평저선 21척이 있었다고 한다. 둑길이라서 그늘이 없는 데, 흥원창에 이르면 정자가 있어 쉴만하다. 흥원창 정자에서 저녁 무렵 서쪽 노을이 남한강에 비치는 모습이 강한 인상으로 남는다. 여강길을 걷는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광경이다.
섬강
횡성군 청일면 율실리 봉복산(1,022m) 서쪽 계곡에서 발원하여 남서쪽으로 흐르다가 태기산(1,261m)에서 발원한 계천과 대관 대천을 합류하여 103km를 흘려 흥원창 앞에서 남한강과 만난다. 이 강을 따라 오다 보면 두꺼비 바위가 있어 두꺼비 ‘섬’자를 따서 섬강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섬강과 남한강은 한국 근대사를 밝혔던 동학의 2대 지도자 해월 최시형선생과 관계가 깊다. 해월은 1897년 음12월 4일 여주 전거론(현, 도전리)에서 도통을 3대 의암 손병희 선생에게 넘기고 원주 호저면 옥산리에 피신해 있다가 1898년 음4월 드디어 체포되었다. 문막에 이르러 배를 타고 섬강과 남한강을 따라 여주에 이르러 수감되었다가 다시 한강을 따라 서울까지 가서 서소문 감옥에서 재판을 받은 후 음력 6월 2일 교수형에 처해졌다. 제자들이 여주 금사면 천덕산 자락에 선생의 시신을 모시고 묘를 세웠다. 흥원창에서부터 섬강을 지나 남한강 따라 자산자락을 걷다보면 36년간의 도망자 세월 속에 동학을 일으키고, ‘사람모시기를 하늘모시듯 하라’(사인여천)는 해월선생의 마지막 모습이 강물에 비치는 듯 하다.
자산
자산은 바위가 붉은 빛을 띤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붉은 빛이 도는 복숭아 모양으로 강물에 비치기도 해서 전설이 생겨났다. 자산 꼭대기에는 천도복숭아 나무가 있어 이 복숭아를 먹으면 죽지 않는다고 했다. 수많은 사람이 복숭아나무를 찾아 헤맸지만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 어떤 사람은 물이 비친 자산 바위 그림자를 복숭아로 오해하고 물로 뛰어들어 죽기도 했다. 자산 앞은 섬강과 남한강과 청미천이 만나는 삼합 곧 세물머리이다. 넓게 모래톱이 형성 되어 여름이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닷둔리와 해돋이 산길
과거 흥원창을 운행하던 배들의 닷을 두었던 마을 이라는 닷둔리를 지나면 해돋이 산길이 나온다. 해돋이 산길은 여강길 중 강을 보는 풍경이 매우 아름다운 곳 중 하나이다. 강천1리에서 닷둔리로 아침에 걷는다면 해가 돋는 것을 보면서 걸을 수 있다. 그래서 이름도 해돋이산길이다. 해돋이산길 옆 강에는 민물 가마우지가 펄펄 날아 다닌다. 운이 좋을 때면 거대한 수리부엉이가 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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