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알고 싶어요☞/?? 알고싶어요 ??

[재미있는 과학] 겨울에 더 독한 미세 먼지 - 지표면 공기 차가워지면 대기 순환 안 돼 더 쌓인대요

by 맥가이버 Macgyver 2023. 2. 21.

[재미있는 과학] 겨울에 더 독한 미세 먼지 - 지표면 공기 차가워지면 대기 순환 안 돼 더 쌓인대요

겨울에 더 독한 미세 먼지

 /그래픽=진봉기
 
 
우리나라 겨울 날씨 특징을 '삼한사온(三寒四溫)'이라 표현하곤 해요.
그런데 이제는 '삼한사미(三寒四微)'라는 신조어가 나왔어요.
삼한사온은 '3일은 춥고, 4일은 따뜻하다'는 건데 이젠 추위가 잠잠해지면 따뜻한 게 아니라 미세 먼지가 기승을 부린다는 거죠.
원래 미세 먼지는 봄철 불청객으로 여기지만 사실 미세 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계절은 겨울이에요.
겨울철 미세 먼지는 황사가 몰려드는 봄보다 더 위협적이라고 해요.
얼마 남지 않은 겨울이지만 끝까지 신경 써야겠어요. 미세 먼지는 왜 겨울에 더 독한 걸까요.

PM2.5 비중이 봄보다 더 높아요

미세 먼지는 지름이 10㎛(1㎛는 1000분의 1㎜·PM10) 이하 먼지를 말해요.
머리카락 10분의 1 정도 굵기죠. 미세 먼지 중 특히 입자 크기가 작은 지름 2.5㎛(PM2.5) 이하 미세 먼지는 초미세 먼지라 불러요.

미세 먼지는 자연 발생하는 것과 인위적 원인에 의한 게 있는데, 공사장이나 도로 먼지, 황사 등이 자연 발생하는 미세 먼지이고, 자동차·발전소·보일러 등에서 연료를 태울 때 생기는 게 인위적 원인에 의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초미세 먼지(PM2.5)가 인위적 원인으로 만들어지는데 질소산화물·황산화물 같은 오염 물질과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광화학 반응으로 생성되는 게 많아요.

미세 먼지가 위험한 이유는 크기가 작아서예요.
공기 중에 떠다니는 일반적인 먼지는 코털이나 기관지 점막에서 대부분 걸러져 배출되지만 미세 먼지는 걸러지지 않고 몸에 축적되거든요.
특히 입자 크기가 더 작은 PM2.5는 기관지에서 또 다른 기관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요.

겨울철에는 인체 깊숙이 파고드는 PM2.5 비중이 봄보다 더 높아요.
난방을 많이 하면서 PM2.5 원인 물질이 더 배출되거든요.
또 기온이 높은 봄에는 자동차 배기가스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 등이 휘발되지만, 겨울에는 그렇지 않죠.
이는 같은 양의 배기가스가 배출돼도 겨울에 PM2.5가 더 잘 생성된다는 뜻입니다.

그런가 하면 봄에는 황사로 인한 미세 먼지가 심합니다. 겨울 동안 얼었던 땅이 녹으면 중국 북부 지역과 몽골 남부 지역 사막에서 발생한 모래 먼지가 세찬 바람과 함께 수㎞ 상공으로 올라간 다음 동북아시아 상공을 휘감은 강한 편서풍을 따라 1000㎞ 이상 떨어진 한국까지 날아오거든요.
 
황사 입자 크기는 평균 20㎛ 이상이라 호흡기관에서 대부분 걸러져요.
그런데 일부가 중국 도시, 공업지대를 지나면서 여러 중금속(황산염, 질산염, 카드뮴, 니켈, 크롬 등)을 함유하게 되는데 그 크기가 대부분 2㎛ 이하여서 우리 몸에 쌓이게 되죠.

고기압 영향으로 대기 순환 잘 안 돼

또 높은 기압도 미세 먼지 농도에 영향을 미쳐요.
겨울철이 되면 우리나라는 차가운 대륙성 고기압 영향권에 드는데요.
기압이 높은 곳에서는 하강기류(상층에서 아래로 불어내리는 바람)가 생기는 대신 지표면에 바람이 적게 불어 대기 흐름이 정체되죠.

특히 겨울에는 밤에 대기와 지표면이 냉각되는 '복사냉각' 현상으로 지표면 공기가 차가워져요.
이 때문에 대기가 잘 순환하지 못해 고도가 높아질수록 기온이 올라가는 '역전층' 현상이 자주 일어나요.
여기에 지표면에 부는 바람까지 적으니 미세 먼지가 흩어지지 않고 지표면 수십m 높이에 쌓인 채 오랜 시간 머무르게 돼요.
시간이 지나면서 미세 먼지 농도는 더욱 높아지기 때문에 겨울철에 더 위험합니다.

한국, WHO 기준 농도보다 3.6배 높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조사 결과에 따르면, OECD 38국 수도(首都) 미세 먼지 청결도에서 서울은 35위였어요.
한국 미세 먼지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는 인구밀도가 높고, 도시화·산업화가 고도로 진행되고 있어 단위면적당 미세 먼지 배출량이 많은 데다 미세 먼지 발생이 많은 중국 등 영향을 받는 지리적 환경, 기상 여건 등도 유리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WHO(세계보건기구)는 2021년 PM2.5 권고 기준을 10㎍/㎥에서 5㎍/㎥으로 강화했어요.
국내 PM2.5 농도는 WHO 권고기준의 3.6배에 달하는 18㎍/㎥ 수준이에요.
환경부는 2027년까지 중위권 수준인 13㎍/㎥으로 낮추고, 2032년까지는 12㎍/㎥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지난해 12월 발표했어요.

하지만 2032년에 목표를 달성한다 해도 WHO 기준 2배가 넘는 농도입니다.
그러니 우리 모두 미세 먼지 줄이는 일에 더욱 힘을 보태야 해요.

미세 먼지 제거하는 공기 정화 식물

미세 먼지가 장기간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면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져 감기, 천식, 기관지염 같은 호흡기 질환을 일으켜요.
특히 PM 2.5는 기관지와 폐 깊숙이 침투해 폐암을 포함한 각종 암과 알츠하이머병,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어요.
최근에는 장내 미생물 균형과 점막 상피세포 등이 파괴되어, 과민성대장증후군 발병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도 나와 있습니다.

겨울철 미세 먼지 때문에 창문 열기도, 실내 환기도 걱정된다면 공기 정화 식물을 활용해보면 어떨까요.
농촌진흥청은 4년간 연구 끝에 초미세 먼지 제거 능력이 뛰어난 공기 정화 식물 5가지를 발표했는데요.
율마, 파키라, 멕시코소철, 백량금, 박쥐란 등입니다.
실내 미세 먼지는 공기 정화 식물로 해결하고, 외출할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미세 먼지 발생을 조금이라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거예요.
기획·구성=안영 기자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