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산 BEST 4] 둔덕산屯德山(970m), 백련산白蓮山(754m), 가은산可隱山(575m), 태화산泰華山(644m)
경북 문경시에 있는 둔덕산은 대야산에 가려진 명산이다.
대야산자연휴양림은 둔덕산에 안겨 있는데도 대야산 이름을 쓴다.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산행의 재미까지 없는 건 아니다.
인공구조물(계단)이 없어 암릉의 재미가 좋고, 암릉에서 보는 기암괴석 풍경이 일품이다.
둔덕산은 구한말 13년간 의병대장으로 활동하다 순국한 운강雲崗 이강년 관련한 전설이 있다.
선생은 1858년 12월 30일 가은읍 완장리에서 태어났다.
그가 태어나기 3일 전부터 둔덕산이 “웅웅” 소리를 내더니, 선생이 태어나자 울음을 그쳤다고 한다.
산행은 원점회귀 가능하며 대야산자연휴양림에서 시작한다.
명소는 손녀마귀통시바위부터 시작되는 암릉 구간이다.
산길은 비교적 선명하고 고정로프가 있거나, 위험한 곳은 우회로가 있다.
추천 코스: 대야산자연휴양림~정상~마귀할미통시바위~용추골 11km 6시간 소요
전북 임실군 강진면과 청웅면 경계에 있는 백련산은 골수 산꾼들 사이에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산이다.
잘 알려지지 않아서 호젓한 산행이 가능하고, 등산로가 없는 것 같지만 지자체에서 정상 기준 동쪽과 서쪽, 북쪽에서 마을마다 오를 수 있도록 산길을 내놓았다.
조선 후기 전국의 읍지를 모은 책인 <여지도서>에 ‘백련산은 사방이 험준하게 삐쭉 솟았으며, 둘레는 30리 남짓이며, 용추폭포가 있고, 예부터 여러 이야기가 전하는 산’이라 했다.
산 이름은 정상이 하얀 연꽃봉오리를 닮아 유래했다는 설과, 시묘살이를 함께했던 제비가 이 산으로 날아가 흰 ‘백白’에 제비 ‘연燕’자를 쓰던 것이 백련산으로 변했다는 설도 있다.
백미는 정상이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전망데크이며 주변 경치가 파노라마로 시원하게 펼쳐진다.
어느 코스를 가도 산길은 있으나 희미하다. 길찾기에 주의를 요한다.
추천 코스: 방현경로당~용추폭포~정상~702고지~이윤마을~이윤계곡 임도~방현경로당 11km 6시간 소요
월악산국립공원의 숨은 명산이다.
산행 금지 구역 같지만 법정 탐방로가 있어 합법적인 산행이 가능하다.
능선의 기암괴석이 화려하고 충주호를 비롯해 구담봉과 옥순봉, 둥지봉의 주변 산세가 수려하다.
신라시대 김유신이 가혜성을 쌓았다고 전한다. 실제로 삼국시대 토기와 산성 흔적이 발견되었다.
산 이름은 ‘간신히 몸만 피난한다’는 뜻이다.
지역에서는 ‘가는산’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옛날 마고할미가 이 산에 놀러왔다가 ‘골짜기가 하나만 더 있었더라면 도성이 들어설 땅인데, 한양이 될 땅이 못 되니 떠나겠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는 전설이 있어 이름이 유래한다.
가은산의 매력은 능선에서 시작되는 기암열전이다.
돌고래바위는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습이고, 기와집바위는 백운동에서 보면 기와지붕 같다고 해서 유래한다.
면장자리바위는 과거급제 후 고향으로 돌아온 선비가 쉬었다는 이야기가 전하며, 기암, 소나무, 남한강이 어우러져 9월의 명산으로 추천할 만하다.
다만 상천주차장에서 도로를 따라 4km 걸어야 산행을 시작한 옥순대교에 닿는다.
추천 코스: 옥순대교~가은산~기암능선~상천주차장 7km 5시간 소요
태화산은 경기도 광주의 최고봉이다.
광주시 남쪽 끝머리 도척면과 용인시 처인구 경계를 이루며 전형적인 육산이라 발디딤 편한 흙길이 길게 이어진다.
정상에 벤치를 비롯해 넓은 데크가 있어 시야가 드러나며, 수도권의 백패킹 명소로도 꼽힌다.
김정호가 만든 청구도靑丘圖를 비롯해 팔도군현지도, 광주목지, 고조선지도에 ‘대해산大海山’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해동지도에는 ‘대하산大河山’으로 기록되어 있다.
경기도 광주가 한양으로 가는 중요한 길목이자 요충지였으며, 광주의 최고봉인 만큼 이름 있는 산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최단 코스인 은곡사에서 산행을 시작해 2km만 오르면 정상에 닿는다.
용인 최고봉인 마구산(595m)에서 태화산까지 종주하면 10km이고, 태화산에서 백마산까지 이으면 20km의 장거리 코스도 나온다.
추천 코스: 은곡사-북서릉-정상-마구산-용인자연휴양림 10km 6시간 소요
월간산 9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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