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그러하더라 / 강희창
산은 올려주고 내려주는 일에 익숙하다.
삭히고 곱씹어 다진 마음,
거기 서 있기 위해
채워서 충만하고 넘쳐야 했다.
때로는 영감을,
때로는 꿈을
산에 들 때는 세상 생각은 두고 가자.
그것은 택시에 두고 온 우산 같아서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것이니
산에서 얻은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오르내리는 믿음들
안에 것 다 부려 놓은들 어떠하며
밖에 것 가득 채워간들 어떠하랴.
산은 그러하더라.
산 것과 죽은 것을 다 받아주고
놓아야 할 것과
취해야 할 것을 가려주니
살아가는 지혜와 힘을 골고루 품고 있더라.
산은 내 내 그 타령이더라.
'▣감동과 깨달음☞ > ♡ 山과길의 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0) | 2005.07.31 |
---|---|
산 속에서 (0) | 2005.06.20 |
산에 가거든 / 김지헌 (0) | 2005.02.26 |
그 산은 그대로인데 / 정숙진 (0) | 2005.02.26 |
산을 오르며 / 도종환 (0) | 2005.0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