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리산 화대종주 - '화엄사에서 천왕봉 찍고 대원사까지' 1편
맥가이버가 쓴 화대종주 후기 글이 여러분 지리산행에 조금의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적어 봅니다만 별 도움이 될지 모르겠군요.
지리산 화대종주하면서 보고 느낀 것을 그때 그때 적고 다시 정리한 것입니다.
너무 양이 많아 지명과 역사 그리고 전설에 얽힌 것들은 적지 못합니다.
그리고 준비물이나 화대종주 안내에 대한 것은 생략합니다.
그러한 것을 알려주는 곳이 있으니까요.
2003년 5월 17일 토요일
22시 00분
영등포역이다.
열차표(18,900원)를 구하니 23시 29분 좌석이 하나 있단다.
시간이 남아 역구내에 있는 컴퓨터에 앉아 카페를 열어본다.
꼬리글을 달고 있다가 '운우'와 쪽지를 나눈다.
산에 대해서는 맥가이버보다 조예가 깊다고 느껴지는 님이다.
같이 상장능선도 하고...
북한산 12성문(혹은 14성문) 종주도 하고...
좀 더 나아가 지리산 태극종주도 하고 싶다는 마음을 나눈다.
23시 29분
영등포역을 출발하여야 되나 4분 연착하여 33분에 출발한다.
23시 50분
소프트로부터의 폰을 받는다.
2월에 상장능선을 까마기, 주바라기, 베베와 같이 탔던 산식구다.
맥가이버 후기 '상장봉에서 백운대 찍고 수리봉까지'를
재미있게 잘 읽었다고...
늦은 밤이지만 지리산 가고 있다기에 전화한다고...
언제 같이 산행하고 싶다고...
24시 00분
수원을 지난다.
앞좌석에 있는 아주머니(60세 정도) 네 분이 여수까지 가신다기에
제가 구례구역에 내리는데 혹시 잠들면 깨워달라고 부탁을 해 본다.
아주머니 '세상에 공짜가 없다니께!' 하신다.
조금 전에 네 분이 같이 맞보고 앉으신다고 의자를 좀 돌려 달라고 해서
의자 돌려 드린 것에 대한 보답을 요구한다는 의미에서 하신 말씀이다.
2003년 5월 18일 일요일
04시 38분
구례구역에 도착한다.
택시(10,000원)를 타고 어둠을 뚫으며 화엄사를 향해 가는데 기사가
요즘은 지리산을 찾는 사람이 예전만 못하다고 하신다.
지리산을 찾는 사람 중 열에 아홉은 성삼재로 오른단다.
04시 55분
화엄사에 도착하여 '반야다원' 옆에 있는 공중전화 부스에서 집으로 전화한다.
휴대폰 배터리 아끼려고...
'화엄사에서 천왕봉 찍고 대원사까지' 종주 무사히 마치고 오겠다는 말을 전한다.
빠르면 내일, 늦으면 모레...
05시 00분
아직 가시지 않은 어둠과 적막을 뚫고 반듯한 자연석이 깔린 등산로에 접어든다.
화엄사 계곡을 따라 '화엄사에서 천왕봉 찍고 대원사까지'의 긴 종주가 시작된다.
대나무가 양옆으로 무성히 자라고 있다.
바람이 대나무 잎을 흔들어 으스스하다.
대사찰 화엄사를 스치며 지나면서 본다.
웅장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05시 10분
쉼터가 있다. 건너편에는 거대한 화장실도 있고...
대사찰 옆에 있기에 쉼터와 화장실도 잘 정돈되어 있는 것인가...
등산로도 예사롭지가 않다.
05시 20분
서서히 밝아 오는 새벽...
잘 정돈되어 있는 등산로를 따라 가니 '어은교'가 나타난다.
밑으로 물이 제법 흐르고 있다.
바위에 배낭을 내리고 복장정리를 한다.
세수도 하고...
신발끈도 조여 매고...
05시 30분
다시 출발한다.
초행길이지만 등산로가 확실하다.
05시 40분
이정목 [연기암] 0.2km, 노고단 5.0km
넓은 도로(?)가 나오고 도로 아래쪽에 두 스님이 대화 중이다.
05시 47분
등산로를 따라 조금 오르니 참샘터가 나온다.
바위밑에서 물이 나온다.
옆에 바가지가 놓여 있다.
슈퍼에서 산 물이 아직 많이 남아 그냥 지나친다.
05시 55분
이정목 [들거지](뭔 뜻인지 모르겠네...)
그 옆에는 '등산로 아님'이라는 안내판이 있다.
06시 03분
바위밑 샘이 있다.
목수건에 물을 적신다.
06시 11분
이정목 [국수등] 화엄사 3.5km, 노고단 3.5km
시야가 터지는 넓은 곳이다.
화엄사에서 노고단까지 딱 중간지점이다.
06시 21분
생체리듬은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닌가?
어김없이 찾아오는 그 시간...
나의 일부를 자연으로 돌려주기 위해 자리를 잡는다.
깔끔한 뒤처리는 기본이다.
체중조절을 하고 나니 몸이 가볍다.
오르막이 힘들지 않다.
06시 27분
이정목 [중재] 노고단 3.0km
오르막 끝에 나타난 '중재'... 그러나 지도상에는 없다.
06시 28분
다시 완만한 내리막이 시작된다.
계곡 물소리가 들린다.
나무사이로 계곡 건너편의 산등성이(노고단?)가 조금 보인다.
06시 45분
쌍폭(집선대 폭포)을 만난다.
등산로 바로 옆으로 두 가닥 물줄기가 흐르는 폭포다.
가까이 가려하니 폭포 앞에는 나무가 가로누워 막고 있다.
범상치 않음을 느껴 더 이상 다가가지 않는다.
머리를 들어 위를 쳐다보니 폭포 위에 있는 키 높은 나무 가지 꼭대기에
까마귀 한 마리가 앉아 있다.
마치 폭포의 주인이 자기라는 듯...
06시 47분
이정목 [집선대] 노고단 2.5km
이제부터 급경사 계단길이다.
07시 07분
등산로 바로 옆으로 작은 계곡물이 흐른다.
다시 목수건에 물을 적신다.
더울 때에는 간간이 만나게 되는 이런 물들이 많은 도움이 되리라.
그러나 지금은 잠시 쉬면 한기를 느낄 정도라...
07시 17분
오르막을 오르다가 다시 물길을 만난다.
이 물이 더울 때 만나면 꼭 필요할 때인데...
07시 21분
이정목 [눈썹바위] 노고단 1.5km
큰 바위 위에 작고 긴 바위가 얹혀져 있다.
배낭을 내리고 잠시 쉰다.
아래는 엷은 구름이 깔려 있지만 비경이라 할 정도는 아니다.
나뭇잎은 온통 연두빛이다.
산새소리와 계곡 물소리가 어우러져 또 다른 세상을 연출한다.
07시 30분
이정목 [코재] 노고단 1.0km
성삼재에서 노고단대피소까지 이어진 도로와 만나는 지점이다.
이제부터는 평지다.
07시 32분
목조로 지어진 넓은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 옆으로는 노고단에서 내려오는 물이 화엄사계곡 쪽으로 떨어지고 있다.
07시 38분
넓은 도로 길을 걷는데 아주머니들이 단체복장으로 노고단에서 내려오신다.
평지 길과 계단길에서 계단을 타고 오른다.
07시 45분
노고단대피소 취사장에 도착한다.
화엄사에서 노고단까지 4시간 걸린다는데 2시간 45분만이다.
이 곳에서 아는 얼굴을 만난다.
식사를 마치고 노고단으로 오르려던 참이란다.
물을 떠 주고 오렌지를 주고 간다.
길은 외줄기니 만나게 되리라...
물을 끓이고... 햇반을 넣고 더 끓이고...
햇반을 건져내고... 그 물에 라면을 끓이고...
끓은 라면에 햇반을 말아 조금 더 끓인다.
가져온 밑반찬과 함께 아침식사를 한다.
옆에서 식사를 마친 부부는 중산리에서 올라 노고단으로 하산하시는 길이란다.
불황이라 그런지 산에 사람이 많지 않단다.
떠나시면 준비해 온 소금절인 찰밥을 두 개 주고 가신다. 고맙습니다.
커피 한 잔을 곁들인 아침식사를 마치고 체중조절의 요구를 받아들인다.
08시 40분
노고단을 향해 오른다.
너무 쉬어서 그런가...
거친 숨을 몰아 쉬며 힘들게 오른다.
왜 이리 지치지...
벌써 이렇게 지치면 오늘 중으로 장터목대피소까지 못 가는 거 아닐까...
08시 49분
노고단 안부다.
지리십경 중의 하나 노고운해
그러나 오늘은 구름이 바다를 이루지 못한다.
앞으로 반야봉이 보인다.
좌측에는 돌탑(아류)이 있고 우측이 통제되는 노고단 정상이다.
그리고 길목에 초소가 있다.
잠시 작년 여름의 일들이 떠오른다.
등산로 통제와 우회, 그리고 발각...
그리고 다시 우여곡절의 우회...
14명은 잊을 수 없는..., 잊혀질 수 없는 추억이리라.
09시 06분
노고단 안부에서부터 평지 수준의 길이 계속되다가 나타난 돼지평전.
바로 전에 누군가의 체중조절 부산물에 수백의 파리들이 앉아 있다.
자신의 분신을 잘 묻어 주지 못한 주인이 누굴까...
그 옆에는 돌무덤이 하나 있고 나무에 '조난산악인의 묘'라는 글이 써 있다.
- 돼지평전에 돼지는 없고 똥파리만 있다.
철쭉이 핀 길을 따라 계속 가다가 아는 이와 다시 만난다.
09시 40분
지리산에서 물맛이 가장 좋다는 임걸령에 도착한다.
두 손으로 떠서 마신다.
넓은 주변에는 취사를 하는 팀도 있고... 취사금지구역인데...
야생화를 찍고 있는 사람도 있고...
위 쪽 길에는 잠시 쉬고 있는 사람도 있고...
아는 이와 기념사진 찍고 오늘 중으로 장터목까지 가기 위해 헤어진다.
09시 50분
열 살 전과 후로 보이는 사내 둘이 물통만 들고 내려온다.
부모도 없이 아이 둘만 내려와서 이상하다는 듯 쳐다보고 있는데
그 뒤에 외국인(=산칭구)이 내려오다가 날 보고 인사한다.
'안녕하세요'라고 이런...
내가 먼저 영어로 인사를 어떤 것으로 할까하고 머뭇거리고 있는데
잠시 후 또 외국인(=포핀스)이 내려온다.
또 그녀가 먼저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한다.
만나는 외국인마다 이러면 내가 영어를 배울 필요가 없잖아...
두 부부가 정답게 오다가 아이 둘의 소재를 묻는다.
사내아이들의 부모다.
그럼 아이 둘을 먼저 내려보내고 인적 드문 산에서 자기들끼리 ??
10시 10분
노루목이다.
앞으로는 천왕봉 가는 길이고 왼쪽 위로는 반야봉 가는 길이다.
아래 좁은 길로 내려서는데 앞에서 지리산 탐방단이 올라온다.
여러 중에 한 여학생이 '죄송합니다'라고 인사말을 건넨다.
자기들이 나의 갈 길을 막고 올라서는 것이 죄송하겠지만
양보해 주는 나에게 맞는 인사는 '고맙습니다'가 더 어울리지 않을까...
10시 20분
반야봉을 들렀다가 천왕봉을 가기 위해 내려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이다.
6살 전과 후의 남매를 데리고 온 부부를 만나 아이에게 가져간 과자를 하나 준다.
10시 27분
삼도봉이다.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도가 만나는 지점을 가리키는 삼각뿔이 있다.
탁트인 조망이 일품이지만 오늘은 시야가 짧다.
아래쪽에서 올라온 등산객과 잠시 얘기를 나눈다.
노고단에서 출발해서 연하천에서 숙박하고 다시 노고단으로 가는 길이란다.
식구들과 오느라 차를 그곳에 두고 왔기에...
10시 35분
헤어져 급경사 비탈길을 내려가다가 환한 미소로 인사하는 모녀를 만난다.
좀 전에 헤어진 분의 부인과 장모, 아니면 어머님이신가 보다...
10시 39분
삼도봉에서 화개재로 내려가는데 있는 나무계단이 끝을 보이지 않는다.
이 계단길을 내려가면 다시 그 보다 더 높이 올라가야 되기에 걱정이 된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연속되는 지리종주산행이 마치 인생 여정 같다.
이 곳으로 올라오는 사람들의 고통을 누가 대신하리요...
그것이 아님을 위안 삼으며 내려간다.
저 멀리 토끼봉이 보인다.
계단 양옆으로 단풍나무와 구상나무가 어우러진 풍광에 간간이 철쭉이 피어있다.
계단 밑에는 산죽이 깔려있고 야광나무도 보인다.
잠시 피곤이 가시는 듯하다.
10시 44분
나무 계단 끝에서 계단을 오르는 등산객과 인사를 나눈다.
고생되시겠습니다.
10시 49분
화개재(1315m)를 만나다.
무척 넓은 공터다.
좌측 아래로 뱀사골대피소 가는 길이 보인다.
그늘에 두 사람이 쉬고 있다.
11시 15분
지루하게 계속되는 너덜길이다.
화개재에서 토끼봉 가는 길을 지리 종주의 난코스 중에 하나로 여긴다.
토끼봉 턱 밑이다.
철쭉이 이제 꽃망울을 터트린다.
진달래가 아직도 피어있고 그 꽃에 벌이 드나든다.
11시 20분
토끼봉(1533m)이다.
잠시 둘러보는데 조망이 좋지 않다.
- 토끼봉 가는 길에 토끼는 없고 돌멩이만 많다.
11시 22분
다시 출발한다.
이제 내리막이다.
11시 38분
이제 오르막이 시작된다.
바위에 걸터앉아 쉬시던 아주머니가 맥가이버 배낭에 대해 한 말씀하신다.
어떤 가방인가는 상상에 맡깁니다.
11시 45분
산정(1463m)에 도착하니 야광나무가 반긴다.
다시 평지와 내리막이다.
11시 52분
오르막이 나타난다.
커다란 구상나무가 버티고 있다.
다시 평지...
12시 00분
허기를 느껴 배가 아프다.
양갱을 하나 먹는다.
뿌리 들린 고사목에 밧줄을 묶어 놓은 것을 잡고 오른다.
12시 03분
이정목 연하천 1.0km
그 앞으로 계단이 보인다.
12시 08분
계단을 오르고 언덕에 올라서니 4명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길을 나선다.
총각샘이 어디 있다고 하던데...
작년에는 못 찾고 그냥 갔는데, 이 번에는 안 찾고 그냥 간다.
12시 15분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질 뻔 한다.
힘이 빠졌나 보다.
12시 17분
이정목 연하천 0.6km, 천왕봉 15km
명선봉 우회길인가?
12시 23분
연하천대피소로 가는 나무계단과 만나다.
계단이 끝나면 만나게 될 연하천대피소를 볼 생각에 맘이 급하다.
작년 여름 이곳에서 불가피하게 하루를 묵어가게 되었는데...
코고는 소리를 그렇게 크게 내는 사람을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이다.
시원한 아니 차가운 물이 콸콸 쏟아지는 물줄기 아래 통속에 담긴 맥주...
그 물에 머리를 감다가 감전되는 줄 알았다는 일행...
늦은 시간까지 술과 대화로 잠을 뿌리치던 기억이 난다.
연하천대피소 샘터 위에 있는 고사목에 풍경을 달아 놓아 멋스럽다.
고사목을 홀쭉한 장승처럼 만들어 대피소 앞에 세워 놓았다.
그 발상이 참으로 멋지다.
지리산을 가시는 님들께 이곳에서의 숙박을 권해 봅니다.
12시 38분
식수 보충과 배낭 정리를 하고 다시 출발한다.
베지밀과 찰밥을 가면서 먹는다.
무난한 길을 계속 나아간다.
12시 48분
넓은 터가 나온다.
돌탑인지 돌무덤인지..
음정과 벽소령으로 갈라지는 지점이다.
벽소령까지는 2.9km
가는 길에 배낭만 자빠져 있고 사람이 없다.
놀라 주위를 둘러보니 약초 캐는 분들이 있다.
12시 53분
언덕을 올라서니 고사목이 기우뚱하게 서 있다.
저 멀리 천왕봉이 보인다.
해 지기 전에 장터목대피소까지 갈 수 있을까...
걱정되네...
13시 00분
위험지역이라는 표시가 있는 곳으로 지나다가 아래를 쳐다보는 순간에
목수건이 풀려 떨어진다.
휴...
맥가이버가 떨어졌으면 어찌 됐을까...
여름 장마 후에 떠내려오면 누군가가 건지겠지...하는 생각을 해 본다.
바위 사이로 난 길을 지나간다.
13시 07분
바위 마당이 있고 주변에는 고사목이 많이 보인다.
앞에는 우뚝 선 바위봉(삼각봉?)이 보인다.
13시 22분
형제봉(1443m)이다.
힘들게 오른 정상에 바위기단에 두조각 바위가 조금의 틈을 벌리고 서 있다.
이 바위가 형제바위는 아니다.
주변은 연두빛 일색이다.
배낭을 내리고 약간의 체중조절을 한다.
그 순간 단풍나무에 웬 가시???
잎이 단풍나무 잎과 같이 나고 가시가 있는 나무...
뭘까?
13시 28분
조심스럽게 내려서니 큰 바위와 작은 바위가 서 있다.
작은 바위 위에는 소나무가 한그루 있다.
작년 여름 그곳에서 벌벌 떨며(추워서) 사진을 찍은 적이 있다.
큰 바위에는 올라가지 못하고 우회하여 내려서는데 바람이 시원하게 분다.
조금 아래 이정목에 벽소령 1.5km 장터목 11.2km 이라고 적혀 있다.
장터목대피소까지 갈 수 있을까하는 강한 의구심이 든다.
지금 지쳐 가는데...
길은 순탄치 않고...
같은 방향을 타는 이는 아예 없고...
마주 오는 사람도 거의 없는 상태에 사고라도 나면...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13시 33분
앞에 친구로 보이는 두 젊은이가 다정하게 얘기를 하며 걸어온다.
이 산행이 우정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으리라...
우정은 불길 속에서 시험받는 것이니까...
13시 37분
다시 전망이 트이는 곳에 올라선다.
뒤로 돌아보니 형제봉의 큰 바위가 거대한 자태를 드러내고 솟아있다.
토북의 초보리지팀의 훈련코스로 적당하리라 생각된다.
어제 산행에서도 리지를 한다고 어느 바위에 붙은 님들도 있었을 텐데..
점점 많아지는 리지 열망파들에 대한 충분한 주의가 필요하리라.
이런 저런 생각과 토북 님들을 생각하며 걷고 오르내리다 보니...
어느덧 벽소령대피소에 가까워졌다.
14시 02분
드디어 벽소령대피소다.
사전예약시 오늘 숙박장소다.
빨간 우체통이 먼저 반긴다.
쉬고 있는 팀(3명)이 어디까지 가냐고 하기에 장터목대피소까지 간다고 하니...
또 어디서 왔냐고 한다...
화엄사에서 5시에 출발했다고 하니 놀란다.
한 명이 28살 때 화엄사에서 올라왔다가 연하천대피소에서 탈진하여 뻗었단다.
이후 한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했단다.
님들은 세석대피소까지만 간단다.
단체사진을 찍어 주고 장터목대피소을 향해 길을 나선다.
안내판에서 보니 앞으로 가야할 예상시간이 6시간이다.
먼저 세석대피소까지는 4시간이다.
일단 거기까지 부지런히 가야겠다.
14시 10분
출발한다.
평범한 오솔길이다.
곧 무너질 것 같은 왼편 바위절벽과
오른쪽은 현기증을 느낄 정도의 낭떠러지이지만 길은 무난하다.
지친 나그네가 걷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평탄한 길이다.
물소리인지? 바람소린지? 새소리와 어우러져 지친 발걸음을 달래준다.
14시 28분
긴 오솔길이 끝나고 넓은 공터가 나타난다.
음정과 마천 방면으로 하산하는 길이 보인다.
할아버지 두 분이 세석대피소 쪽에서 오신다.
14시 35분
계속 평탄한 길이다.
체중조절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위해서 길을 조금 벗어난다.
잠시 후에 말소리가 들린다.
벗어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을 하면서 마무리한다.
벽소령대피소에서 만난 세 분이다.
14시 42분
계속되는 오르막길이 체중조절로 가벼워진 몸을 지치게 한다.
이정목 세석 4.6km
마주 오는 두 명과 가볍게 인사한다.
14시 49분
오르막의 끝에서 지나쳐 가던 3명이 쉬고 있다.
반갑게 인사하며 세석대피소에서 같이 숙박하기를 희망한다.
지쳐 더 가지 못할 것 같으면 세석대피소에서 쉬고 있겠다고 하고 지나친다.
그러고 보니까 맥가이버는 노고단대피소에서 잠시 앉았던 것 외에는
지금까지 앉아본 적이 없네...
걸으면서 쉬고... 먹고... 마시고... 쓰고...
- 중단 없는 전진만이 목적지에 나를 데려다 주리라.
14시 53분
좁은 길에서 내려오는 아가씨가 나타난다.
좀 두려워하는 빛을 보이면서 '안녕하세요' 인사한다.
맥가이버는 아가씨가 더 무서워요.
15시 02분
이정목 [선비샘(1491m)] 세석 3.9km
넓은 선비샘 주변으로 여러 명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수량은 풍부하다.
선비샘에 얽힌 전설을 이 글을 쓰려니 너무 길어진다.
여러 지명에 관한 얘기도 쓰지 못하고 지나왔다.
지금도 너무 긴데...
15시 09분
'미끄럼, 추락 주의' 글이 보인다.
절벽 위에 밧줄을 걸어 더 다가서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잠시 조망하는데 바람이 시원하다.
15시 17분
오르락내리락 하느라 죽을 지경이다.
또 내려간다.
허기진다... 육포를 씹는다... 좀 낫다.
- 오늘은 정말 '산에서는 먹는 만큼 간다'는 말이 실감난다.
곳곳에 작년 여름 종주 때 눈에 익은 지형이 나타난다.
15시 22분
앞에서 오는 두 사람이 자기 일행의 인상착의를 얘기하며 봤냐고 한다.
기억에 없는데요.
한 사람이 다리를 접질러 절뚝거린다.
연하천대피소에서 숙박하기로 했단다.
그런 발로는 연하천까지 못 가실 테니 벽소령에서 따로 숙박하는 것이 좋겠다.
그래야겠다며 잠시 쉬는 그들을 뒤로하고 또 걷는다.
맥가이버가 저렇게 되면...하고 생각하는 순간 휘청거리는 다리에 힘을 간다.
맥가이버 옆에는 부축해 주고 도와 줄 그 누구도 없기에...
오직 혼자라는 사실이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15시 26분
이정목 세석 3.2km
평지라면 한 시간도 안 걸리는 거리인데...
지친 몸으로 산길을 가니 예상할 수가 없다.
해지기 전에 장터목대피소까지 갈 수 있을까...
헤드램프와 손전등은 여유 있게 준비했지만...
15시 37분
철쭉과 진달래가 같이 어우러져 피어있다.
고사목이 길을 막고 누워있다.
그 밑으로 허리 숙여 지나간다.
15시 44분
오름이 끝나고 전망이 좋은 곳이 나타난다.
갈 길은 멀고 발길은 더딘 구간을 오른 끝이라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진다.
저 멀리 구름 속에 가려진 천왕봉의 모습이 보인다.
제석봉 아래 장터목대피소가 슬쩍 고개를 내밀고 있다.
반갑다.
저기까지 갈 수 있을까...
산을 몇 개를 더 넘고 또 돌아야 하나...
15시 58분
칠선봉(1558m)이다.
이제부터는 풍광이 제법 그럴듯하다.
구상나무의 새순이 연두빛의 전구처럼 반짝인다.
눈에 담은 풍광을 더 자세히 전하지 못한다
지치고 힘든 몸을 또 옮긴다.
두 발이 장터목대피소까지 사고 없이 데려다 주기를 빌면서...
16시 12분
왼편에 거대한 송이버섯 모양을 한 바위봉이
그 보다 수십배 큰 덩치의 산 앞에 붙어 있는 산이 보인다.
다시 내리막이 시작되는 지점에 구상나무 군락이 있다.
뿌리 뽑혀 길을 막고 누워있는 나무를 보니 그 뿌리가 깊이 박혀있지 않다.
쉽게 양분을 흡수할 수 있는 지면과 가까이 뿌리를 뻗다가...
흙이 쓸려나가니 지지할 것이 없어 바람에 흔들리다 뿌리가 끊겨나 보다.
쉽게 살려는 인생의 비참한 종말을 보는 것 같다.
16시 26분
송이버섯처럼 생긴 봉우리의 산을 우회하는 나무계단이 있다.
작년에는 없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계단을 오르다 너무 지쳐 걸음을 멈추고 잠시 쉰다.
아득히 멀리 천왕봉이 구름에 살짝 가려 희미하게 보인다.
오늘 가야할 장터목대피소까지는 멀게만 느껴진다.
16시 31분
나무 계단이 끝나고 다시 이어지는 철계단 주변에는 진달래가 활짝 피었다.
16시 36분
전망이 트이는 곳이다.
멀리 반야봉이 보인다.
엎어져 있는 여인의 궁둥이 모양이라 멀리서도 알 수가 있다.
16시 50분
영신봉(1651m)이다.
세석대피소까지 0.6km
세석평전이 보인다.
높은 산정에 넓은 평지다.
한때 철쭉으로 유명했지만 이제 별로다.
16시 57분
세석 초입에서 아이 둘과 부인을 동반한 헐렁한 등산객이 벽소령까지 가신단다.
기가 찬다.
맥가이버가 그곳에서 세 시간만에 왔는데...
돌아설 것을 당부하니...
'벽소령까지는 능선길이 아닌가요?' 한다.
이런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어린 두 자식과 마누라를 지리산 속에 묻으러 가는 것도 아니고...
16시 59분
세석대피소를 그냥 지나친다.
식수를 보충해야 되지만 밑에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올 힘이 없다.
지리산에서 가장 큰 대피소다.
세석에서 촛대봉 가는 길은 은근히 고도를 높이며 사람 애를 먹인다.
17시 17분
오름 계단 중간에서 잠시 발길을 멈추고
바라본 꼭대기에는 거북선 용두 모양의 바위가 있다.
17시 23분
오름 계단 끝이다.
지옥훈련이 이보다 힘들까..
이정목 [촛대봉(1703m] 장터목 2.7km
등산로 우측으로 바위들이 많고 위험하다고 밧줄로 묶어 놓고 통제한다.
멀리 천왕봉이 구름으로 조화를 부린다.
이제 내리막이다.
17시 45분
지친 몸을 이끌고 고개를 떨구고 걷는데 다시 오름이 시작되는 곳에
배낭이 나무에 걸린다.
돌아보니 비스듬히 누운 나무 기둥에 군용담요를 둘러놓았다.
머리 들고 걸었다가는 머리를 부딪혔을 것이다.
아마 많은 사람이 이 곳에서 머리를 박아서...
나무를 사랑하는 사람이 나무 보호 차원에서 담요를 둘러주지 않았을까...
그 동안 나무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를 생각해 본다.
18시 00분
작은 봉우리를 돌고 넘고 또 돌고...
장터목대피소는 보이질 않고...
이러다 죽겠다 싶을 정도로 지쳤다.
아, 미치겠다.
그래도 발걸음을 옮긴다.
봉 하나를 넘으면 있겠지...
저 언덕을 돌면 있겠지...
작년에 이곳들을 지났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마지막 물 한 모금을 들이킨다.
18시 15분
아, 드디어...
기억을 되찾는다.
연하봉이 보이고 그 밑으로 계단...
작년 여름 그 계단길이 무척 낭만적으로 보였던 곳이다.
중간쯤에서 약초를 캐는 세 분이 보인다.
어디까지 가냐고 하신다.
이 몸으로 더 이상 갈 데가 어디 있겠어요. 장터목이죠.
그 분들도 장터목대피소에서 주무실 거란다.
18시 29분
연하봉(1730m) 장터목 0.8km
지리십경 중의 연하선경
바위들이 그럴듯한 자세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하봉에서 장터목까지 0.8km는 화엄사에서 연하봉까지의 누적된 피로로
죽음보다 심한 고통을 느끼며 가고 있다.
18시 31분
고사목 또한 멋진 포즈로 바위들과 어울려 더 없이 멋진 풍광을 만든다.
그러나 지쳐 죽기 직전의 맥가이버는 경치를 감상할 기력이 없다.
그들의 모습은 벌써 저만큼...
드디어 장터목대피소가 보인다.
천왕봉은 비구름에 가려져 검게 보인다.
18시 40분
지금 이 순간 맥가이버는 비를 맞으면 죽을 것이다.
물론 비옷도 있고 갈아입을 옷도 있다.
그러나 배낭에서 그 옷을 꺼낼 힘이 없다.
오직 장터목대피소까지 걸어갈 힘만이 있을 뿐이다.
이 순간, 하늘이 허락하지 않고 지리산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맥가이버가.
지금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다.
지리산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어떻게 여기까지 올 수 있나...
마지막 힘을 다해 장터목대피소를 향한다.
18시 50분
드디어 장터목대피소다.
......
많은 사람들이 저녁준비와 식사로 분주하다.
그들 어느 누구도 나를 반겨 주지 않는다.
그들은 그들 나름의 움직임만 하고 있다.
......
알아달라고 한 거 아니고...
자랑하려고 한 거 아니지만...
여기까지 왔다는 것에 나 자신 스스로 대견해 한다.
취사장에 배낭을 풀고 물을 뜨기 위해 급수대로 내려간다.
두 개의 수도꼭지에서 그런 대로 물이 잘 나온다.
물을 담아 다시 취사장으로 올라오는 데...
이거 장난이 아니다.
발을 옮길 수가 없다.
.......
물을 끓이고, 햇반을 데우고, 라면을 끓이고,
다시 햇반을 말아서 더 끓여 먹었던 아침처럼...
먹고 나니 좀 살 것 같다.
그러나 다리는 정상 기능을 못한다.
백무동에서 올라온 님께서 라면을 끓이려는데 버너가 작동이 안되고 있다.
버너를 쓰시라고 빌려 드리고 반찬도 드시라고 하고...
커피 한잔을 만들어 마시면서 전화되는 곳을 찾는다.
대피소 주변에는 어쩌다 되는 곳이 두어 곳 있다.
취사장 옆 망원경 있는 곳과 화장실 뒤편 안테나 주위에서...
그러나 오늘은 잘 안 된다.
배낭을 다시 꾸린다.
내일 새벽에 바로 출발해야 하니까 취사장에 다시 내려올 필요가 없다.
천왕봉 일출보고 중봉타고 써리봉타고 치밭목대피소까지 가서
그 곳에서 아침식사 할 예정이다.
19시 45분
숙소를 배정(5,000원) 받는다.
담요 두 장(2,000원)을 빌린다.
방문객이 많지 않아 예약이 없어도 상관없다.
이 곳은 내일 날짜로 예약을 하고 내려 왔지만 오늘 와 버렸으니...
배정 받은 자리에 배낭을 풀고 다시 정리한다.
땀으로 젖은 옷 갈아입고...
일출 보기 위해 대기하려면 두꺼운 옷을 껴입어야 하기에 배낭 위로 올려놓고..
헤드램프와 손전등을 다시 확인하고...
20시 00분
자리에 누워 잠시 하루를 돌이켜 본다.
아침식사 시간 40분 포함해서 13시간 50분 동안 계속 걸었던 오늘의 산행을...
누군가가 죽을 만치 보람 있는 일이냐고 묻는다면
꼭 한 번 이 종주를 해보고 싶었다는 말로 답하리라.
방송으로 내일 일출 예상시간 05시 23분이란다.
해돋이를 보려면 1시간 10분전에 출발해야 됨을 다시 알려주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자기들 자기 전(21시)에 구입하란다.
20시 15분
일찍 잠을 청한다.
배낭을 발 밑에 눕히고 그 위에 발을 올린다.
이미 잠들은 사람의 코고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낯선 곳에서의 잠자리가 이래서 신경 쓰인다.
그래도 뒤척이다가 잠이 든다.
'화엄사에서 천왕봉 찍고 대원사까지'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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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 고전 종주 - '화엄사에서 천왕봉 찍고 대원사까지' 2편
2003년 5월 19일 월요일
03시 55분
부스럭 소리에 잠이 깬다.
일출을 보기 위해 짐정리를 한다.
담요를 개서 중앙에 두고...
긴바지에 긴팔남방을 입고...
장갑도 끼고...
04시 10분
배낭을 매고 대피소를 나서다가 체중조절을 하고 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나서 화장실에 갔지만 어제 잠들기 전에 다녀와서 그런지 소식이 없다.
04시 20분
대피소에서 제석봉으로 가는 계단길에 불빛이 하나도 없다.
이미 다 출발하였나 보다.
숨차고 힘들다.
어제 너무 무리를 했나...
제석봉 고사목 지대를 지날 때마다 느끼는 것은
고사목이 자아내는 풍광이 색다르다는 것과
등산로 양쪽으로 쳐진 울타리가 서부영화에 나오는 목장을 연상케 한다는 것
그리고 산에 불이 나면 복원이 어렵다는 것...
04시 40분
제석봉 끝자락에 우뚝 선 바위봉이 마치 천왕봉 가는 길을 지키는 수문장처럼
당당하게 버티고 있다.
'나를 거치지 않은 자는 천왕봉에 오르지 못한다'는 듯 지키고 서 있다.
이후 세 개의 작은 봉을 우회하며 계속 오른다.
04시 55분
통천문(通天門) - 하늘로 통하는 문이다.
북한산 돌문바위처럼...
그러나 통천문은 철계단을 밟고 올라야 한다.
05시 00분
통천문을 통과하여 오르는데 쉬고 계시는 분들이
좀 쉬다가 일출시간 맞춰서 오르라고 하신다.
가볍게 인사하고 계속 오른다.
천왕봉 바로 못 미쳐 넓은 터가 있는데 누군가 조그마한 텐트를 쳤다.
저 자리 zoom님이 좋아하실 텐데...
05시 05분
천왕봉 정상이다.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하다'
원래는 '영남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하다'였는데...고쳤단다.
정상 표지석을 쓰다듬어 본다.
주변 바위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저 아래 중산리와 반대편 백무동은 고요하다.
동쪽 하늘은 지평선 위로 검은 구름 띠가 드리워져 있다.
옷을 껴입고 자리를 잡고 앉는다.
주변은 캠코더와 카메라로 장면을 담느라 분주하다
모두들 적당한 자리를 잡고 기다린다.
입빠른 사람이 일출이 없을 것이라 한다.
일출이 없는 날이 있나...
단지 구름에 가리우면 조금 늦게 떠오른다 뿐이지...
05시 25분
짙게 깔린 구름 위로 해가 살며시 고개를 든다.
서서히 오르면서...
얇은 구름 띠를 몸에 두르고...
주변을 서서히 붉게 물들이면서
또 하루를 밝히는 해가 솟고 있다.
때 맞춰 달빛이 스러진다.
05시 27분
구름 위로 완전히 떠오른 해를 본다.
하늘은 이미 환한다.
얇은 구름이 하늘 가운데 떠 있다.
05시 35분
중봉으로 가는 길에 있는 이정목에 대원사 11.7km
6 년전 이 길로 뭘 모르고 내려갔다가 무지하게 짜증냈는데...
이제 그 이유를 알면서도 내려간다.
그 이유는 분명히 하산을 하는 길인데...
계곡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산을 오른다.
그리고 다시 계곡으로...
또 산 중턱까지 오르다가 다시 내려서고 오르기를 수차 반복하다가
아예 산정상을 밟고 지나다가 훌쩍 넘어서 끝없는 계단을 내려간다.
그 악몽을 잊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스스로 내려가고 있다.
05시 39분
천왕봉 정상에서 조금 내려서니 바람이 안 불어 좀 낫다..
눈 앞에 보이는 구상나무가 신기하다.
위 가지는 오른편으로 뻗어 있고, 아래 가지는 왼편으로만 뻗어 있다.
아래 오른편 가지는 등산객들이 가지를 쳐서 그런가...
하여튼 위 아래 가지가 반대편으로 뻗은 나무가 색다른 멋으로 서 있다.
백무동은 안개가 없다. - 안개가 많아 白霧洞이라던데...
추성리 가는 칠선계곡은 휴식년제에 묶여 통제한다.
혼자만이 하산하는 길이라 혹시나 길을 잘못 찾을까 걱정했더니
여러 등산산악회의 시그널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바람에 날리고 있다.
오른쪽 바위 틈에 아주 작은 가지에서 피어난 진달래꽃이
발걸음을 잠시 붙든다.
자기를 대견하게 여겨 달라고...
05시 46분
철계단을 만난다.
미끄럼 주의라는 경고 없더라도 계단 폭이 좁아 위험하다.
조심스럽게 두 손으로 난간을 잡고 내려간다.
체중조절의 강한 요구가 있지만 거절하고 계속 걷는다.
이제 막 잎을 나오려고 하는-줄기는 개나리를 닮은-것들이 지천으로 있다.
|하늘|은 알고 있을 텐데...
05시 57분
체중조절의 요구를 이기지 못하고 등산로에서 조금 벗어나 자리를 잡는다.
이참에 복장정리도 겸해서 하고 있자니..
어제 저녁 식사도 옆에서..
잠도 옆에서 잤던 분이 올라 오신다.
추성리로 내려가야 한단다.
바로 위에 있는 중봉 거쳐 하봉으로 가서 내려 가시던지...
아니면 다시 천왕봉까지 가셔서 칠선계곡으로 가시던지...
난감하다.
06시 12분
중봉(1874m) 대원사 10.8km
중봉에 오르니 강한 태양 빛에 눈이 부시다.
이런 강한 햇빛을 어제 받았다면...
과연 장터목까지 올 수 있었을까...
태양을 가려주었던 비구름이 무척 고맙게 여겨진다.
06시 15분
이정목 치밭목 3.0km
이슬 머금은 풀잎이 다리에 스친다.
산새소리는 정겹게 들린다.
하산이 주는 기쁨이리라.
06시 15분
멋진 주목이 앞에 있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 간다는 주목이 반쯤 썩어있다.
고풍스러운 저택 정원수로 가끔 나오는 그런 형상이다.
06시 26분
천년도 훨씬 더 되어 보이는 주목이다.
몸뚱이는 껍질을 다 벗었지만 잎을 피우고 있다.
06시 28분
이정목 치밭목 2.6km
길이 좋아 걸음을 조금 빨리 해 본다.
06시 33분
철계단 네 개를 통과한다.
추락주의 경고를 되새기며 긴 철계단을 내려서자
조금 넓은 공터가 나온다.
천왕봉이 보이고
앞산에는 군데군데 고사목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06시 44분
다시 짧은 철계단을 만난다.
주변을 둘러보니 고사목들이 군데군데에서 제 나름의 풍경을 만들고 있다.
바람이 시원하다.
발 아래에는 구상나무가 새순을 돋우고 있다.
06시 52분
이정목 치밭목 1.8km, 대원사 9.5km
아침식사는 치밭목에서...
07시 00분
언덕에 올라서서 잠시 뒤를 돌아보니 천왕봉이 아직도 나를 지켜보고 있다.
마침 오랜 친구와의 이별을 전송하는 듯...
자기를 찾아 불원천리 달려온 친구와의 작별을 아쉬워하는 듯...
죽음의 고통을 이기고 찾아와 자기 품에 안긴 연인을 지키듯이...
저 아래 작은 산들 속에 갇힌 구름이 마치 저수지를 연상시킨다.
07시 14분
이후 몇 개의 철계단을 더 타고 내려온다.
이정목 치밭목 1.0km, 천왕봉 3.0km
반달가슴곰 서식지이므로 출입을 통제하는 문구가 앞에 있다.
등산로는 그곳에서 좌측으로 나 있다.
07시 18분
이후 완만한 길을 걷다가 썩은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질 뻔 한다.
넘어지지 않은 것은 체력이 회복되었기 때문이리라.
07시 22분
우측의 커다란 바위 틈에 작은 돌들을 끼워 놓았다.
턱 위에 쌓여 있는 돌들도 있고...
어떤 기원을 담았으리라...
07시 32분
치밭목대피소가 저 앞에 보인다.
벤치가 두 개 있다.
샘터로 직접 가서 물을 채운다.
수량은 풍부하고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다.
07시 39분
치밭목대피소 야외식탁에 배낭을 푼다.
코펠에 떠온 물을 끓여 라면을 넣고 있는데...
양손에 스틱을 든 두 분이 내려오신다.
같이 드실 것을 권하니 죽을 끓여 먹고 내려왔단다.
노고단에서 시작해서 장터목에서 자고 일출보고 내려온단다.
한참을 이런 저런 이야기하며 쉬다가 먼저 내려들 가신다
식사를 하고 다시 여장을 꾸린다.
이제부터 지루한 하산이라 만반의 준비를 한다.
08시 23분
치밭목대피소를 뒤로하고 하산
언제 대원사에서 시작하는 종주를 하게되면 이곳에 하룻밤 묵고 가리라...
08시 26분
산죽이 좌우로 도열하듯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왜 산죽은 싱싱하지 않고 말라버린 부분이 많을까...
속리산 천황봉 가는 길의 산죽도 그러하다...
08시 43분
작은 물길을 몇 번 건너면서 내려오다가 커다란 소와 계곡을 만난다.
이곳으로의 하산시 샌들이 필요하기에 준비는 해왔지만...
오늘은 갈아 신지 않아도 좋을 듯하다.
08시 45분
나무 계단이 길게 이어진다.
새로 만든 것이다.
08시 47분
계단이 끝나는 좌측 아래로 무제치기 폭포로 가는 길이 있다.
대원사까지 6.6km 남았다
무제치기 폭포는 여인의 치맛자락 같이 넓은 바위면을 타고 물이 내리는데
수량이 작을 때 보니까 치마고름처럼 좁게 흐르고 있었다.
아마 수량이 많을 때는 물치마가 되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가까이 가 보지 않고 곧바로 하산한다
08시 50분
무제치기교를 만난다.
나무다리가 견고하게 버티고 있다.
밑으로는 많은 양의 물이 흐르고 있다.
한 여름에는 더 많은 양의 물이 등산객의 땀을 씻어주리라.
09시 01분
이정목 유평리 4.4km, 새재 3.0km 대원사 5.9km
새재 삼거리다.
발길이 물길이다.
얇게 깔려 흐르는 물을 밟고 간다.
큰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시원하게 흐르는 물줄기를 보니 가슴속까지 뚫린다.
잠시 계곡에서 멀어지며 걷는다.
다시 계곡물을 본다.
이러기를 여러 차례 반복한다.
09시 15분
나무다리가 나온다.
지금 높이가 건너편 산의 목부분이다.
하산하다가 다시 올라가고 있는 중이다.
09시 18분
전망이 트이는 곳에서 무제치기 폭포도 보인다.
깊고 높은 산 중턱에서 떨어지는 폭포의 모습이....
다시 나무 계단이다.
위험요소를 제거하기 위함이리라.
09시 25분
대원사 4.9km
바위틈에 뿌리를 박고...
바위틈을 벌리면서 굵게 뿌리내린 커다란 나무를 만난다.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이렇게 크게 자란 나무의 의지력이 돋보인다.
종주시 보았던 길거리에 누워버린 수많은 나무들...
뻗기 좋은 흙을 따라 뿌리를 뻗다가...
흙이 쓸려 가면 뿌리를 드러내고 길바닥에 드러눕는 나무가 마치
온실 속에서만 잘 자라는 식물 같은 우리 아이들이 아닐까...
09시 30분
이제 건너편 산보다 더 높이 오른다.
좁은 산죽길을 따라 걷다보니 건너편 산보다 훨씬 높은 곳으로 가고 있다
하산한다고 내려가다가 이렇게 다시 오르니 짜증이 나는 것이다.
09시 43분
이제 산능선을 걷고 있다.
혹시 잘못 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잘못 든 길은 아니다.
09시 45분
대원사 4.1km, 유평리 2.6km, 치밭목 3.6km, 천왕봉 3.6km
이제 진짜 하산이다.
통나무를 가로놓아 흙이 쓸려나가지 않도록 만든 계단길이지만
흙이 많이 쓸려 나가서 곡예 하듯 통나무만 밟고 내려서다 보니
발바닥 가운데가 뜨겁다.
09시 55분
이번에는 돌계단길이다.
발아래 노오란 애기똥풀꽃이 군데군데 피어 있다.
애기똥풀꽃이 맞나?...
09시 59분
개울이 나타난다.
대원사 3.5km, 치밭목 4.2km
개울님!
특수직에 근무하시기에 타지 산행을 못한다셨는데...
퇴직하시면 같이 지리산종주 하시죠.
편한 길로의 하산이라 님들 생각이 난다.
산행 전에 힘을 준 님들...
토북의 발전을 위해 애쓰는 젊음들...
바위에 붙고 싶어하는 님들...
안전산행을 외치는 님들...
토북의 버팀 역할을 하는 님들...
얼굴은 모르지만 산을 통해 공감하는 분들...
10시 28분
커다란 소(沼)를 만난다.
다음에 토북 님들과 같이 하산한다면 이곳에서 씻고 물장난도 하며...
주바라기가 좋아할 곳이다.
10시 30분
드디어 유평리다.
대원사 1.7km
고향마을에 온 느낌을 주는 낡은 농가에 넓은 마루가 정겹고..
파이프에서 쏟아지는 물줄기가 시원스럽다.
한가로운 집에 개들만이 낮선 이의 방문을 거부하듯 짖는다.
혼자이기에 지나친다.
일행이 있다면 막걸리 한잔 도토리묵 한 접시를 시켜 놓고
긴 산행으로 지친 몸을 달래볼텐데...
콘크리트 바닥에 반사된 햇빛이 따갑다.
선글라스 쓴다.
10시 34분
대원사 계곡의 시원한 물줄기와 그 소리가 활력 있게 느껴진다.
집으로 통화를 시도하는데 받는 이가 없다.
아, 월요일이구나...
대원사 계곡의 돌은 붉다.
집채만한 돌도...
손바닥만한 돌도...
계곡바닥을 덮고 있는 돌도...
철분이 많아서 그런가...
10시 41분
지나던 차가 서서히 가면서 타려고 하면 태워 주겠다는 듯 서서히 움직인다.
말이 없자 차는 속도를 내어 떠나간다.
콘크리트 바닥에 털썩 앉아 길가에서 나는 쑥을 뜯고 계신 할머니...
아스팔트 위에 뿌려진 물 위에 앉아 물을 먹고 있는 듯한 호랑나비...
지리산이 옆에 있어 좋은 풍경들이다.
10시 55분
대원사다.
커다란 전나무가 버티고 서 있다.
절 안에는 공사가 한창이다.
뭔 건물을 짓는지...
벽은 콘크리트 처리를 하였다.
그냥 지나친다.
11시 01분
대원사 일주문이 보인다.
앞으로 가서 보니 '방장산 대원사'라 적혀 있다.
지리산의 다른 이름 方丈山
조금 옆에는 화장실이 있다.
절에 들어오기 전에 불필요한 것들은 버리고 오라는 뜻인가...
아니다, 유원지 화장실이다.
11시 04분
대원교다.
화강암으로 만든 커다란 다리...
대원사의 품격에 맞춘 것인가...
그 밑 계곡에는 이전 물난리 났을 때 떠내려온 나무뿌리가 걸려 있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붉은 아스팔트 도로...
그리고 그 끝나는 곳에서 이어지는 육각형 보도블럭이 깔린 도로...
이렇게 긴 거리를 보도블럭으로 찻길을 만든 수고로움은...
불심이 아니면 되지 않을 공사다.
물소리 새소리를 동무 삼아 걷고 또 걷는다.
가끔 올라오는 차들만 없다면...
11시 22분
유평매표소에 도착한다.
길고 긴 지리산 종주의 끝 지점이다.
감회...
.....
.....
11시 25분
진주 가는 시외버스가 맥가이버를 기다리듯 드넓은 주차장에 외로이 서 있다.
11시 30분 출발이란다.
버스표(3,400원)를 구입하고...
자리를 잡고...
잠시 세수를 하고...
11시 30분
버스는 진주시를 향해 출발한다.
1시간 10분 정도 걸린단다.
12시 35분
진주시외버스터미널 도착한다.
곧바로 매표소로 가서 서울 가는 표(16,500원)를 구한다.
13시 출발이란다.
좌석이 넓은 28인승 버스다.
15시 40분
폰이 운다.
Andy의 전화다.
말소리가 잘 안 들려서...
종주이야기만 먼저 대강하고 내려서 내가 걸기로 한다.
16시 35분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에 도착한다.
곧바로 Andy와 통화를 하고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향한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씻고 컴에 앉아 후기를 쓴다.
1박 2일 종주 산행후기를 1박 2일로 쓰고 있다.
이 글을 읽어주신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기회가 되면 지리산 종주 같이 하시죠.
- 맥가이버 -
+++아래 글은 당시 글을 읽고 님들이 쓴 '토북카페의 꼬리글' 입니다.
맥가이버☞ 성원해 주신 여러분 덕에 2박 3일 종주 하려던 것을 외로움과 고통을 참으며 1박 2일로 마치게 되었습니다....이 글은 그 고통보다 더 한 고통을 느끼며 1박 2일로 쓰고 있습니다... [2003/05/20]
블루엣☞ 우아..어떻게 이렇게 자세한 종주기를..보이스레코더라도 가져가셨는지요^^ 무사히 잘 다녀오셔서 다행이구요 후기도 정말 멋집니다...2편 기대됩니다~! ^^ [2003/05/20]
주바라기☞ 감동 그 자체.. 저도 7월이 넘 기다려지네요..^^ 이번엔 기필코 갑니다.. [2003/05/20]
봄빛☞ 맥가이버님 분단위로 기록한 기행문은 첨 읽습니다 시계 보면서 산행하시느라 더 힘드셨겟다 .....산으로 왔다 한편의 시도 장편소설처럼 읽고싶어서 장편소설처럼 읽어줄 시 한편을 쓰다 죽고 싶어서 ...... 유안진님의 시가 생각나네요^^ [2003/05/20]
해피 바이러스^^*☞ 지리산 외로운 종주 축하드립니다, .....수고 하셨단 말뿐이..... [2003/05/20]
zoom☞ 산행기를 보면서 벅찬 감동으로 눈물이 납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 그리고 장하십니다 [2003/05/20]
후리지아(메아리)☞ 종주를 축하드립니다. 담에 지리산에 갈 기회가 되면 맥가이버님과 토북식구들 함께 종주를 꿈꾸어봅니다.~~~~~~~~~~ [2003/05/20]
투덜이☞ 늘 함께 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세심하심......감동하고 있습니다.....수고 하셨습니다........^^ [2003/05/20]
나의별☞ 맥가이버님 글 잘 읽었어요. 약5년 전에 제가1박2일에 종주한 코스군요. 대단한 스피드와 인내로 주파한 거의 빨치산 수준이었지요. 종주 진심으로 추카드리고요. 언제 기회 있으면 저와 토북식구들과 함께 한번 다녀왔으면 하네요.*^^* 산행에서 뵙기를 기대합니다. [2003/05/20]
맥가이버☞ 보이스레코더 없습니다...걸으면서 메모하였다가 서울로 와서 정리한 것입니다...앞으로 종주를 하실 님들에게 조그마한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렇게 씁니다만 진정 도움이 될는지...1박 2일로 글쓰는 것이 1박 2일로 종주 하는 것보다 힘들군요. [2003/05/21]
케이투(k2)☞ 지리산 종주 축하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참고로 제가 주로 이용하는 코스는 서울-구례구-성삼재-노고단-연하천-벽소령-세석-장터목-천왕봉-장터목-백무동-남원-서울 입니다. [2003/05/21]
산칭구☞ 맥가이버님과 함께 눈으로 먼저 지리산 밟아 봤습니다......후기 감사하고......체중조절의 부산물은 어떻케 깔끔하게 묻어 주는지 궁금해지는 산칭구 입니다 [2003/05/21]
캔디☞ 정말로 감동 받았습니다. 많이(한5년) 훈련한 뒤에 저도 지리산 종주가 하고 싶어지네요..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입구만 갔다가 옴) 지리산을 너무 생생하게 알려주신 것 고맙습니다. 무사히 잘 다녀오셔서 반갑습니다. [2003/05/21]
히딩크☞ 정말 대단하십니다... 저도 앞으로 삼년 정도 열심히 산행하면 맥가이버님처럼 지리산종주 도전할 수 있겠지요... 그때 이 글은 저에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되겠지요... 그때까지 열심히 노력할게요... ^^;;; [2003/05/21]
아낌없이 주는나무☞ 외롭고 힘든 종주산행을 마치고 난 다음.. 맥님 마음속의 그림은 어떠했는지... [2003/05/21]
글로리아☞ 이렇게 가슴이 떨려옴은 지나간 지리산에서의 그와의 추억 때문이며 다시금 살아나는 그 기억은 리얼하고도 멋진 후기글 덕분이네요. 지리산 종주 축하합니다. 다음엔 칠성계곡으로 오르는 종주 한번 해보시죠. 죽일 겁니다. [2003/05/21]
운우☞ 산에 대한 열정 대단하십니다..지리산 단독종주는 쉬운 산행이 아닙니다. 수고하셨습니다 6월 6일,7일 종주 갑니다. 화엄사~백무동 ( 설악산 서북릉, 북주릉, 천화대 공룡 연계산행, 용아/공룡 지리산 서부. 동부 주능선 태극종주, 1대간 13정맥, 오지산행 두고 두고 가야할 산행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백두대간 단독종주.. [2003/05/21]
인왕산☞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대단하신 열정과 그에 못지 않은 체력을 가지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고 ........풋내기지만 언제 정말 한번 뵙고 싶습니다. [2003/05/21]
l하늘l☞ You did good job!!!!! [2003/05/21]
등불☞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토북과 한 식구라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언제 뵈면 축하주한잔 하시죠! [2003/05/21]
수호천사☞ 우리 토북의 자랑, 맥가이버님의 지리산 종주를 한없이 축하드립니다!!정말 수고하셨습니다. 6일 상장능선 저도 같이 가요^^* [2003/05/21]
닉네임☞ 등산객(客)과 산악인의 구분점이 지리산 종주라고 들었습니다. 듬직하신 분위기!! 종주를 축하드립니다..저도 이번 6월에 연가를 내서라도 갈 예정입니다. 참고 많이 하겠습니다. [2003/05/21]
초록 상자☞ 야! 맥가이버 님의 자리를 확인하였습니다. 한번 뵜지만 맥가이버님이 안 계셔서 물으니 지리산 가셨다고 하더만요. 역쉬나 후기 빵빵하게 올리시고, 답글도 빵빵합니다 수고 하셨어요. ^^ 산에서 뵈요. [2003/05/21]
태백산☞ 역시! 가이버형 인기 짱이내...^^ 수고했어여 [2003/05/21]
Aron☞ 맥가이버님 팬클럽 만드시죠. 아니 만들어 드려야죠. 산행보다 힘든 후기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전 갔다 와도 못합니다. 다음엔 칠선계곡에서 오르는 길로 한번 하시죠. 죽이는 길일 것입니다. [2003/05/22]
맥가이버☞ 지리산 종주에 그리 오랜 기간의 준비는 없어도 됩니다....먼저 가겠다는 맘 먹는 것이 우선이고요...경험한 분들의 충고를 듣고 가시면 됩니다...지리산에서 2박 정도 묵으시면 별 무리 없이 종주 가능합니다... [2003/05/22]
에스테반☞ 맥가이버님 대단하세요. . . 지리산에 대해 좋은 자료가 생겨서 횡재했습니다. . . ^ ^ [2003/05/22]
연두☞ 증말!! 횡재했습니다. ^^ [2003/05/22]
삐돌이☞ 맥가이버님 좋은 말씀 너무 감사해요~ 지리산 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 ^ [2003/05/22]
맥가이버☞ 운우님!..종주 잘 하시고 오세요...언제 같이 종주 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하고 바랍니다. [2003/05/22]
맥가이버☞ 닉네임님!도 종주 잘 하시기 바랍니다...이 글이 도움이 된다면 보람을 느낍니다...또 뵙고요. [2003/05/22]
맥가이버☞ 연두!..지리산 잘 다녀오세요...좋은 리더가 함께 하니 좋은 산행될 것입니다. [2003/05/22]
맥가이버☞ 아론&글로리아님!..지리산 칠선계곡으로 하산이나 등산할 수 있는 날 같이 하시죠...저는 가보지 못했지만 무척 아름답고 좋다는 말은 들어서 좋은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2003/05/22]
zoom☞ 맥가이버님 산행기 제가 잘 보관해놓겠습니다 [2003/05/23]
Grass(잔디)☞ 정말 수고하셨구요.. 또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그 섬세함에도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이제야 시간을 내서 첨부터 끝까지 읽어보았습니다. ^^ [2003/05/23]
beauty☞ 남들이 많이 꼬리말 붙는 거 같아서 저는 안 붙이려다가, 기록갱신 하시라고,...ㅎㅎㅎ 좋은시간. 여기에.. [2003/05/23]
맥가이버☞ 이글은 지리산을 종주한 산행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들여서 쓴 글입니다...A4지 31장에 해당하지요...더 길게 쓸 수도 있지만 호흡 짧고 성질 급하신 분들이 클릭하고 들어와 욕하시고 나갈까 봐 줄여 줄여 썼습니다...해서 약간 맥가이버의 마음에 차지는 않지만 모두 다 읽으시고 격려해 주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2003/05/23]
윤종대☞ 너무 흥분되어 가슴이 북받쳐 오름을 참을 수 없습니다. 님이시여 지리산 종주 축하드리며 언제나 지리산처럼 길고 긴 여정 인생길 잘 헤쳐 나가기를 바랍니다. 님이시여 그대를 천왕봉 종주자로 임명합니다. 축하해요. 사랑해요...... [2003/05/25]
산울림☞ 정말 A4지 31장이네요. 심금을 울리는 음악과 어우러진 님의 종주기 너무너무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프린트하여 이 번 여름 지리산 종주 할 때에 참고하려 합니다. 님의 정성어린 글을 대하고 부러움에 감히 글을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행복하시길 빕니다. [2003/05/26]
자유☞ 정말 옛날 일이 생각났습니다. 20년 전 83년 5월 군대가기 전에 종주 했던 생각이 났습니다. 그땐 나도 흐흐 새월은 가도 산천은 변함 없는데 정성어린 글을 읽고 운동 많이 해 다시 한번 나도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수고하셨습니다. [2003/05/28]
맥가이버☞ 여러분들이 읽으시고..후기보다 더 훌륭한 글귀로 꼬리말을 다시어 꼬리말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고맙습니다. [2003/05/28]
맥가이버☞ 지난 '상장봉에서 백운대 찍고 수리봉까지'는 북한산종주(토북의)를 바라는 맘에서 산행하고 쓴 글이고요..이 글은 워킹산행의 메카인 지리산의 종주를 부추키기 위해서 였습니다..그것이 인정을 받아 공지글에 붙박이로 있어 타의 눈총을 받고 있군요..Andy! 고마워요. [2003/05/28]
갼이☞ 멋모르고 떠났던 지리산종주산행이 생각나게 하네요...... 멋진 추억 얻으신 것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2003/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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