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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정말 좋은 사람 / 박노해

by 맥가이버 Macgyver 2006. 2. 19.

 

 

 

 

정말 좋은 사람 / 박노해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거나  
    탐스러운 과일이 달린 나무 밑에는  
    어김없이 길이 나 있습니다.  
    사람들이 저절로 모여들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와 마찬가지 이치로  아름답고 향기나는 사람에게
    사람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좀 손해보더라도
    상대를 위해 아량을 베푸는 너그러운 사람.  
    그래서 언제나 은은한 향기가 풍겨져 나오는 사람.  
    그런 사람을 만나 함께 있고 싶어집니다.

    그 향기가 온전히 내 몸과 마음을 적시어 질 수 있도록,  
    그리하여
    나 또한 그 향기를
    누군가에게 전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스치듯 찾아와서 떠나지 않고
    늘 든든하게 곁을 지켜주는 사람이 있고.
    소란피우며 요란하게 다가왔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훌쩍 떠나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소리없이, 조용히, 믿음직스럽게  
    그러나 가끔 입에 쓴 약처럼 듣기는 거북해도  
    도움이 되는 충고를 해 주는 친구들이 있고  
    귓가에 듣기 좋은 소리만 늘어놓다가  
    중요한 순간에는
    고개를 돌려버리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우리 곁에는 어떤 사람들이 머물러 있습니까?  
    있을 땐 잘 몰라도 없으면 표가 나는 사람들,  
    순간 아찔하게 사람을 매혹시키거나 하지는 않지만  
    늘 언제봐도 좋은 얼굴,넉넉한 웃음을 가진 친구들,  
    그렇게 편안하고 믿을만한 친구들을
    몇이나 곁에 두고 계십니까?  

    나 또한  누군가에게 가깝고 편안한 존재인지  
    그러기 위해 노력은 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자문하고 싶습니다.  

    두드러지는 존재,
    으뜸인 존재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오래 보아도 물리지 않는 느낌,  
    늘 친근하고 스스럼 없는 상대,  
    그런 친구들을 곁에 둘 수 있었으면,  
    그리고 나 또한  남들에게
    그런 사람으로 남을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랄 뿐입니다.  

 

위 사진은 2006년 1월 17일(화) 강촌 검봉/봉화산 연계산행 時

'강선봉'을 오르는 도중에 찍은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