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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글 모음

나는 당신의 초승달입니다

by 맥가이버 Macgyver 2006. 7. 17.
 

 

 

 

 

나는 당신의 초승달입니다.

     

    나는 당신의 태양이 아닙니다.
    나는 당신의 초승달입니다.
    빛은 아니라도 나 홀로 쓸쓸하여
    당신의 외로움에 동참하는 여린 초승달입니다.


    나는 당신의 등대가 아닙니다.
    나는 당신의 가로등입니다.
    당신 삶의 목표가 아니라
    당신과 함께 한 발짝씩 걸어가는 가로등입니다.


    나는 당신의 전등이 아닙니다.
    나는 당신의 하얀 양초입니다.
    당신 가슴의 모든 불이 꺼졌을 때
    손 내밀면 잡히는 작은 양초입니다.


    나는 당신의 강이 아닙니다.
    나는 당신의 작은 옹달샘입니다.
    당신 삶 전체를 적시지는 못해도 목마를 때 찾아오면
    목을 축여주는 산속의 옹달샘입니다.


    나는 당신의 여객선이 아닙니다.
    나는 당신의 전마선(傳馬船) 입니다.
    큰배가 닿을 수 없는 포구에
    당신의 작은 하루를 내려놓는 전마선(傳馬船) 입니다.


    나는 당신의 고속도로가 아닙니다.
    나는 당신의 오솔길입니다.
    당신을 빨리 가게 할 수는 없지만
    즐겁게 가게 하는 작은 오솔길입니다.


    나는 당신의 하늘이 아닙니다.
    나는 당신의 구름 한 조각입니다.
    너무 막막하여 한숨 쉴 때
    잠시 눈길 머물게 하는 구름 한 조각입니다.


    - 글/정용철(좋은생각 발행인)

     

     

    위 사진은 2006년 1월 17일(화) 강촌 검봉/봉화산 연계산행 時

    '강선봉'을 오르는 도중에 찍은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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