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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가득한 여백

by 맥가이버 Macgyver 2006. 9. 16.

 

 

 

 

 

  가득한 여백 / 김재진 

 

 

      만약에 네가 누구에게 버림받는다면
      네 곁에 오래도록 서 있으리라.


      쏟아지는 빗줄기에 머리카락 적시며
      만약에 네가 울고 있다면
      눈물 멎을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리라.


      설령 네가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때아닌 장미를 고른다 해도
      주머니에 손 넣은 채 웃기만 하리라.


      가시에 손가락 찔린 네 예쁜 눈이
      찡그리며 바라보는 그 짧은 순간을 다만
      안타까운 추억으로 간직하리라.


      만약에 내가 너로부터 버림받는 순간 온다면
      쓸쓸한 눈빛으로 돌아서리라.


      돌아서서 걸어가는 그 긴 시간을
      너의 후회가 와 채울 수 있도록
      가득한 여백으로 비워두리라
      .


 

 

위 사진은 2006년 1월 17일(화) 강촌 검봉/봉화산 연계산행 時

'강선봉'을 오르는 도중에 찍은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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