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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진7

바다에서 돌아오면 / 이생진 바다에서 돌아오면 / 이 생 진 바다에서 돌아오면 가질 것이 무엇인가 바다에선 내가 부자였는데 바다에서 돌아오면 가질 것이 무엇인가 바다에선 내가 가질 것이 없었는데 날아가는 갈매기도 가진 것이 없었고 나도 바다에서 가진 것이 없었는데 바다에서 돌아가면 가질 것이 무엇인가 2013. 6. 15.
서로 말이 없다 / 이생진 서로 말이 없다 / 이생진 겨울에 산 식구들은 서로 말하지 않는다. 소나무끼리도 그렇고 참나무끼리도 그렇다. 바위는 본래 말 없는 상징이지만 입이 가벼운 싸리나무끼리도 말 하지 않는다. 말하지 않고 자라서 말하지 않고 살다가 말하지 않고 가는 산은 나보고도 말하지 말라고 한다. 2013. 1. 3.
갯쑥부쟁이 / 이생진 갯쑥부쟁이 / 이생진 간밤에 내려왔다 돌아가지 못한 별이다 갯쑥부쟁이는 절벽을 좋아한다 갯쑥부쟁이는 바람을 좋아한다 갯쑥부쟁이는 파도 소리를 좋아한다 갯쑥부쟁이는 늘 혼자다 빙긋이 웃으려다 울어버리는 오후의 고독 나도 모르게 손을 내밀면 저승에서 온 사람처럼 손을 내민다 갯쑥부쟁.. 2010. 11. 16.
갯쑥부쟁이꽃 / 이생진 갯쑥부쟁이꽃 / 이생진 식물도감을 보면 긴털갯쑥부쟁이는 11월에서 다음해 2월까지 제주도나 그밖에 남부 지방 해변에서 피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마라도 풀밭에는 9월 화창한 가을 문턱에 피어 있다 이놈이 날 반기느라 도감을 이탈한 것인가 그 이탈은 참 예쁘다 민들레와 엉겅퀴는 사별을 하고 너.. 2010. 11. 16.
야생화 / 이생진 야생화 / 이생진 우도엔 야생화가 많다 아무도 그 꽃에 물을 주지 않는다 야생화는 버려져야 행복하다 버려진 민들레 버려진 엉컹퀴 버려진 메꽃이 하나도 버려져 있음을 모른다 그들은 사람의 집에 들어오고 화분에 뿌리를 묻을 때 비로소 버려진 것이 자유롭다는 것을 안다 2010. 11. 16.
서울ㆍ춘천고속도로 걷기를 꿈꾸며...길 - 이생진 / 백자의 걸음의 이 길 / 이생진 길 / 이생진 가다가 고추밭 허수아비에게 길을 묻는다 자기도 모르니 그대로 가라한다 가다가 산꼭대기 바위돌에게 길을 묻는다 자기도 가다가다 길이 ��어 이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으니 나보고도 그 자리에 앉으라 한다. 길을 가다가다 제 길을 잃고 나도 가다가다 내 길을 잃고 서로 .. 2009. 7. 3.
길 / 이생진 길 / 이생진 길 / 이생진 가다가 고추밭 허수아비에게 길을 묻는다 자기도 모르니 그대로 가라한다 가다가 산꼭대기 바위돌에게 길을 묻는다 자기도 가다가다 길이 없어 이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으니 나보고도 그 자리에 앉으라 한다. 길을 가다가다 제 길을 잃고 나도 가다가다 내 길을 잃고 서로 모.. 2009. 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