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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가을 엽서

by 맥가이버 Macgyver 2006. 10. 2.


 

 

 

 가을 엽서 / 김현태

 

 

 

코스모스길 같이 걷자고 전화하고 싶었지만

차마, 연락할 수 없었습니다


그냥 이대로 그리워하다가 조금 지나면

괜찮아지니까요 나 홀로 낙엽처럼

뒹굴면 되지, 하다가도


귀뚜라미 우는 밤이 오면

또 그립고 그리워 손바닥만한 엽서에

그대 안부를 묻습니다


잘 지내고 있는지요 저는 괜찮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저는 정말 괜찮습니다


거짓말만 깨알처럼 적어 놓고

괜히 서러워 눈물로 말갛게 지우고 맙니다


그대, 잘 있겠지요

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냥 그립다 말겠지요 그럴 겁니다

지금까지 잘 견뎌 왔는데 괜찮겠지요


첫 눈이 오는 날, 정말 눈물 흘리는 일 없겠지요

 

11425
 

 

 
위 사진은 2006년 9월 28일(목)에 한강 선유도공원 가는 길에 찍은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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