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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가질 수 없는 건 다 상처랬죠 / 신경림

by 맥가이버 Macgyver 2006. 10. 16.
 
 
가질 수 없는 건 다 상처랬죠 / 신경림
 
 
가질 수 없는 건 다 상처랬죠
닿지 않는 하늘
닿지 않는 바다
돈이 없어 닿지 않는 외투
벌릴 수 없는 방 두 칸짜리 집
닿지 않는 사랑

절망의 아들인 포기가 가장 편하겠죠
아니 그냥 흘러가는 거죠
배처럼 흰구름이 되는 거죠
가다 보면 흰구름이 진흙더미가 되기도 하고
흰구름이 배가 되어 풍랑을 만나고
흰구름 외투를 입고
길가에 쓰러진 나를 발견하겠죠

나는 나를 깨워 이렇게 말하겠죠
내가 나를 가질 수 없는데
내 것이 아닌 것을 가져서 뭐하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