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의 비밀 - 최복현
살아가면서 나 자신을 위해 사는 일은 쉽지만
다른 사람을 위해 산다는 건 참 어려운 일입니다.
누군가를 위해서 산다는 건
어쩌면 나를 죽이는 일입니다.
누군가를 위해 산다는 건 나는 보이지 않으면서
나를 느끼게 하는 것이며,
나를 죽임으로서 남을 돋보이게 하는 일입니다.
소금은 배추를 절이는 데 쓰여서,
배추로 하여금 싱싱함을 죽이고,
배추가 썩지않고 겨울을 나며,
제대로 맛을 내게 하는 촉매제로 쓰입니다.
또한 소금은 맛이 없으면서
제대로 입맛을 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소금은 비록 생선이 신선해 보이지 않게 하지만
그 대신에 그 생선을 오래 보관해도
상하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사람들 사이에도 이런 소금같은 사람이 필요합니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으며서 맛을 느끼게 하고,
순수한 의도로 저 자신을 죽여서
세상을 맛있게 하는 그런 사람이 필요합니다.
사람들로 부터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현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늘 남루한 복장을 하고 있었지만
언제 보아도 신선한 모습이 풍겨졌고,
언제 보아도 신선한 분위기가
배어나오는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어느 날
제자들에게 설교를 하고 있었습니다.
"너희들은 새로워 져야 한다.
자신이 새로워지면 주위가 새로워지고,
또한 자신이 새로워지면
새로운 길이 열리게 마련이란다."
제자들은 그 듯이 이해가 잘 안되어
그 뜻을 물었습니다.
그러자 현자는 제자들을 데리고
강가로 데리고 가서 말했습니다.
"눈 앞에 보이는 것이 다 사랑스럽고,
의미있게 느껴지면 새로워진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려면 세속적인 애착과 잡념을
저 물살처럼 흘려보내야 한다."
소금은 녹아져서 형체가 없어져도
그 본질은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요컨대 소금은 자기 희생을 하더라도
자기 본질은 지킬 줄 압니다.
또한 소금은 자기를 희생하여 남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자신은 그 영향을 받지 않고 살 수 있습니다.
나를 무조건 상대 중심으로 맞추는 건
참 어리석은 일입니다.
자신을 감추는 겸손은 필요한 일이지만
자신의 본질마저도 세류에 팔아버려서는 안 됩니다.
자신의 본질을 파악하고,
그 본질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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