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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서리꽃 / 도종환

by 맥가이버 Macgyver 2007. 2. 2.

 
 
▒  서리꽃 / 도종환 ▒
 
  
 

 

서리꽃 하얗게 들을 덮은 아침입니다.

누군가의 무덤가에 나뭇짐 한 단 있습니다.

 

삭정이다발 묶어놓고 무덤가에 앉아

늦도록 무슨 생각처럼 하얗게 서리꽃이 앉았습니다.

 

우리가 묻어둔 뼈가 하나씩 삭아가는 동안에도

우리들은 남아서 가시나무 가지를 치고

삭정이다발 묶으며 삽니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우리는 가져갈 수 있는지 모르지만

오늘도 가야 할 몇 십리길이 있습니다.

 

오늘도 서리꽃 하얗게 길을 덮은 아침들에 나섭니다. 

     
     
    위 사진은 2007년 1월 18일(목) 원주 치악산 산행 時
    '비로봉'을 오르다가 '상고대' 터널을 지나며 찍은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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