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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당신과 가는 길 / 도종환

by 맥가이버 Macgyver 2007. 2. 3.

 
 
▒ 당신과 가는 길 / 도종환 ▒
 
  
 
 

별빛이 쓸고 가는 먼 길을 걸어 당신께 갑니다.
모든 것을 다 거두어간 벌판이 되어
길의 끝에서 몇 번이고 빈 몸으로 넘어질 때
풀뿌리 하나로 내 안을 뚫고 오는
당신께 가는 길은 얼마나 좋습니까


이 땅의 일로 가슴을 아파할 때
별빛으로 또렷이 내 위에 떠서 눈을 깜빡이는
당신과 가는 길은 얼마나 좋습니까


동짓달 개울물 소리가

또랑또랑 살얼음 녹이며 들려오고
구름 사이로 당신은 보입니다


바람도 없이 구름은 흐르고
떠나간 것들 다시 오지 않아도
내 가는 길 앞에 이렇게 당신은 있지 않습니까
당신과 가는 길은 얼마나 좋습니까

 

    
    

    위 사진은 2007년 1월 18일(목) 원주 치악산 산행 時

    '비로봉'을 오르다가 '상고대' 터널을 지나며 찍은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