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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홀로 서기(3) / 서정윤

by 맥가이버 Macgyver 2007. 2. 8.
 
 
▒  홀로 서기(3) / 서정윤  ▒
 
  

     

    1

    보고 싶은 마음을

    오래 참으면

    별이 된다고

    작은 창으로 바라보는 하늘이

    유난히 맑다.

    늘상 시행착오 속에 살면서

    나를 있게 해 준 신이

    나에게 원하는 게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

    숱한 밤을 밝혀도

    아직도 나는

    나의 얼굴을 모르고 있다.


    2

    훌쩍 떠나버리고 싶은 역에서

    그냥 그렇게

    자신을 속이고 있다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니라지만

    길을 막고 서 있는 건

    내 속에

    나 혼자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인가

    새로운 자리를 찾아나서는

    풀씨들만큼 충실한

    씨앗이 되지 못했다.

    그리움이 익으면

    별이 된다고

    내 속에서 빛나는 건

    미처 못 지운

    절망의 아픔들

    아직도 눈을 뜨고 있다.


    3

    노래가 질펀한 거리를

    그대는 걷고 있다.

    시간은 내 속에 정지해 있고

    어쩌면 눈물만이 아프다.

    혼자 불 끄고 누울 수 있는

    용기가

    언제쯤이면 생겨날 수 있나

    모든 걸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을 때가

    나에게 있을까.

    잊음조차 평온함으로 와 닿을 때

    아, 나의 흔들림은

    이제야 끝났는가.


    4

    내가 준 고통들이

    지금 내가 안고 궁그는 아픔보다

    더 크고, 그럴지라도

    그 맑은 미소가

    다시 피어나길 기도하는 것조차

    알량한 자기 위안일 뿐

    나에게 손 내밀어줄 신이

    정말 있을까.

    흔들리지 말아야겠다는

    숱한 다짐들이

    어떤 바람에도 놀라게 한다

    굳건히 설 수 있을 때까진

    잊어야지

    내 속에 흐르는 강물이

    결국은 바다로 간다는 걸

    깨닫기 까지.


    5

    나는 여기 있는데

    내 마음은 어디를 다니고 있는지

    아직 알 수가 없다.

    아프게 살아온 날들이 모두

    돌아볼 수 없도록 참담하고

    흔들리는 인간이

    흔들리는 나무보다 약하다.

    지하도를 빠져나오는 느낌이

    모두 같을지라도

    바람 부는 날

    홀로 굳건할 수 있다면

    내 속에 자라는 별을 이제는

    하늘로 보내줄 수 있을 텐데

    아직도 쓰러져 있는

    그를 위해

    나는 꽃을 들고 있다.


    6

    술잔 속에서 그대가

    웃고 있을 때, 나는

    노래를 부른다, 사랑의 노래를.

    보고 싶은 마음들은

    언젠가 별이 되겠지

    그 사랑을 위해

    목숨 걸 때가 있다면

    내 아픔들은 모두 보여주며

    눈물의 삶을 얘기 해야지

    연기처럼 사라지는 인생을 위해

    썩어지는 육신을 위해

    우리는 너무 노력하고 있다.

    노을의 붉은 빛을 닮은

    사랑의 얼굴로

    이제는 사랑을 위해

    내가 서야 한다.

    서 있어야 한다.


    7

    안다.

    너의 아픔을 말하지 않아도

    나만은 그 아픔을

    느낄 수 있기에 말하지 않는다.

    절망조차 다정할 수 있을 때

    그대는 나의 별이 되어라.

    흔들리는 억새풀이 애처롭고

    그냥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었다 지는 들꽃이

    더욱 정겹다.

    그냥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사랑하기 위해 애쓰자.

    사랑 없는 삶으로

    우리는 자신을 속일 수 없다

    내 꿈으로 띄운 별이

    이제는

    누구의 가슴에 가 닿을지를

    고민하지 말아야지. 


 

     
    위 사진은 2007년 1월 18일(목) 원주 치악산 산행 時
    '비로봉'을 오르다가 '상고대' 터널을 지나며 찍은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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