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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 이정하

by 맥가이버 Macgyver 2007. 2. 18.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 이정하

    햇살이 맑아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비가 내려 또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전철을 타고 사람들 속에 섞여 보았습니다만
    어김없이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았습니다만
    그런 때일수록 그대가 더 생각났습니다.
     
    그렇습니다. 숱한 날들이 지났습니다만
    그대를 잊을 수 있다 생각한 날은 하루도 없었습니다.
    더 많은 날들이 지나간대도
    그대를 잊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날 또한 없을 겁니다.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의 일이라지만
    숱하고 숱한 날 속에서 어디에 있건 무엇을 하건
    어김없이 떠오르던 그대였기에
    감히 내 평생 그대를 잊지 못하리라 추측해 봅니다.
     
    당신이 내게 남겨 준 모든 것들,
    그대가 내쉬던 작은 숨소리 하나까지도
    내 기억에 생생히 남아 있는 것은
    아마도 이런 뜻이 아닐는지요.
     
    언젠가 언뜻 지나는 길에라도 당신을 만날 수 있다면,
    스치는 바람 편에라도 그대를 마주할 수 있다면
    당신께, 내 그리움들을 모조리 쏟아 부어 놓고,
    펑펑 울음이라도...,
    그리하여 담담히 뒤돌아서기 위해서입니다.
     
    아시나요, 지금 내 앞에 없는 당신이여.
    당신이 내게 주신 모든 것들을 하나 남김없이 돌려주어야
    나는 비로소 홀가분하게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을.
    오늘 아침엔 장미꽃이 유난히 붉었습니다.
    그래서 그대가 또 생각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