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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노독(路毒) / 이문재

by 맥가이버 Macgyver 2007. 3. 23.
노독(路毒) / 이문재
 
 
 
어두워지자 길이
그만 내려서라 한다
길 끝에서 등불을 찾는 마음의 끝
길을 닮아 문 앞에서
문 뒤에서 멈칫거리다
 
나의 사방은 얼마나 어둡길래
등불 이리 환한가
내 그림자 이토록 낯선가
 
등불이 어둠의 그늘로 보이고
내가 어둠의 유일한 빈틈일 때
내 몸의 끝에서 떨어지는
파란 독 한 사발
몸 속으로 들어온 길이
불의 심지를 한 칸 올리며 말한다
 
함부로 길을 나서
길 너머를 그리워한 죄
 


 

위 사진은 2006년 1월 17일(화) 강촌 검봉/봉화산 연계산행 時

'강선봉'을 오르는 도중에 찍은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