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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모래와 물거품 / 칼릴 지브란

by 맥가이버 Macgyver 2007. 4. 11.

▣ 모래와 물거품 / 칼릴 지브란

 

  


 

나는 영원토록 이 해변을 거닐고 있습니다.
모래와 물거품 그 사이.
높은 파도에 나의 발자국은 지워져 버릴 것입니다.
바람이 불어와 물거품 또한 날려 버릴 것입니다.
그러나
이 바다와 이 해안은 영원까지 남을 것입니다.

 

일곱번 나는 내 영혼을 경멸하였습니다.

제일 처음
나의 영혼이 저 높은 곳에 도달하기 위해
비굴해지는 것을 알았을 때입니다.

두번째는 나의 영혼이 육신의 다리를 저는 사람들 앞에서
절룩거리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입니다.

세번째는 나의 영혼이 쉬운 것과 어려운 것 사이에서
쉬운 것을 선택하는 것을 보았을 때입니다.

네번째는
나의 영혼이 잘못을 행하고서도
타인들도 잘못을 행하노라고
스스로 합리화하였을 때입니다.

다섯번째는
유약함으로 몸을 사려 놓고는
그것이 용기에서 나온 인내인 양 짐짓 꾸밀 때입니다.

여섯번째는
어떤 사람의 얼굴이 추하다고
마음 속으로 경멸했을 때입니다.
바로 그 얼굴이
내 마음 속의 가면들 중 하나라는 것은 모르는 채.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의 영혼이 아부의 노래를 부르고
그것을 덕이라 여길 때입니다.

 

 

 

 

내 안에 있는 生의 목소리는
그대 안에 있는 인생의 귀에까지 미치지 못합니다.
그럴지라도
우리, 서로 외로워지지 않도록 이야기 나누며 살아갑시다.


 

 

 

타인의 실체는 그가 그대에게
보여주는 것에 있는 게 아니라,
그가 그대에게 보여줄 수 없는 부분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대여,
타인을 진정 이해하고자 한다면
그가 하는 말을 듣지 말고,
그가 하지 않는 말에 귀를 기울이십시오.


 

내가 하는 말의 반은 무의미한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무의미하지 않은 그 나머지 반을
그대에게 전하고자

의미롭지 못한 말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인의 사소한 잘못을 용서할 줄 모르는 남자는
그 여인이 갖고 있는 위대한 덕을
누릴 자격이 없습니다.


그대가 가진 가장 빛나는 옷은 타인의 솜씨로 지어진 것.
그대가 먹는 가장 맛있는 음식은
타인의 식탁에서 먹는 음식.
그대가 누워 자는 가장 편안한 침대는 타인의 집에 놓인 것.
그러니 말씀해 보십시오.
과연 그대가

그대 자신을 타인으로부터 떼어 놓을 수 있는가를.



그대의 친구가 어려운 상황에 있을 때
그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대는 영원히 그를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대가 베풀 때, 그대의 모습은 진정 자비롭습니다.
그러나, 그대가 무언가를 베풀 때면 얼굴을 돌리십시오.
그대의 눈에

받는 이의 부끄러워 하는 모습이 비춰지지 않도록.


 

한 번은 어떤 사람이 나의 식탁에 앉아 나의 빵을 먹고

내 술을 마시고는 나를 비웃으며 떠나갔습니다.
훗날 그가 빵과 술을 먹으러 다시 나를 찾아 왔을 때,
나는 그 사람을 쫓아버렸습니다.
그러자 이젠 천사들이 나를 비웃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우리 마음 속에 간직한 소망의 봉우리에
도달하고자 산을 오릅니다.
누군가 그대의 배낭과 지갑을 훔쳐 살이 찌고,

짐이 묵직해질 때, 그를 동정하십시오.
그는 두텁게 찐 살 때문에 오르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무거운 짐 또한 그의 등반을 더디게 할 것입니다.
만일 그의 살덩이가 헐떡거리며 산을 오르는 것을 본다면,
그대의 가벼운 몸으로 그를 도우십시오.
이 또한 그대의 등반을 빠르게 해줄 것입니다.


 

그대의 이성과 나의 감성은 결코
서로 만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대의 이성이 숫자 헤아리기를 멈추고
나의 감성이 안개 속을 헤매는 것을 멈출 때까지는.


 

그대는 자유롭습니다.
한낮의 태양 앞에, 깊은 밤 별들 앞에.
또한 그대는 자유롭습니다.
태양도 달도 별도 모두 존재하지 않을 때.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이 있는 앞에서도 두 눈을 감을 수 있다면
그대는 진정 자유롭습니다.

그러나 그대가 사랑하고 있는 이 앞에서
그대는 노예입니다.
그대가 바로 그를 사랑하는 까닭에
그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에.


 

그대가 물고기를 원했을 때
누군가 그대에게 뱀을 주었다면,
그들에게는 뱀밖에 줄 것이 없었던 까닭입니다.
이런 때,
그들로서는 참으로 커다란 자비를 베푼 것입니다.


 

 

그대의 타고난 결점을 후천적인 미덕으로
새하얗게 씻어내려 하지 마십시오.
나는 기꺼이 그 결점들을 지니겠습니다.
왜냐하면,

그 결함들은 바로 나 자신과도 같은 까닭입니다.

 

 

위 사진은 2006년 1월 17일(화) 강촌 검봉/봉화산 연계산행 時

'강선봉'을 오르는 도중에 찍은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