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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배롱나무 꽃그늘 아래서 / 이정자

by 맥가이버 Macgyver 2007. 8. 11.

 

♣ 배롱나무 꽃그늘 아래서 / 이정자 

 

  
 

사랑아, 이제 우리 그만 아프기로 하자

피어서 열흘 가는 꽃 없다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을 무색케 하는

배롱나무 꽃 그늘 아래서 우리 뜨겁게 만나자

당신과 내가 눈 맞추던 처음의 그 자리로 돌아가

뜨거운 태양과 비바람을 견디며

배롱나무꽃이 백 일 동안이나

거듭 꽃 피워야 할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를

호숫가 노을이 다 지도록

가슴 속 그리움 다 사위도록

무언의 눈빛으로 나누자구나

서로에게 눈 먼 죄로 쉽게

해 뜨고 해 지는 날 없었을 것이라는 것을

흘러가는 강물에 띄워 보내며

배롱나무 꽃보다 더 화사한 사랑 하나

우리 생애에 새겨 넣자구나, 사랑아

 

   늘 언제나 항상 변함없이

 

 

 

위 사진은 2007년 8월 8일(수)

'도심 나들이(경복궁-북촌한옥마을-인사동-조계사-보신각)'를 다녀오면서

'국립민속박물관' 앞을 지나다가 찍은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