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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가득한 여백 / 김재진

by 맥가이버 Macgyver 2007. 8. 11.

 

♣ 가득한 여백 / 김재진 

 

  
 
만약에 네가 누군가에게 버림받는다면
네 곁에 오래도록 서 있으리라.
쏟아지는 빗줄기에 머리카락 적시며
만약에 네가 울고 있다면
눈물 멎을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리라.
설령 네가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때 아닌 장미를 고른다 해도
주머니에 손 넣은 채 웃기만 하리라.
가시에 손가락 찔린 네 예쁜 눈이
찡그리며 바라보는 그 짧은 순간을 다만
안타까운 추억으로 간직하리라.
만약에 내가 너로부터 버림받는 순간 온다면
쓸쓸한 눈빛으로 돌아서리라.
돌아서서 걸어가는 그 긴 시간을
너의 후회가 와 채울 수 있도록
가득한 여백으로 비워 두리라.

   늘 언제나 항상 변함없이

 

 

 

위 사진은 2007년 8월 8일(수)

'도심 나들이(경복궁-북촌한옥마을-인사동-조계사-보신각)'를 다녀오면서

'헌번재판소' 앞을 지나다가 찍은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