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그는 떠났습니다 / 이정하

by 맥가이버 Macgyver 2008. 4. 7.
 
     그는 떠났습니다 / 이정하   

 

그는 떠났습니다

떠남이 있어야 돌아옴도 있는 거라며 그는

마지막 가는 길까지 내게 웃음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내가 왜 모르겠습니까

그 웃음 뒤에 머금은 눈물을

 

그의 무거운 발자국 소리를 가슴에 담으며

나는 다만 고개를 숙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지금이라도 뛰어가서 막아서고 싶었지만

도저히 난 그럴 수 없었습니다

먼 훗날을 위해 떠난다는 그를

어떻게 잡을 수 있겠습니까

입술만 깨물 수밖에

 

내가 고개를 숙이는 동안

그의 모습은 점점 사라지고

그때서야 내 몸은 슬픔의 무게로

천 길 만 길 가라앉습니다

그는 떠났고 나는 남아 있습니다만

실상 남아있는 건 내 몸뚱아리뿐입니다

내 영혼은 이미 그를 따라나서고 있었습니다

 

늘 언제나 항상 변함없이   

 

위 사진은 2008년 2월 14일(화)

경기도 포천/동두천의 '왕방산/국사봉/소요산 연계산행'을 다녀오면서

'소요산 정상 의상대(587m)에서 낙조를 바라보며 찍은 것임.

'▣감동과 깨달음☞ > ♡ 좋은 시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비꽃 연가 / 이해인  (0) 2008.04.15
제비꽃 곁에서 / 김선광  (0) 2008.04.15
봄에 앓는 병 / 이수익  (0) 2008.04.07
민들레 / 류시화  (0) 2008.04.05
민들레 / 장수남  (0) 2008.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