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개에게 인생을 이야기하다 / 정호승

by 맥가이버 Macgyver 2008. 5. 3.
 
 
  개에게 인생을 이야기하다 / 정호승

 

 

젊을 때는 산을 바라보고 나이가 들면 사막을 바라보라.

더이상 슬픈 눈으로 과거를 바라보지 말고

과거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웃으면서 걸어가라.

인생은 언제 어느 순간에도 다시 시작 할 수 있다.

 

오늘을 어머니를 땅에 묻은 날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첫 아기에게 첫 젖을 물린 날이라고 생각하라.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느냐고 분노하지 말고

나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아침밥을 준비하라.

 

어떤 이의 운명 앞에서는

신도 어안이 벙벙해 질 때가 있다.

내가 마시지 않으면 안되는 잔이 있으면 내가 마셔라.

 

꽃의 향기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니듯

바람이 나와 함께 잠들지 않는다고 해서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이 존재하는 일에

감사하는 일일 뿐

  내가 누구의 손을 잡기 위해서는

내 손이 빈손이 되어야 한다.

 

오늘도 포기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 말고

무엇을 이루려고 뛰어가지 마라.

아무도 미워하지 않게 되기를 바라지 말고

가끔 저녁에 술이나 한 잔 해라.

 

산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산을 내려와야 하고

사막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먼저 깊은 우물이 되어야 한다.

 

☞ 정호승의 시집 [포옹]에서 ☜

늘 언제나 항상 변함없이

 

위 사진은 2008년 2월 14일(화)

경기도 포천/동두천의 '왕방산/국사봉/소요산 연계산행'을 다녀오면서

'소요산 정상 의상대(587m)'에서 낙조를 바라보며 찍은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