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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찰 보광사를 품고 있는 경기도 파주ㆍ양주의 고령산(앵무봉:622m)

by 맥가이버 Macgyver 2010. 3. 18.

 

천년고찰 보광사를 품고 있는 경기도 파주ㆍ양주의 고령산(앵무봉:622m)

 

▼ 경기도 파주ㆍ양주의 고령산(앵무봉:622m) 등산지도(등산코스)

 

경기도 파주ㆍ양주의 고령산(앵무봉:622m)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과 양주군 장흥면 경계에 놓인 앵무봉(622m)은 흔히들 고령산(高靈山)이라고도 부르기도 하고

장흥 유원지 뒷산 또는 보광사 뒷산으로 불려져왔다 앵무봉은 경기 서북부 지방에서는 감악산(675m) 다음으로 높은 산이다.

오래 전부터 군사시설들이 자리잡고 민간인 출입을 막아왔기에 등산을 못하는 산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출입통제가 풀리면서 많은 등산인들이 보광사 뒤로 해서 앵무봉을 올라 다니기 시작했다.

흔히들 산 너머 기산리 안고령으로 내려간다.
반대로 기산리 안고령 마을에서 서쪽 능선이나 동쪽 능선을 타고 앵무봉을 오른 다음 보광사로 내려오기도 한다.

아니면 원점회귀산행으로 안고령에서 서쪽이나 동쪽 능선을 타고 앵무봉을 오른 다음 돌아 내려온다.

행정구역 경계선 상에 놓인 산에는 등산로 표시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 이곳도 마찬가지다.

서로 개발을 미루다 보니 등산로 표시나 이정표 하나 세우지 못한다.

게다가 주변에 군사시설들이 많아서인지 등산인을 위한 이정표가 없다.
그러나 능선에는 산길이 뚜렷이 나 있다. 등산 시발점이기도 한 안고령은 앵무봉 북쪽 기슭의 계곡이다.

서울 근교의 한적한 골짜기가 그러하듯 안고령 계곡에는 음식점과 러브호텔들이 계곡을 끼고 잔뜩 들어서 있다.
안고령 계곡에는 가뭄에도 물이 많이 흐른다.

등산로 양옆으로 느티나무 거목들이 늘어서 있는 다리에서 서쪽 능선으로 올라가거나, 아니면 동쪽 능선으로 올라간다.

서쪽 능선 길로 해서 앵무봉 정상까지는 1시간, 동쪽 능선을 타면 2시간쯤 걸린다.

동쪽 능선길 초입에는 두개의 묘가 하트모양을 이루고 있는데 묘에서 계곡을 끼고 조금 더 오르면 앵무봉을 끼고 도는 임도를 만난다.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낙엽송숲 비탈에 능선으로 오르는 오솔길이 나온다.

햇빛을 가려주는 떡갈나무 숲길을 따라 둥글레며 더덕, 우산나물, 참나물 등 산나물들이 지천에 깔려 있다.
서울 근교 산에 산나물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보면 이곳을 찾는 등산인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큼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증거도 된다.
말머리고개에서 앵무봉을 잇는 주능선에 올라서면 장흥계곡과 멀리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 줄기와 북동쪽으로 신불산이 보인다.

능선을 따라 오르내리다 보면 돌무더기가 흘러내린 봉우리에 오른다.

사방이 툭 터져 정상처럼 보이나 이곳이 기산리 봉수터다.
기산번영회서 세워놓은 노란 철판에 써놓은 코스별 이정표가 한구석에 있다.

봉수대는 함경도나 평안도의 변방에서 일어난 위급한 사태를 한양에 알리는 봉화불을 지폈던 자리다.

기산리 봉수터는 2~3m 높이로 석축을 쌓아 40~50평 정도의 평지를 조성하고,

그 위에 봉화대를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석축과 터만 남아 있다.

석축의 일부는 무너지기는 했으나 나머지 구간은 잘 보존되어 있다.

산을 오를수록 능선에는 철쭉꽃이 아직 피어있고,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바위에 기댄 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봉수터에서 내려서서 다음 봉우리에 올라서면 동남쪽으로 툭 터진 전망대바위에 올라선다.

노송들이 늘어선 전망대에서 장흥 골짜기와 멀리 한북정맥 연봉들을 바라보면서 쉬어간다.

앵무봉을 오르면서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봉수터 다음으로 만나는 최고의 전망대다.
전망대를 내려섰다가 다시 오르면 헬기장이다.

헬기장에서 앵무봉 정상까지는 마지막 깔딱고갯길이다. 정상도 헬기장이다.
정상에 서면 파주시와 양주군 일대를 다 굽어볼 수 있다.

맑은 날에는 개성의 송악산도 보인다고 한다.

남쪽으로 뻗은 능선은 민간인 출입통제 구역이다.

서쪽 기슭에 자리잡은 보광사와 박달산이 내려다보인다.

박달산 상공에는 패러글라이딩들이 떠돈다.

보광사까지는 가파른 내리막이다. 내려가다 보면 산중턱에 도솔암이라는 암자가 있다.    

1998년 대수해로 푹 파인 계곡길로 접어든다. 정상에서 보광사 뒤편까지 내려오는데 30분쯤 걸린다.

보광사에는 1981년에 세운 거대한 석조불상이 있다.

이곳에서 올려다보면 빤히 보이는 산봉우리가 앵무봉이건만 반대편 안고령에서부터 올라오다 보니 3시간 반쯤 걸린다.

 

- 한국의산천에서 -

 

 

[산이 좋아 산으로] 경기 파주 고령산

부드러운 산세 옛길 걷듯 한적

옛 것을 그리워하는 마음이나 새 것을 찾는 마음이 전혀 다른 것 같지만 비슷할 때가 많다.
산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잘 알려진 산이나 잘 닦인 산길을 찾는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아무도 가보지 않은 새 길이나 옛날에 걷던 한적한 오솔길이 그리워지곤 한다.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기산리·영장리와 경기도 양주시 백석면의 경계에 있는 고령산(622m)은 한적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곳.

주능선이 북동쪽으로 뻗어가면서 양주시의 말머리고개를 경계로 챌봉, 장흥계곡과 이웃하고 북서쪽으로는 박달산과 인접해 있다.

남쪽으로도 긴 능선이 뻗어 내려 형제봉을 지나 고양시 목암고개까지 연결되지만 군사시설 때문에 접근하지 못한다.

산세가 부드럽고 조망이 좋아 정상 앵무봉에 서면 불국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 등 서울의 주요 산군들이 펼쳐진다.

 

산기슭 나지막한 곳에는 신라 진성여왕 때 창건된 고찰 보광사가 있다.

1634년 주조한 보광사 범종과 조선 후기 편찬된 ‘양주목읍지’에는 각각 ‘고령산(高嶺山)’과 ‘고령산(高靈山)’이라 표기돼 있으나

 ‘한국사찰전서’에는 두 가지 표기가 모두 실려 있다.

고령산은 계명산이나 개명산(開明山) 등 지도마다 다른 이름으로 표기돼 있는 경우가 많아

지난해 산림청은 ‘고령산’이라는 이름으로 통일해 줄 것을 제안한 바 있다.

 

고령산에는 여러 갈래의 크고 작은 산길들이 나 있다. 그 중에서 보광사를 들머리로 삼는 경우가 가장 많다.

보광사를 지나 도솔암을 거쳐 앵무봉까지 올랐다 원점회귀할 수도 있고, 반대편 서쪽 능선을 타고 내려올 수도 있다.

보통 2∼3시간 정도면 충분하지만 주변 산군으로 능선 산행을 길게 이어갈 수도 있다.

 

산길이 험하지 않고 부드러운 육산이라 산악자전거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서쪽 능선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통해 헬기장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번 취재는 보광사에서 출발해 도솔암을 거쳐 앵무봉에 올랐다가 서쪽 능선을 타고 다시 보광사로 내려오는 코스를 소개한다.

 

산행 들머리가 되는 보광사에 닿으려면 되를 엎어놓은 것처럼 가파르다는 됫박고개를 넘어가야 한다.

벽제삼거리에서 서울시립공동묘지를 지나 됫박고개를 넘어서자마자 보광사 입구에 닿는다.

사찰 안에서 중앙으로 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고령산을 배경으로 보광사 호국인불이라 불리는 거대한 석불입상이 서 있다.

그 앞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자그마한 다리 보광3교를 건너면 도솔암 가는 이정표가 나온다.

계곡을 끼고 그대로 능선을 따라 오르면 된다.25∼30분 정도 적당히 가파른 산길을 오르면 도솔암이다.

낙엽 깔린 고운 흙 위에 살짝 눈 내린 오솔길, 빈 나뭇가지 아래 갈지자를 만들며 오르는 맛이 제법이다.

도솔암까지 가는 동안 두 번 정도 널찍하게 쉴 공간이 있다.

아늑한 둥지 같은 도솔암에는 이름처럼 몇 그루 단아한 자태의 소나무가 자라고 있다.

등산로 인접 지역이 지뢰매설 지역이기 때문에 반드시 길로만 가야 한다.

도솔암에서 20분쯤 더 오르면 헬기장이 나온다.

거기 서면 앵무봉 정상부가 동그랗게 솥뚜껑을 엎어 놓은 듯 보인다.

나뭇잎을 말끔히 털어낸 참나무 잔가지가 빽빽하게 들어선 맨 꼭대기에 소나무 한 그루가 우뚝 서 있어 독특한 풍경을 연출한다.

숨을 한번 고르고 정상부까지 5분 남짓 꽤나 가파른 비탈을 오르면 된다.

 

# 여행 정보

보광사 입구에는 산채정식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여럿 있다.

그 중 맨 끝에 있는 꼭대기산장(대표 유진명)이 유명하다.

산채정식 8000원, 겨울철 별미 산토끼탕은 4만 5000원, 꿩탕은 4만원이다.

페치카 장작불에 직접 구운 군고구마와 커피는 무료다. 꼭대기산장 031-948-7066.

 

글 사진 이영준(월간 MOUNTAIN 기자)                                                서울신문 기사일자 : 2007-03-01    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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