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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II] "올레길이 제주에만 있나" 걷기코스 개발 바람

by 맥가이버 Macgyver 2010. 3. 26.
[수도권II] "올레길이 제주에만 있나" 걷기코스 개발 바람

 

[조선일보] 2010년 02월 10일(수) 오전 03:08
제주도에서 시작된 '올레길' 열풍이 경기북부 지역에도 불고 있다. 작년부터 자치단체마다 걷기 코스 개발에 분주하게 나서고 있다. 올레길은 땀을 흘리며 올라야 하는 수직적 개념의 등산 코스와 달리 비교적 완만한 코스를 수평적으로 느릿느릿 걸으면서 정취를 즐길 수 있는 걷기 코스를 말한다. 덕분에 남녀노소가 참여해 건강을 다질 수 있고, 잘 개발하면 관광객을 모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자치단체마다 자연경관과 문화유적 등을 두루 엮어 친환경 걷기 코스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두루 진행하고 있다.

◆코스별로 주제 부여

작년 10월 걷기 코스 개발에 나선 남양주시는 지난 5일 '남양주 트레일 코스' 개발 기본설계 용역의 중간 보고회를 가졌다. 남양주는 도농 복합시에다
축령산, 운길산, 예봉산 등 산은 물론 팔당호로 대표되는 한강 등 풍부한 자연자원과 다산유적지, 몽골문화촌 등 명소를 많이 갖고 있다. 용역을 맡은 이산미디어가 주관한 이날 보고회에서는 모두 12개 구간, 164.6㎞의 트레일 코스가 제시됐다. 2012년까지는 전체 코스를 연결하는 것이 목표이다.

올해는 한강길(덕소역~팔당역~철로~능내역~운길산역 19.8㎞), 팔당길(도심역~연세대농장~하팔당~팔당역~폐철도 14.8㎞), 조안길(다산유적지~하봉~조안초등학교~예봉산 능선~운길산역~시우천 12.7㎞), 와부길(도심역~고려대농장~새재고개~세정사~운길산역 13.3㎞), 피아노길(시우천~문안산 정상~인공폭포~피아노 화장실 9㎞), 송천길(피아노 화장실~모란미술관~머재고개~송천리 11.5㎞), 화도길(송천리~화도~천마산 줄기~마석~백봉~남양주시청 27.4㎞) 등 7개 구간을 개설한다. 특히 한강길과 덕소길은 노약자와 장애인을 위한 평지형 코스로 개발된다.

구리시도 3개 구간에 47㎞에 이르는 '구리 둘레길' 코스를 개발했다. 비록 도시는 좁지만 왕숙천, 장자못, 한강, 아차산,
동구릉 등 자연자원을 두루 활용하고 있다. 1코스는 '역사와 자연'이 주제로 장자호수공원, 아천생태습지, 고구려 대장간 마을, 아차산 일대 보루군, 망우리 묘역을 연결한 14㎞ 구간이다. 또 2코스(23㎞)는 '생태복원과 삶'의 의미를 담아 엄마약수터, 한강 시민공원, 왕숙천 시민공원, 동구릉이 포함된다. 3코스(10㎞)는 구리역, 인창유수지, 구리 자원회수시설과 구리 타워, 왕숙천의 돌섬·벌말을 '생활과 옛 모습'을 주제로 연계했다. 구리시는 27일에는 시민들과 함께 1코스 걷기 행사도 가질 예정이다.



◆시민단체도 개척 나서

파주시는 작년 11월에 '심학산 둘레길' 조성사업을 마치고 개방했다. 한강 하구에 인접해 있는 심학산은 해발 194m밖에 되지 않는 야트막한 산이다. 파주시는 이곳에 6.8㎞에 이르는 둘레길을 만들었다. 배수지~약천사~배밭정자(2.8km) 배밭정자~전원마을~배수지(4km) 등 2개 코스이다.

이 둘레길은 정상을 경유하지 않고 산허리를 돌아가는 완만한 경사를 가진 숲길이다. 덕분에 남녀노소 다리에 무리를 주지 않고 쉽게 걸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특히 새로 설치한 전망대에서는 한강, 임진강과 북한지역까지 볼 수 있어 평일에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김포시도 최근 한강 하구와 서해안 지역을 걸으며 아름다운 자연경관도 즐길 수 있는 트레킹 코스 개발에 나섰다. 한강하구인 문수산성에서 애기봉을 거쳐 전류리 포구에 이르는 35㎞의 제1구간, 통진휴게소∼덕포진∼대명항 15㎞의 제2구간, 고촌면 한강철책선 철거 예정구간과 계양천 산책로, 장릉산 회주로 등 25㎞의 제3구간 등으로 나뉜다. 우선 1구간은 4월 초 문수산 진달래 축제에 맞춰 코스안내판과 화장실·주차장 설치 등을 마치고 개방할 예정이다.

이 구간은 재두루미 도래지와 습지보호구역, 멸종위기 2급 식물인 매화마름 군락지 등이 있는 한강 하구 가장자리와 야산, 논길 등을 지나가게 된다. 나머지 코스도 올해 연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김포시 문화예술과 두정호 관광담당은 "김포는 바다와 한강이 어우러져 철새를 볼 수 있는 생태의 보고일 뿐 아니라 덕포진 포대, 문수산성 등 문화유적지가 풍부하다"며 "민간 단체와 함께 트레킹 코스 확정과 이름 공모, 편의시설 설치 등의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고양에서는 시민단체가 중심이 돼 올레길 코스 개척에 나서고 있다. 고양여성민우회는 소모임 활동으로 작년 9월부터 올레길 개설을 위한 답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소모임 회원들은 도시지역을 벗어나 한적하고 걷기 편한 길을 코스로 잡고 있으며 그동안 고양지역 10여곳을 두루 누볐다. 최근에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고양 올레길의 이름 공모에도 나섰다. 너울길, 뒤안길, 소롯길, 에움길, 하굿길, 마실길, 낮은길 등의 이름이 접수됐다고 한다.

경기도 제2청도 김포시에서 연천군에 이르는 경기도 DMZ(비무장지대) 인접지역에 130㎞에 이르는 트레킹 코스 개발에 나섰다. 접경지역의 안보·생태관광지를 논둑, 밭둑, 강둑, 오솔길 등으로 연결해 '평화의 둑길'로 만들 계획이다. 이달 안에 시·군과 대략적인 코스를 협의한 뒤 3월에 전국 공모를 통해 트레킹 코스와 이름을 확정할 계획이다. 또 4월부터는 정비된 코스를 우선적으로 개방하고, 6월에는 6·25 전쟁 60주년을 기념해 걷기대회를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권상은 기자 sekwon@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