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손님이 가기를 바라는 주인이 " 가라고 가랑비가 온다."라고 하자 손님이 "있으라고 이슬비 온다."라는 말로 응수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속담은 비에 대한 어떤 과학적인 내용이 담긴 것은 아니지만, 서민들의 일상생활 속에 비라는 것이 얼마나 친숙하게 느껴지는 존재인지 잘 말해주는 것이다.
이런 종류의 속담으로는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 ' 여름비는 잠비요, 가을비는 떡비다.'와 같은 것이 있다.
비에 관한 속담 중 많은 것은 비가 언제 올 것인가 하는 것이다.
즉, 어떤 징후를 보면 비 올 것을 미리 알 수 있는가 하는 것에 관한 것이 많다.
비올 것에 대한 예측은 동물을 통하거나, 하늘의 상태를 봐서 판단했다.
동물의 생태를 보고 비가 올 것을 판단한 속담으로는,
' 가물 때 개미가 거동하면 비가 온다.'
' 개구리가 처마 밑으로 들어오면 장마진다. '
' 청개구리가 울면 비가 온다. '
' 모기가 하늘에 떼지어 모이면 비가 온다. '
' 제비가 분주하게 먹이를 찾으면 비가 온다. '
' 물고기가 물위에 입을 내놓고 호흡하면 비가 올 징조이다. '
' 여우는 비오기 전에 굴을 막는다. ' 등이 있다.
홍수신화에서는 보은의리의 곤충으로 등장하는 등 개미는 일찍부터 우리와 친숙한 곤충이다.
선인들은 개미가 그들 집의 구멍을 막거나 행렬을 이루어 이사를 가면 장마진다고 하였고, 담을 쌓거나 진(陣)을 쳐도 비가 온다고 하였다.
개미의 이런 행동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으나 저기압이 되면 호흡이 곤란해서라는 설이 있다.
청개구리가 울면 비가 온다는 속담은 널리 알려진 것으로 울음소리를 들은 30시간 내에 비가 올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모기와 같은 곤충들은 비가 오기 전 습기가 차게 되면 비를 피할 곳을 찾기 위해 낮게 날게 된다. 따라서 곤충이 땅위에 낮게 날게 되면 이를 먹이로 하는 제비가 당연히 사람 주위를 날게 됨으로 제비가 분주하게 보인다.
물고기가 물 밖으로 입을 내놓고 호흡하는 것은 저기압이 되면 물 속의 산소가 감소되어 호흡이 곤란하게 되어 나타나는 행동으로 추측된다.
여우는 예로부터 교활한 짐승으로 알려져 비가 올 것을 비리 알고 굴을 막는 것으로 알려진 듯하다.
이 속담은 미신적인 요인이 크고, 비가 올 것을 예견한다가 보다는 여우의 교활함을 알려주기 위한 속담인 듯 하다.
하늘의 상태를 보고 비가 올 것을 판단한 속담은
'가물 때 달무리가 있으면 비가 온다.'
'햇무리와 달무리가 나타나면 비가 온다.'
' 아침놀 저녁비 저녁놀 아침 비라.'
' 아침 뇌성에는 강 건너 소를 매지 말랬다.'
' 아침 무지개에는 내를 건너지 말고 저녁 무지개에는 가지고 가던 우산도 두고 가라고 했다.'
' 아침에 동쪽 놀이 서면 비가 온다.'
'여름비는 무더워야 오고, 가을비는 추워야 온다.'
' 오월 놀에 장마 진다. '
' 해가 집을 지어 넘으면 비가 온다.' 등이 있다.
햇무리·달무리는 구름을 이루고 있는 빙정에 의한 것으로서, 빙정의 모양과 대기 중에 떠 있는 상태 등에 따라 무리의 형태도 변하며, 권운과 권층운, 고적운에서 나타난다.
권운은 날씨가 맑은 후 흐려지기 시작하는 초에, 권층운은 온난전선과 저기압 전면에 나타나므로 햇무리나 달무리가 나타나면 비가 올 전조라고 할 수 있으며, 비가 올 확률은 60∼70%이다.
무지개는 태양과 반대쪽에 강수(降水)가 있을 경우 그 물방울에 비친 태양광선이 물방울 안에서 반사·굴절되어 최소편각(最小偏角) 방향으로 사출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서쪽(아침) 무지개는 동쪽에 태양이 있고 서쪽에 비가 오고 있음을 뜻하며, 한반도는 편서풍 지대에 속해 있어 모든 날씨의 변동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비오는 구역이 점차 동쪽으로 이동하여 자기가 사는 곳까지 비가 올 가능성이 크다.
이와는 반대로 동쪽(저녁) 무지개는 비가 동쪽에 내리고 있다는 것으로 비가 올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또 무지개는 소나기에 잘 동반되는데, 소나기는 빗방울이 굵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홍수가 일어나기 쉽고, 홍수로 하천이 범람하여 귀중한 농우(農牛)를 떠내려 보내는 일이 없도록 예고한 것이라고 해석된다.
놀은 공기 중에 떠 있는 여러 가지 먼지에 햇빛이 비쳐 산란되어 나타나는 현상으로, 공기의 상태에 따라 빛깔이 달라진다. 태양광선이 대기 중을 통과할 때 먼지나 공기 분자로 인하여 산란을 하게 되며, 단파장(청색 부분)은 더욱 쉽게 산란한다.
아침해가 뜰 때 또는 해가 질 때는 태양의 고도가 낮아서 빛이 대기를 통과하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단파장인 푸른색은 산란되어 관측자까지 도달하지 못하지만, 파장이 긴 붉은색 빛은 산란되지 않고 관측자가 있는 곳까지 도달하여 하늘이 붉게 보인다.
따라서, 아침놀은 비의 징조, 저녁놀은 가뭄의 징조라는 것은, 중위도지방에서 기압계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아침놀은 동쪽에 고기압이 있어서 날씨가 개어 있는 징조이므로 고기압 후면에 들며, 뒤따르는 기압골의 접근이 예상되어 강수(降水)의 가능성 높아진다는 뜻이며, 저녁노을이 나타나면 다음날은 날씨가 좋다는 것은 저녁노을이 나타나려면 서쪽 하늘의 날씨가 좋아야 하므로, 우리 나라중위도 지방에서는 일기 동진(東進)의 법칙에 따라 다음날 날씨가 좋아지는 경우가 많은 데서 경험적으로 생겨난 것이다.
번개는 천둥[雷聲]을 동반하는 대기 중의 방전현상(放電現象)으로 주로 구름 꼭대기의 온도가 20 ℃ 정도 이하로 내려가 그 부분이 어는점으로 되어 있는 적란운(積亂雲) 속이나 그 사이에 발생한다.
번개는 기상학적인 발생원인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① 열뢰(熱雷):심한 열적 상승기류에 의해서 상공으로 운반된 수증기로 이루어진 뇌운이다. 화산의 분출에 동반된 화산뢰(火山雷)나 여름철 오후 내륙지방에 나타나는 천둥이 이 성질의 것이다.
② 전선뇌우:한랭전선에 잘 동반되는 것으로 따뜻한 기류가 찬 기류의 경계면을 따라 밀려 올라갈 때 나타난다.
③ 상층의 찬기류에 의한 번개:대류권 상부에 찬 기류가 밀려오면 기층이 불안정하게 되어 뇌운이 발생한다. 왕성한 상하의 대류는 하부로부터 가열했을 경우뿐만 아니라, 상부로부터 냉각되었을 때도 똑같이 일어난다는 사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④ 와뢰(渦雷):저기압이나 태풍중심 부근에서 상승기류가 왕성한 곳에 나타난다. 아침 뇌우는 여름철 소나기와 같은 열뢰가 아니라, 전선뇌우에 해당하기 때문에 큰비를 내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아침뇌우에는 소중한 소를 강가에 매어 놓아서는 안된다고 하는 것이다.
여름비는 온난전선에 의해 형성되는 비로 무더운 뒤에 오게 되고, 가을비는 한랭전선에 의해 형성되는 비이기 때문에 쌀쌀한 후에 비가 온다.
이와같이 비의 예측에 관한 것도 있지만, 비의 양이나 형태에 관한 것도 있다.
'소나기는 잠깐 오지만 가는비는 오래 온다.'라는 속담은 말뜻 그대로 소낙비는 잠깐이지만, 가는비는 장시간에 걸쳐온다는 뜻이지만, 힘든 일은 오래 못해도 힘들지 않은 일은 오래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사용된다.
소나기는 여름철 공기의 상승운동이 활발한 적운형 구름에서 내리는 지름 4∼5mm 정도의 비를 말한다. 소나기는 한랭전선에서 내리는 경우가 많으며, 강수의 폭이 온난전선에 좁고, 내리는 시간도 짧다.
이에 비해 이슬비와 가랑비는 봄이나 가을철의 공기의 상승 운동이 활발하지 못한 층운형 구름에서 오랜 시간 동안 내리는 지름 0.5mm정도의 비를 이야기 한다. 이는 온난전선의 전면에 걸쳐 넓은 지역에 비교적 지속적으로 내린다.
이러한 소나기의 성질을 과장하여 ' 여름 소나기는 밭이랑을 두고 다툰다.' '여름철 소나기는 쇠 등을 두고 다툰다.'와 같은 속담도 생겼다.
가져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