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박하며 노을+일출’ 섬명산 9선 ㅣ 무의도 호룡곡산]
- 노을만 보며 산행 이어가다가 하산해도 좋아
- 노을 감상에 좋은 곳마다에‘조망대’팻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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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룡곡산 정상. 아침 운해가 섬을 에워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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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도(舞衣島)는 안개가 낀 날 바다에서 바라보면 섬의 형상이 마치 아름다운 춤사위인 듯해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그러나 멀리서 보기엔 그런 전설이 어처구니없을 만큼 무의도 호룡곡산이 그리는 하늘선은 야트막하고 초라하다. 하지만 그 실망감은 산릉에 오르면 감동으로 바뀌고, 석양을 보았다면 언젠가는 다시 오리라는 다짐을 동반하게 된다.
인천광역시 중구 무의동 호룡곡산(虎龍谷山·246m)은 오래전부터 수도권 등산인들이 즐겨 찾는 섬산행지다. 바다 여행을 겸해 당일로 다녀올 수 있는 데다 한나절로 산행이 가능한 순한 산이기에 단체산행지로도 애용된다. 무의도 북서쪽 부속 섬인 실미도가 영화로 유명해지면서 여행을 겸해 호룡곡산을 찾는 이들의 수가 급증했다.
무의도는 주민 약 600명에 950만m2의 섬으로, 크게 보아 북쪽 국사봉과 남쪽 호룡곡산 두 덩어리로 이뤄져 있다. 국사봉 바로 위엔 자그마한 당산이란 봉이 혹처럼 붙어 있다. 이 당산(124m)은 별 의미가 없으므로 뚝 잘라내고, 국사봉(236m)~호룡곡산(246m)만 이어가는 것이 좋다.
이 산릉에는 곳곳에 조망대란 팻말을 세워뒀다. 그런 장소는 어김없이 바다 조망이 좋으며, 대개는 일몰 풍광을 보기에 적당하다. 그 중 한 곳을 골라 비박·막영을 하면 된다.
그 중에도 가장 좋은 곳은 역시 남쪽으로도 조망이 툭 트이는 호룡곡산 정상이다. 이곳에서는 동쪽과 서쪽 조망 모두 뛰어나다. 일출 맞이, 노을 바라기 모두 안성맞춤인 멋진 조망처다. 정상엔 측량용 철탑 외에 초록 비닐로 만든 간이휴게소가 서 있으나 지붕이 내려앉아 실제 사용하기는 어렵다. 그 옆의 공터를 이용해 비박하면 된다.
호룡곡산은 사실 일출보다 일몰을 보기 위한 산행지로 적격이다. 이 일몰 풍경만을 염두에 두고 당일산행을 해도 좋다. 국사봉부터 산행할 경우 3시간 정도 걸리므로 호룡곡산 정상에서 마지막 노을빛을 본 뒤 하산 계획을 잡고 오후 2~3시경 산행을 시작하도록 한다. 무의도행 도선이 자주 운항하므로 얼마든지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국사봉은 오름길부터 조망이 좋다. 오른쪽(서쪽)으로 줄곧 붉은 태양과 푸른 바다 풍경이 펼쳐진다. 간혹 싸리나무 가지가 시야를 좀 어지럽힐 뿐 특별히 어디라고 할 것 없이 모두 조망이 좋다.
국사봉 정상 가까이에 바위가 돌출해 유난히 조망이 뛰어난 곳이 나온다. 서해 쪽 대이작도, 소이작도, 선갑도, 소야도 등 섬들의 위치와 이름을 알려주는 조감도와 더불어 ‘조망대’라는 팻말을 세워두었다.
국사봉 정상 직전에서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오른쪽은 정상을 우회하는 길. 왼쪽 정상으로 올랐다가 밧줄이 매인 가파른 바윗길을 따라 내려가면 곧 우회로와 만나 다시 외가닥 길이 된다.
정상 밧줄길과 우회로가 만난 이후 150여m 내려간 지점의 ‘조망대(쉼터) ’는 무의도 최고의 노을 탐승처다. 서해 쪽으로 능선이 둥글게 휘어나간 지점이라서 허공에 떠올라 보는 듯한 쾌감을 선사한다. 여러 명이 앉아 쉴 수 있는 바위지대이고, 두어 명 비박도 가능하다. 산행 시작 시간이 늦었다면, 호룡곡산은 포기하고 아예 이곳에서 해가 수평선으로 넘어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하산해도 좋다. 국사봉~호룡곡산 등산로를 연결한 실미고개의 구름다리까지는 약 800m로 20분이면 넉넉하다.
구름다리 이후 호룡곡산 정상 가는 길도 주로 능선 서쪽으로 나 있어 역시 이 산은 노을을 위한 산임을 실감케 한다. 그러나 능선이 90도 가까이 우로 꺾이는 지점의, 산불감시초소가 선 ‘조망대’에서는 동쪽 소무의도 방면 일출을 보기 위한 자리라고 해도 좋을 만큼 동쪽 조망이 멋지다.
하나개유원지 쪽 갈림길목을 지나면 곧 호룡곡산 정상이다. 이곳 정상에서 마지막 해를 보고 하산해도 별 문제 없다. 랜턴을 켜고 광명항까지 약 2km에 30분쯤 내려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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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인천공항 개항 이후 영종도 턱밑에 자리한 호룡곡산 가기가 수월해졌다. 공항고속도로로 영종도 남서쪽 끝 잠진도 선착장까지 순식간에 달려갈 수 있고, 그후 도선을 타고 단 5분이면 무의도 선착장에 가 닿는다. 차량도선료도 왕복 2만 원이라 차를 가지고 들어가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특별히 차로 돌아볼 것도 없이 단출한 모양새인 섬인 데다 마을버스도 자주 다닌다.
자가 운전 인천공항고속도로로 가다가 신불나들목 지나 1km쯤 가서 용유ㆍ무의 쪽 진입로로 접어든다. 도로표지판에 무의도 방면 안내가 돼 있다.
대중교통 인천공항까지 간 다음 3층 5번 출구에서 잠진도 선착장행 222번 버스 이용(1시간 간격 운행ㆍ문의 032-751-5554).
잠진도~무의도 간 도선 07:45~18:30, 30분 간격 운항. 매일 썰물 때 2시간 정도 결항(3,000원). 물때에 따라 결항시각이 다소 달라지므로 사전에 무의해운으로 문의(032-751-3354,5 www.muuido.co.kr).
무의도 내 마을버스는 도선 운항시각에 맞춰 운행. 선착장~실미 해변~하나개 해변~광명항의 순으로 갔다가 되짚어온다. 주말에는 양쪽에서 각각 한 대씩 출발한다(무의운수 032-752-3832).
숙식 (지역번호 032)
실미도 내 펜션이나 민박 등 숙박업소는 북쪽 선착장 근처의 큰무리마을과 남쪽 끝 샘꾸미마을, 그리고 하나개 해변 넘어가는 길목 무의분교가 있는 포내마을 세 군데에 집중돼 있다. 숲속의펜션(752-2332)은 방이 비교적 큰 편이다. 그 외에 무의아일랜드펜션(1566-4466), 달담은무의바다펜션(752-9800) 등이 있다.
/ 글 안중국 기자 사진 허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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