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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춘선변의 명산들] 청평역·상천역 기점 호명산

by 맥가이버 Macgyver 2011. 1. 21.

[경춘선변의 명산들] 청평역·상천역 기점 호명산

 
청평호와 호명호수 관망하는 뻐근한 능선길
청평역~호명산~기차봉~호명호수~큰골능선~상천역
청평역 앞에 솟은 호명산(虎鳴山·632m)은 전형적인 열차산행지로 오래 전부터 인기 있던 곳이다. 한북정맥 귀목봉에서 남으로 뻗은 산줄기 끝자락의 봉우리로 청평댐 뒤쪽으로 솟아 있다. 옛날에는 호랑이가 많아 그 울음소리가 마을까지 들려와서 호명산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 청평역에서 시작하는 산길은 정상까지 계속 가파른 산길의 연속이다.
 
산 자체의 고도는 그리 높지 않으나 전망대처럼 우뚝한 솟아 있어 조망이 좋다. 특히 주변을 둘러싼 호반 풍경이 아름답다. 바로 아래 굽이치는 조종천이 흐르고, 남쪽의 청평댐 뒤로 청평호가 펼쳐진다. 북동쪽 높은 산 위에는 인공호수인 호명호가 숨어 있다. 산정에 올라 많은 물을 볼 수 있는 특이한 산이다.

호명산으로 오르는 길은 여러 가닥이나 경춘선 복선전철역이 있는 청평과 상천을 중심으로 산행을 엮는 것이 편리하다. 어느 쪽에서 먼저 산행을 시작해도 좋지만, 청평역에서 접근하는 것이 탈출로와 갈림길이 많아 상황에 따라 코스를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호명산으로 오르기 위해 청평역 앞의 조종천을 건너고 있다(위). 새롭게 단장한 경춘선 복선전철 청평역(아래).
청평은 대성리, 강촌 등과 함께 경춘선 상의 대표적인 유원지로 꼽는 곳이다. 청평호반이 지척이고 북한강의 지류인 조종천이 바로 앞에 흐르고 있어 강변 풍광이 아름답다. 강 건너 병풍처럼 휘두른 산자락의 아늑한 느낌이 일품인 장소다. 산길은 이 강변의 유원지를 거쳐 산으로 들어간다.

청평역에서 시작하는 호명산 산길은 초반부가 가팔라 힘들지만 짧은 시간 사이 정상부에 올라 좋은 조망을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청평역 동쪽 출구로 나와 길을 건넌 뒤 조종천을 건너면 산길이 보인다. 이곳에서 주능선으로 올라 정상까지 2.7km 거리로 1시간 40분 소요된다. 제법 가파른 구간이지만 산길은 양호한 편이다.

청평역 동쪽 입구 앞의 농로를 지나면 조종천 변의 자전거 도로가 나온다. 여기서 청명유원지 방면의 하류에 징검다리가 보인다. 이 다리 입구에 ‘호명산 정상 2.7km’라고 쓴 이정표가 붙어 있다. 계단을 내려가 물을 건너면 정면에 ‘호명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설치한 안내판이 있다.

▲ 눈이 쌓여 겨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호명산 능선길.
산길 입구에서 10여 분 동안 급경사의 계단길을 오르면 주능선에 닿는다. 운동기구와 샘이 있는 쉼터에서 잠시 숨을 돌린 다음 왼쪽 급경사를 따라 고도를 높인다. 높은 산은 아니지만 경사도가 심해 속도가 나지 않는다. 600m 정도 산길을 따라 오르면 약간 평탄한 지대가 나오고, 오른쪽에 널찍한 목조데크 전망대가 보인다. 청평댐이 정면으로 보이는 조망이 좋은 곳이다. 이 전망대 주변에 의자와 테이블이 놓여 있어 쉬어가기 좋다.

계속해 주능선을 타고 1km 정도 더 오르면 호명산 정상에 오른다. 정상 표지석이 서 있는 널찍한 공터에서 조망하는 주변 경치가 탁월하다. 북한강 건너 남쪽에 솟아 있는 화야산과 뾰루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깝고 그 뒤로 펼쳐진 산줄기도 장관이다. 북쪽 멀리 명지산과 화악산으로 이어지는 조망이 시원스럽다. 바로 밑에는 국도와 경춘선이 청평면을 가로 지르고 있다.

▲ 호명산 입구의 잣나무가 무성한 숲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
호명산 정상에 오르기 직전에 만나는 삼거리는 대성사 방면으로 연결된다. 조종교 검문소로 이어지는 2.1km 거리의 급경사의 산길로, 초입에서 정상까지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청평으로 다시 돌아갈 팀들은 이 코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호명산 산행은 정상 북동쪽의 호명호수까지 능선을 타고 갈 수 있다. 이렇게 주능선을 종주한 뒤 상천역으로 하산하는 산행이 하루 산행으로 적합하다. 정상에서 호명호수까지는 전형적인 능선길로 내리막 구간이 주류를 이룬다. 이 능선상의 중간쯤인 기차봉 부근의 바위능선이 제법 거칠어 주의가 필요하다. 급경사의 바위지대가 많고 양쪽으로 절벽이 형성되어 있는 구간도 있다. 오르내림도 심해 쉽게 지친다. 하지만 이런 까다로운 구간은 그리 길지 않다. 경사가 급한 기차봉 오름길에 계단을 설치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호명산 정상에서 호명호수까지 3.64km 거리로 약 2시간이 소요된다.

▲ 호명산 오름길 중간의 전망대에서 본 청평댐.
호수를 돌아보고 미로공원으로 내려가는 길을 따라 진행하다 오른쪽 큰골능선으로 빠진다. 이 곧바로 뻗은 능선길을 이용해 상천역으로 내려선다.

호명호수는 양수발전을 위한 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산상 인공호수다. 그동안 국가 중요시설로 보호되다 2008년부터 일반에게 공개됐다. 지금은 가평 지역의 관광자원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4월부터 11월까지 셔틀버스가 운행하고 있다. 겨울에는 이
곳까지 걸어서 오르는 등산객만이 호명호수를 볼 수 있다.

호명호수에서 상천역까지는 큰골능선을 탄다. 경사가 매우 급한 능선으로 특히 상단부는 밧줄을 잡고 오르내려야 할 정도로 가파르다. 중턱부터 마을까지는 유순한 흙길로 크게 힘들이지 않고 걸을 수 있다. 능선 끄트머리의 이정표에서 오른쪽으로 상천역 방향으로 내려선다. 호명호수 도로에서 상천역까지 약 3.3km 거리로 1시간10분 정도 소요된다.

산행 길잡이 Guide

교통

경춘선 복선전철 상봉역에서 05:10부터 23:00까지 10~20분 간격으로 춘천행 전동차가 운행한다. 중간에 배차되는 급행열차는 청평이나 상천에 정차하지 않는다. 소요시간은 무궁화호에 비해 10여분 단축되고, 요금은 절반 정도로 싸졌다. 자가용 차량을 이용할 경우 등산로 입구인 청명유원지 주차장에 차를 세울 수 있다. 당일 기준 주차요금 승용차 2,000원, 대형 버스 1만 원.

숙식 (지역번호 031)

청평의 강변 유원지에 펜션, 민박, 식당 등 다양한 위락시설이 있다. 하지만 이곳은 행락객이 많은 찾는 곳이라 이용료가 비싼데다, 의외로 시설이 형편없는 곳도 많다. 가평군 문화관광 홈페이지(
www.gptour.go.kr
) 숙박업소 소개를 참조한다.

산행기점인 청평역과 상천리 일대에 음식점이 많다. 청평 읍내에 소문난해장국집(584-3109)과 국도변의 그옛날두부집(584-0182)은 가볍게 식사를 하기에 좋은 집이다. 청명유원지 내의 호명산베이스캠프(584-5628)는 예약을 통해 단체 산행객들을 받는다. 푸짐한 차림으로 유명한 집이다.


/ 글 김기환 기자  사진 염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