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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떨어지면 열리는 쪽빛세상···삼척 월산리 속섬

by 맥가이버 Macgyver 2011. 3. 4.

해 떨어지면 열리는 쪽빛세상···삼척 월산리 속섬

 
삼척 | 글·사진 윤대헌 기자 caos999@kyunghyang.com

 

 

7번 국도는 부산에서 함경북도 온성까지 이어진다.

백두대간과 동해바다를 끼고 가는 이 길은 호주의 그레이트 오션로드와 견줄 만큼 아름답다.

이중 바다를 코앞에서 볼 수 있는 곳이 영동선과 나란히 달리는 삼척구간.

그만큼 눈길을 사로잡는 차창 밖 풍광이 적지 않아 쉬엄쉬엄 가야한다.

새벽녘과 달빛아래에서 유독 자태가 도드라진 속섬도 이 길에 있다.

겨울을 갓 벗어난 이즈음 드라이브를 즐기기에도 안성맞춤.

한결 상큼해진 해풍에 그간 심신에 쌓인 겨울의 잔재가 눈 녹듯 사그라진다.

 

 


경북 울진에서 삼척으로 접어들면 옛 7번 국도를 타고 간다. 그래야 바다를 지척에 둘 수 있다.

 새로 뚫린 7번 국도는 넓고 쭉 뻗었지만 해변과 떨어져 다소 밋밋하다.

오가는 차량이 뜸해 한결 여유로운 이 길은 중간 중간 보고 먹고 놀게 많아 쉬엄쉬엄 갈 수 있다.

드라이브코스는 삼척시 원덕읍 월천리가 출발점. 남쪽에서 북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곡천이 마을을 가로지르는 월천리는 강원도와 경상북도의 경계에 있는 자그마한 바닷가마을이다.

이곳에 속섬이 있다. 

일명 ‘죽다 살아난 섬’으로 불리는 속섬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불과 4년 전.

미국의 사진작가 마이클 케나가 2007년 작품에 담을 때까지 인근 주민들조차 섬의 이름이나 아름다움을 몰랐다.

한데 케나의 작품이 세상에 알려지자 이를 사진에 담으려는 사진작가와 일반인이 몰려들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케나는 이 섬을 ‘솔섬(Finetree Island)’이라 불렀지만 ‘속에 있는 섬’ ‘물이 항상 고여 있는 섬’이란 뜻의 속섬이 원래 이름이다.

 

속섬의 새벽, 한낮, 저녁풍경

 


한때 LNG 저장기지 건설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했었던 섬은 사실 낮에 보면 화려하지도 신비롭지도 않다.

하지만 새벽녘이나 달빛아래 풍광은 보는 이의 가슴을 뛰게 만든다.

바람이 잠시 숨을 죽이는 새벽녘과 월천교 위로 딸이 뜨는 저녁 무렵, 수줍은 듯 속살을 드러내는 속섬의 자태는 더욱 도드라진다.

육지가 그리워서일까.

섬은 내륙에 들어앉아 바다를 가로막은 백사장과 이어져 있다.

장마 때 물이 불면 가곡천은 바다와 몸을 섞는다.

이때 속섬은 ‘온전한 섬’이 된다.

300여 그루의 소나무를 이고 있는 속섬은 이즈음 백조가 날아와 한결 운치 있다.

 

해신당공원

 


속섬에서 나와 북쪽으로 향하면 현재 조성 중인 남화산공원을 지나 해신당공원에 닿는다.

공원이 자리한 신남마을은 동해안 유일의 남근숭배민속이 전해지는 곳. 

이 때문일까.

해신당과 어촌민속전시관, 성(性)민속공원, 습지생태공원 등이 들어선 공원에는 눈길 주는 곳마다 ‘남근’ 투성이다.

십이지신과 장승도 남근 모양새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너도나도 낄낄댄다.

그러면서도 손이 닿는 곳마다 연방 쓰다듬는다.

남근은 그 옛날 ‘애랑’이라는 처녀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생겨난 풍습.

해신당 초입 우측에는 애랑이 미역을 따러 갔다 떨어졌다는 벼랑에 전망대를 세웠다.

어촌민속전시관에서는 영상수족관과 체험 공간, 고기잡이 도구 등 다양한 어촌문화를 엿볼 수 있다.

이곳의 일출 풍광도 압권.

 

전망대에서 바라본 장호항과 장호해변

 


공원에서 나와 북쪽으로 10여분간 달리면 ‘한국의 나폴리’라 불리는 장호항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전망대에 올라 내려다 본 바다는 쪽빛이다.

파도는 새하얀 포말을 그리고, 갈매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른 채 비상하는 장호해변은 한적하고 여유롭다.

장호항은 최민수·최명길 주연의 드라마 <태양의 남쪽>을 촬영했던 곳.

 

해양레일바이크

 


장호항 바로 윗동네인 용화에서는 레일바이크를 체험할 수 있다.

정선과 곡성, 문경, 양평에 있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국내 유일의 해양레일바이크다.

하루 6회 운행하는 레일바이크는 용화조개역에서 궁촌파도역(궁촌에서도 출발)까지 5.4㎞.

오르막길에서는 페달을 밟지 않아도 전동으로 움직이고 회송버스가 출발한 곳으로 데려다 준다.

바이크는 1시간여 동안 해저도시과 무지개터널, 빛의 향연터널 등 3개의 터널과 해송숲이 해변을 따라 줄줄이 이어진다.

궁촌해변 앞 초곡휴게소에스는 바이크에서 내려 잠시 휴식을 취하며 주전부리를 즐길 수 있다. 

도착역인 궁촌에 이르면 인근 공양왕릉을 둘러볼 만하다.

고려왕조 마지막 왕인 공양왕의 왕릉은 오른편에 왕자들의 무덤이 있다.

당초 묘비석도 없는 허름한 무덤이었지만 1837년 헌종 때 삼척부사 이규헌이 개축한 후

1997년 삼척군수와 근덕면장에 의해 위엄을 갖춘 묘역으로 정비됐다. 

궁촌은 7번 국도 삼척구간의 중간지점.

내친김에 삼척 끄트머리까지 간다면 재동유유원지와 맹방해변관광지,

삼척항, 삼척온천, 새천년해안유원지를 거쳐 증산해변을 볼 수 있다.

2000년에 개설된 4㎞ 거리의 새천년해안도로는 삼척항을 지나면서부터 시작된다.

3만3000명의 이름과 소망을 담은 ‘소망의 탑’과 조각품·야외무대가 들어선 비치조각공원 등이 멋스러운 해안도로다. 

<여행정보>

▲찾아가는길:서울→영동고속도로→강릉→동해고속도로→7번국도 울진 방향→원덕에서

 ‘태백’ 이정표에서 월천교 방향으로 우회전→다리 아래에서 좌회전→속섬(네비게이션:원덕읍 호산리 39번지)

 

대금굴 모노레일

 


▲주변 볼거리:신기면 대이리에 위치한 대금굴과 환선굴은 필수코스.

국내 최초로 모노레일을 타고 동굴 내부 140m까지 들어가는 대금굴은 온통 황금색을 띄는 것이 특징.

1일 관람인원을 720명으로 제한해 홈페이지(samcheok.mainticket.co.kr)에서 예약해야 한다.

국내 최대 크기(3.5m)의 막대형 석순과 곡석, 커튼, 비룡폭포, 천지연 등이 명물(1시간30분 소요).

대금굴 입구에서 조금 더 오르면 환선굴이다.

남한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동굴은 총연장 6.2㎞ 중 1.5㎞ 구간이 개방돼 있고

도깨비방마이, 사랑의 맹세, 미녀상, 옥좌대, 마리아상,

꿈의 궁전으로 불리는 커튼과 싱크홀, 유석, 종유석 등이 명물로 꼽힌다(2시간 소요).

 이외에 준경묘, 죽서루, 천은사, 미인폭포, 두타산, 청옥산, 응봉산, 신리너와마을, 덕풍계곡, 새천년도로, 엑스포타운 등 

 

환선굴 꿈의 궁전

 


▲먹을거리:임원항이 대표적인 식당촌. 이외에 미진횟집(033-572-6679),

바다횟집(033-574-3543)에서 싱싱한 해산물을 즐길 수 있다.

▲숙박:김종오씨(010-6749-6421)가 속섬 바로 앞에서 펜션을 운영한다.

또 속섬 바로 옆에 있는 호산비치호텔(033-576-1001)은 전망이 좋고 식사를 겸할 수 있다.

이외에 삼척온천관광호텔(033-573-9696), 동양레저게스트하우스(033-573-0874), 삼척온천(033-573-9696) 등  

▲문의:삼척시청 관광정책과 (033)570-3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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