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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천주산과 아트밸리로 나들이를 준비하며...

by 맥가이버 Macgyver 2011. 5. 13.

포천 천주산 등산지도

 

 

 

가족과 봄소풍 포천 아트밸리

일요신문 | 입력 2010.06.11 09:57

 
주말이 다가오면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또 잠이냐며 눈치 주는 아내와 말똥말똥 창밖을 바라보며 무언의 시위를 하는 아이들. 그래, 졌다. 가자고 가. 그런데 어디로? 고민이라면 포천아트밸리가 어떨까. 자연과 예술이 하나 되는 곳. 가볍게 가족끼리 봄소풍 떠나기에 이보다 좋은 곳 또 있을까.

 

포천아트밸리는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기지리에 있다. 의정부에서 산정호수 방면으로 뻗은 43번 국도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비켜 서 있다. 포천아트밸리는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그래서 아직까지 그다지 알려진 바가 없다. 하지만 그대로 조용히 두기에는 너무 매력적이다. 어떤 매력 포인트들이 있냐고? 너무 성급히 달려들진 마시라. 하나하나 짚어가며 알려드릴 테니.

그전에 먼저 포천아트밸리가 어떤 곳인지나 한번 살펴보자. 이곳은 원래 채석장이었던 곳이다. 아트밸리는 천주산을 등지고 있는데 일대가 모두 암질이다. 1960년대 후반부터 이곳에서는 화강암을 채취했는데, 그 품질이 무척 우수했다. '포천석'이라 따로 이름을 붙여 타 화강암들과 구분했을 정도니 말 다한 것 아닐까. 구체적으로는 다른 지역의 화강암보다 빛이 더 밝고, 표면의 단단하기가 우수했다. 이곳에서 생산된 화강암은 청와대, 국회의사당, 인천공항 등을 지을 때도 사용됐다. 확실히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만큼 포천의 화강암은 명품이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일정부분 기여하던 채석장은 그러나 2000년대 들면서 골칫거리로 전락하기 시작했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채석장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분진을 문제 삼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포천의 채석장들은 하나둘씩 문을 닫았다. 포천아트밸리 자리의 채석장 또한 2002년 폐업신고가 됐다. 소음과 분진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문제는 있었다. 흉물 같은 폐채석장이 미관상 좋지 않았던 것. 궁리 끝에 나온 해결책이 이 포천아트밸리다.

포천아트밸리는 스웨덴 달라르나주와 영국의 콘월지역 사례를 모델로 삼았다. 달라르나주는 포천아트밸리처럼 석회암 채석장을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채석과정에서 생긴 뻥 뚫린 공간을 4000석 규모의 원형경기장 형태의 공연장으로 리뉴얼했다. 소리의 울림이 워낙 좋아 최고의 야외공연장으로 사랑받고 있다. 콘월지역은 광산이 널리 분포한 곳이었다. 밀레니엄프로젝트로 돔형온실과 야외음악당, 레스토랑 등을 곳곳에 지었는데 매우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포천아트밸리는 그 두 지역의 장점을 고루 취합해 조성됐다. 미술전시관과 야외조각공원, 야외공연장, 인공호수, 모노레일 등 예술과 문화, 자연이 함께 호흡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자, 그렇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포천아트밸리 속으로 들어가 볼까. 가장 먼저 방문객을 맞는 곳은 돌문화전시관이다. 포천석이 무엇인지, 포천의 화강암 채석의 역사가 어떻게 되는지를 영상과 음성 서비스를 통해 친절히 설명한다. 포천석으로 조각된 작품들도 전시돼 있다.

돌문화전시관을 나오면 앞쪽으로 언덕을 오르는 길이 나 있다. 제법 길고 경사도 있는 편이다. 걸어 오를 생각을 하니 다소 부담스럽다. 하지만 걱정은 붙들어 매시라. 모노레일이 있다. 노란색 열차가 공중에 설치된 외길 레일을 따라 언덕을 오른다. 레일의 길이는 420m. 탑승장에서 꼭대기까지 5분쯤 걸린다. 모노레일을 타고 가면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아주 멋있다. 왼쪽으로 절벽이 버티고 오른쪽으로 인공호수와 야외조각공원 등이 보인다.

열차가 꼭대기에 도착하면 제1전시장을 먼저 둘러본다. 지상 3층의 건물로 2층과 3층에서 전시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예술창작 오픈 스튜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3층에 작가 스튜디오 3개실이 있는데 이곳을 방문하면 작가에게 직접 그림과 도예 등을 배워볼 수 있다. 국내 작가 4인과 외국 작가 3인이 참여하고 있다.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아무 때나 참여할 수 있다.

제1전시장 앞에는 작은 연못이 있다. 올챙이가 가득한 연못이다. 아이들의 발걸음이 나무판자에 박힌 못처럼 고정되는 곳이 바로 여기다. 올챙이가 개구리로 한창 자라고 있는데, 그걸 잡아서 자세히 보겠다고 달려드는 아이들의 모습이 귀엽다.

연못 아래로는 천주호가 있다. 채석장에 물을 채워 만든 인공호수다. 사방이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그 빈 공간에 물이 채워져 있다. 물색이 짙은 초록으로 신비감을 준다. 최대 수심은 20m에 이른다.
도롱뇽과 가재, 피라미 등이 산다. 주변은 나무데크로 둘러쳐져 있다. 절벽 위에는 전망대가 설치돼 있다. 천주호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전망대 가는 길이 참 좋다.

천주호 아래쪽으로는 야외조각공원과 야외공연장 등이 있다.  조각공원의 작품들은 모두 포천에서 생산된 화강암으로 만든 것들이다. 푸른 잔디가 넓게 깔려 있고 그 위에 조각작품들이 설치돼 있다. 마음껏 뛰놀고, 나무 그늘 아래 앉아 돗자리 깔고 쉴 수 있는 곳이다. 야외조각공원 너머에는 야외공연장이 있다. 40m의 화강암 직벽을 배경으로 공연장이 앉아 있다. 이것저것 볼 것 많고 즐길 거리도 많아 여러 식구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 듯하다.

한편, 포천은 둘러볼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닌 곳이다.
광릉수목원과 아프리카박물관, 허브아일랜드를 비롯해 각종 식물원들이 곳곳에 있다. 광릉수목원은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1900여 종의 나무와 외국에서 들여온 나무들을 합해 3000종에 가까운 나무들이 식생하는 '나무백화점'이다. 광릉에서만 자라는 물푸레나무와 갈퀴나무를 비롯해 대전 이남이 북방한계인 금송과 완도에서 옮겨온 300년 수령의 동백나무도 있다.

광릉수목원 가까이에는 아프리카박물관이 있다. 가나, 카메룬, 콩고 등 잘 알려진 나라를 비롯해 그 이름도 생소한 나라의 유물들이 2000여 점 이상 전시돼 있다. 아프리카 현지인들의 공연도 관람할 수 있다. 포천 여행 때는 식물원투어를 계획해 보는 것도 괜찮다. 포천에는 양귀비 천국인 뷰식물원과 아시아 최대의 암석원을 자랑하는
평강식물원, 허브향에 취하는 허브아일랜드 등 테마식물원이 많다.

< 여행안내 >
▲길잡이: 서울·의정부 43번 국도→축석령휴게소→
포천시청→신북면사무소 앞 교차로에서 우회전→포천아트밸리

▲먹거리: 포천 하면 역시 막걸리와 이동갈비가 떠오른다. 이동 연곡리와 장암리 일대에 갈비촌이 형성돼 있다. 포천이동갈비는 각종 과일로 양념한 갈비의 양이 푸짐한 것으로 유명하다. 장암리 김미자할머니집(031-533-4069) 역시 시쳇말로 '장난 아니게' 양이 많다. 음식도 깔끔하고 함께 나오는 동치미국물도 맛있다. 이동갈비를 뜯으며 이동막걸리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잠자리: 포천은 온천으로도 잘 알려진 곳이다. 아트밸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신북온천(1577-5009)이 있고, 일동에는 일동제일유황온천(031-531-7430), 일동하와이(031-536-5000) 등이 있다.

▲문의: 포천시청(http://www.pcs21.net) 031-538-2114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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