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속에서 자연을 느끼며 걸을 수 있는 인천 남동문화생태 누리길.

인천대공원과 소래습지생태공원을 잇는 8㎞ 길이의 산책로. 경사도가 크지 않아 노약자나 어린이도 쉽게 걸을 수 있으며 현재와 과거 그리고 자연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옛 염전터와 소금창고가 그대로 남아 있는 소래습지생태공원 안의 염전길을 한 시민이 걷고 있다.


[경인일보=글┃목동훈기자]인천대공원과 소래습지생태공원을 잇는 '남동문화생태 누리길'이 최근 완공됐다.

남동문화생태 누리길은

인천대공원~인천시청소년수련관~남동경기장 예정지~하수종말처리장~소래습지생태공원으로 이어지는 8㎞의 산책로다.

경사도가 크지 않아 노약자나 어린이도 쉽게 걸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많다. 인천대공원에는 식물원, 장미원, 어린이동물원, 수목원, 자전거광장, 사계절 썰매장이 있다.

소래습지생태공원은 156만1천㎡ 규모로 갯골지구, 습지지구, 염전지구(염전학습장), 초지지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소래습지생태공원은 포구의 정취를 느끼고 싱싱한 해산물을 살 수 있는 소래포구와 가깝다.

남동문화생태 누리길은 자전거 타기에도 좋은 코스다.

청소년수련관과 남동경기장 예정지를 잇는 2.32㎞ 구간에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설치돼 있다.

#도심에서 하천, 갯벌, 습지를 만나다!

태풍 메아리가 인천 백령도 서쪽 해상으로 비껴간 지난 26일 오후.

남동문화생태 누리길을 걷기 위해 청소년수련관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았다.

청소년수련관 바로 맞은 편에 남동문화생태 누리길을 알리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었다.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가로수 사이로 길이 보였다.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끼며 걸을 수 있는 남동문화생태 누리길이다.

길 옆에는 자연형 하천인 '장수천'이 흐르고 있었다.

남동문화생태 누리길은 너비가 좁고 수풀이 무성했던 곳이다.

남동구는 7억3천만원(국비 5억1천100만원, 구비 2억1천900만원)을 들여 길을 넓히고 나무를 심었다.

또 긴의자, 운동기구, 조명시설 등을 설치했다.

남동문화생태 누리길은 인도(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로 분리돼 있다.

자전거와 사람이 부딪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 남동구 누리길


청소년수련관에서 소래습지생태공원까지 걸었다.

청소년수련관~남동경기장 예정지 구간은 아기자기하다.

길 옆에는 근력과 유연성을 강화할 수 있는 운동기구와 잠시 쉴 수 있는 긴의자, 정자가 있다.

장수천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나무계단도 설치돼 있다.

교량 밑을 통과하는 지점이 몇 곳 있는데, 조명과 색유리 등을 이용해 밝고 산뜻한 분위기를 연출해 놓았다.

곳곳에 비닐하우스가 있어 토마토, 상추, 파 등의 채소를 살 수도 있다.

담방마을(아파트단지) 근처를 지나면 장수천이 넓어지고, 그 위를 새들이 날아다닌다.

새 울음소리가 정겹다.

남동경기장 예정지에서 소래습지생태공원 입구로 가는 구간은 '울퉁불퉁한 길'과 '비포장 길'이다.

 

마치 시골길 같은 분위기다. 소래습지생태공원 입구에 들어서면 그림 같은 정경이 펼쳐진다.

 

갈대숲과 불그스름한 '나문재'와 '퉁퉁마디'가 보인다. 바다 냄새가 갯바람을 타고 코로 들어온다.


갯벌에는 게와 망둥어가 살고 있다. 자세히 보려고 하면 아이들이 숨바꼭질을 하듯 갯벌 속에 몸을 감춘다.

소래습지생태공원 입구~소래습지생태공원 전시관 구간, 누리길에서 보는 소래습지생태공원은 장관이다.

바람에 살랑거리는 갈대, 이국적 정취를 풍기는 풍차, 세월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소금창고 등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느낌이다.

드디어 소래습지생태공원 전시관에 도착했다.

청소년수련관에서 출발한 지 1시간30분 정도 걸렸다.

천천히 걸으면 2시간에서 2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 소래습지생태공원


소래습지생태공원 안에는 또 다른 길이 있다.

둘레길(3.4㎞·소요시간 51분), 염전길(1.4㎞·〃21분), 갈대길(1.7㎞·〃25분), 습지길(1.24㎞·〃18분)이다.

소래습지생태공원에는 갯벌체험장과 염전학습장이 있어 자녀교육에도 좋을 듯하다.

자전거를 타고 남동문화생태 누리길을 둘러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소래선 녹지길'(자전거 전용도로)을 추천한다.

인천대공원이나 청소년수련관에서 출발해 남동경기장 예정지까지 오는 코스는 같다.

소래습지생태공원 입구로 가다보면 장수천 수문이 나오는데, 이 곳에서 계속 직진을 하면 '소래선 녹지길'과 연결된다.

소래선 녹지길 자전거 전용도로는 자전거 타기에 매우 좋다.

소래습지생태공원 전시관까지 조금 돌아가는 길이지만 자전거로 이동하기 때문에 몸에 큰 무리는 없다.

남동문화생태 누리길은 도심 속에서 가로수, 하천, 갯벌, 습지 등을 경험할 수 있는 코스다.

특히 인천시민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산책로다.

인천대공원~남동경기장 예정지 구간은 조깅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실제로 이어폰을 귀에 꽂고 뛰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남동구청 도시공원과 모환수씨는

"도심에 있는 누리길 가운데 차도를 건너지 않고 연결되는 길은 흔하지 않다"며

"주변에 인천대공원과 소래습지생태공원이 있어 다양한 경험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와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 오는 사람들에게는 '하루 코스'로 잡을 것을 권한다.

주말, 인천대공원이나 소래습지생태공원 또는 소래포구를 온 김에

남동문화생태 누리길 일부 구간을 둘러보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빠른 걸음보다는 느긋하게 걸으며 즐기라고 권하고 싶다.

공원에서 놀거나 소래포구를 둘러본 뒤 누리길 전 구간을 걸으려면 자칫 몸에 무리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4~5월 인천대공원에서는 벚꽃축제, 꽃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10월에는 소래포구와 소래습지생태공원 일대에서 '인천소래포구축제'가 개최된다.

인천대공원과 소래습지생태공원에서 열리는 행사를 고려해 누리길 체험계획을 세우는 것도 좋을 듯하다.

사진┃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