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야 물렀거라… 민속박물관서 오늘 기청제
"폭우야 물렀거라! 쾌청한 날 납신다."
가뭄에 비가 내리기를 기원하는 의식을 기우제(祈雨祭)라 했다.
그럼 비가 너무 와서 그치게 해달라는 의식은 뭐라고 했을까.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이 한 달 이상 계속되는 장맛비와 폭우를 그치게 하고
국민 평안을 기원하는 기청제(祈晴祭)를 3일 오전 10시 30분 박물관 경내 오촌댁 옆에서 거행한다.
박물관에서 이런 행사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우리나라에서 기청제에 관한 기록이 처음 보이는 것은 '삼국사기'.
특히 조선시대에는 요즘처럼 장맛비가 계속돼 흉년이 예상될 때,
도성의 4문, 즉 숭례문(崇禮門)·흥인지문(興仁之門)·돈의문(敦義門)·숙정문(肅靖門)과 지방의 성문에서 기청제를 올렸다.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문에서 외부의 재앙을 막는다는 의미로,
비를 조절한다는 동서남북 각 방위의 산천신(山川神)에게 지낸다.
박물관은 조선시대 각종 의례의 기본 법전인 '국조의례의'에 기록된 의식을 재현할 예정이다.
총 소요시간은 20분. 잔을 올리는 헌관이 4배를 하고 세 번 분향하는 삼상향을 하는 것을 시작으로
비가 그치게 해달라는 내용의 축문을 읽고,
의식에 사용된 제기(祭器)들을 거둬들인 후 축문을 태우는 의식 순으로 진행된다.
천진기 관장은 "기청제는 조선시대 대표적인 세시풍속의 하나로
'국조오례의' 등 기록에 상세히 전하지만 근래에는 행한 적이 없는 의식"이라며
"이번 기청제 재현을 통해 폭우와 장맛비로 고통받은 국민들 마음을 달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허윤희 기자 ostinato@chosun.com
“비(雨) 그만!” 기청제(祈晴祭) 3일 열려
국립민속박물관 3일 오전 10시30분…폭우 그치길 기원
조상인기자 ccsi@sed.co.kr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이 한 달 이상 계속된 장맛비와 폭우가 그치기를 기원하는
‘기청제(祈晴祭)를 3일 오전 10시30분 박물관 내 오촌댁 옆에서 거행한다.
기청제는 요즘처럼 장맛비와 폭우가 계속돼 흉년이 예상될 때
날이 개기를 빌던 제사로 ‘기우제(祈雨祭)’의 반대 개념에 해당한다.
국장(國葬) 등 특별한 행사가 있을 경우 종묘와 사직에서 날씨가 맑기를 빌기도 했지만
수재(水災)를 당했을 때에도 이를 쫓기 위해 기청제를 거행했다.
재앙을 막는다는 뜻에서 기청제는 ‘영제(禜祭)’라 불렸다.
수많은 사람들이 문을 드나들면서 외부의 적을 막는다는 의미에서 성문(城門)에서 기청제가 열렸다.
조선시대에는 도성의 4문인
숭례문(崇禮門)ㆍ흥인지문(興仁之門)ㆍ돈의문(敦義門)ㆍ숙정문(肅靖門)과 지방의 성문에서 기청제(祈晴祭)를 거행했다.
비를 조절한다는 동서남북 각 방위의 산천신(山川神)에게 지내는 것.
기청제는 사흘 동안 지냈는데 그래도 비가 그치지 않으면 3차에 걸쳐 다시 행하고,
최종적으로는 왕이 직접 종묘나 사직에 나가 기청제를 지냈다.
조선시대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에 따르면 한성부는 사대문에서, 지방은 성문에서 기청제를 지냈다.
처음에는 성문 안에서 기청제를 지냈으나, 동문(同門ㆍ흥인지문)이 물에 침수된 이후로는 문루에서 거행했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도 기청제에 대한 기록이 등장한다.
영제(禜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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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내용
[정의]
장마철과 같이 오랫동안 비가 내릴 때 성문(城門)에서 거행하였던 기청제(祈晴祭).
조선시대 국가에서 거행하던 기청제는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강무(講武), 발인(發靷) 같이 특별한 행사를 앞두고 날씨가 맑기를 비는 것으로 주로 종묘나 사직에 빌었다.
또 하나는 수재(水災)를 당하였을 때 이를 기양하기 위해서 거행하는 기청제이다.
영제(禜祭)는 후자에 속하는 대표적인 기양의례이지만 계속 비가 올 경우엔 이와 별개로 산천, 사직, 종묘 등에서도 기청제를 올렸다.
기청제로서의 영제는 제사 대상보다 제사를 거행하는 제장(祭場)이 성문(城門)이었다는 점이 특색이다.
[내용]
영제는 중국 고대 기양의례 중 하나이지만, 애초부터 기청제로 한정되어 있지는 않았다.
『주례(周禮)』 춘관조(春官條)에 나오는 영제는 대축(大祝)이 관장하는 여섯 가지 기양의례 중 하나였으며, 『춘추좌전(春秋左傳)』에서는 “수한(水旱)과 여역(癘疫)의 재난에는 산천신에게 영제를 지내고, 눈, 서리, 바람, 비가 때에 맞지 않으면 일월성신(日月星辰)에게 영제를 지낸다.”라고 하였다.
또한 영제는 향촌에서 봄과 가을에 정기적으로 지내는 공동 제사를 가리키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매우 포괄적이었던 영제가 가뭄 때의 우사(雩祀)와 대비되는 기청제로 간주되기 시작한 것은 한(漢)나라 때부터였다.
하지만 국가제례에서 우사가 상제(上帝)를 대상으로 한 정기제였던 반면 영제는 정기제가 없이 수재 때에만 지냈으며, 대사(大祀)인 우사에 비해 소사(小祀)로 간주되어 그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한편 고대 영제의 독특성은 제장의 공간성에 있었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 ‘영(禜)’은 ‘영(營)’으로 해석하고 있는데, 여기서 영(營)은 ‘두르다[圍繞]’라는 의미를 지닌다.
그리하여 영제의 본래적인 형태를 일식이 발생하였을 때에 ‘붉은 끈으로 사직단을 두르고’ 북을 치며 위협하는 의식으로 보기도 한다.
붉은 끈으로 경계를 표시하는 것은 사특한 기운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하는 벽사(辟邪)의 의미가 강하였다.
이러한 공간적 독특성은 사방의 대문(大門)에서 제의를 거행하는 형태로 변화되었다.
영제를 문에서 거행하는 까닭을 주석가들은 문이 가진 소통의 기능과 방어의 기능으로 설명하였다.
소통의 기능이란 문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출입하고 왕래하는 것처럼 인사(人事)의 모든 일들을 방해하고 가로막는 재난을 물리치고 소통하게 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반면 방어적 기능이란 문이 외부의 적이 침입하는 것을 막는 기능에서 유추한 것으로, 영제를 재난을 막는 의례로 보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삼국사기(三國史記)』에 사성문제(四城門祭)가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시기에도 영제를 거행한 것으로 짐작할 수 있으나, 고려시대부터는 확실히 거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고려사(高麗史)』에 ‘영제국문의(禜祭國門儀)’가 실려 있으며, 현재 전해지지 않지만 고려시대 국가의례집인 『상정고금례(詳定古今禮)』에 장마가 그치지 않으면 경성(京城)의 여러 문에서 영제를 지내는데, 문별로 3일 동안 매일 한 번씩 지낸다고 하였다.
조선시대 영제에 관한 기록을 실록에서 찾으면 태종 8년(1408)부터 나온다.
그리고 태종 14년(1414)에 영제에 관한 의주가 만들어졌으며,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에 소사(小祀)로서 비정기적인 의례로 실렸다.
『국조오례의』에 따르면 한성부 영제는 숭례문, 흥인문, 돈의문, 숙정문의 사대문에서 지냈다.
애초 성문 내에서 영제를 거행하였다가 동문이 물에 침수한 후 문루에서 거행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영제는 연사흘 동안 지냈는데 그래도 비가 그치지 않으면 3차에 걸쳐 다시 행하였다.
제의는 ‘청행(請行) - 사배(四拜) - 삼상향(三上香) - 전작(奠爵) - 독축(讀祝) - 철변두(徹籩豆) - 사배(四拜) - 예필(禮畢) - 예감(瘞坎)’의 순서로 진행한다.
이 순서에서 알 수 있듯이 조선시대 영제는 그 양식이나 절차에서 기청을 위한 독특한 요소를 찾아보긴 어렵다.
한편, 영제의 제사 대상은 산천신으로 문루에 각 방위의 산천신을 모시고 거행하였다.
이것은 기우와 기청 모두를 포괄하여 비를 조절하는 것이 산천신의 주요한 기능이었기 때문이다.
의의
영제는 기청제로서 농경과 매우 밀접한 의례였다.
농경세시적인 흐름에서 보면 영제는 입추 이후에 주로 거행하였다.
봄과 여름에는 가뭄을 주로 걱정하였지만 입추 후 벼가 여물 시기에 계속 비가 내리면 농작물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입추 전에도 계속 비가 내리면 국가에서 기청제를 지냈지만 가뭄을 두려워하여 신중하게 논의한 후 거행하였다.
반대로 입추 이후엔 기우제 지내는 것을 꺼렸다.
영제는 국가나 민간에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기우제보다 단순하고 시행의 건수도 적었지만 농경을 기반으로 하였던 우리 사회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세시의례라고 할 수 있다.
池田末利, 中國古代宗敎史硏究-制度と思想,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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