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09월 30일(금) 
누군가가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臥死步生)'고 했다.
맥가이버는 '산 따라 강 따라 길 따라' 걷는 것을 죽고사는 차원이 아닌 즐기는 차원에서 걷는다.
즉, 좋은 길을 걷다가 새로운 환경이나 상황, 사람을 만나면서 알게 되고, 느끼고, 감동 받고, 깨닫는 것을 즐긴다.
월드컵경기장역→마포농수산물시장→평화의공원→평화의광장→난지연못→별자리광장→하늘공원보도육교→하늘계단(동측) →하늘공원[안내소→탐방객안내소→맨발산책로→낙조전망대→'산-하늘-문'→'하늘을 담는 그릇'→낙조전망대→하늘계단(서측)] →난지하늘다리→서울요트조정시험장→거울분수→한강ㆍ홍제천합수점→성산대교→양화대교→선유도공원→선유교→당산철교→당산역
오늘은 '하늘공원'에 올라 낙조와 노을빛에 물든 억새꽃을 감상하고 한강변으로 내려와 야경을 감상하는 여정으로 나선다.
10월 14일부터 23일까지 하늘공원에서 제10회 서울억새축제를 한단다.
벌써 10년!
몇 년째 계속 하늘공원에서 억새축제를 하면 구경을 갔었는데...
축제가 아니더라도 하늘공원은 이런저런 연유로 자주 올랐었다.
월드컵경기장역에서 난지연못을 거쳐 하늘계단(동쪽)을 타고 하늘공원에 낙조를 감상하고,
하얗게 핀 억새가 노을빛에 물드는 광경을 지켜본 후...
최근 노을공원 입구와 이어지도록 새로 만들어진 '서쪽 하늘계단'을 내려서서 한강변으로 나선다.
한강변을 따라 하나 둘씩 불밝히는 가로등의 불꽃을 감상하며 야경이 아름다운 성산대교를 거쳐
양화대교를 건너 '선유도공원'에 들렀더니 '2011서울시창작공간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었다.
잠시 구경하고 선유교를 건너 당산철교를 거쳐 당산역에서 여정을 마치니 3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 '월드컵경기장역에서 하늘공원-난지한강공원-선유도공원을 거쳐 당산역까지 걷다'의
▼ 17시 18분 -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쪽 전광판 시각은 17시 17분이지만 카메라 시계는 1분이 빨라서...이후 시각은 카메라 시각으로..
▼ 17시 19분 -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를 나서서...
▼ 17시 20분 - 하늘을 보니...
▼ 17시 22분 - 마포농수산물시장 앞 횡단보도를 건너....
▼ 평화의공원을 들어서서...
▼ 평화의광장을 지나...
▼ 17시 29분 - 평화의호수(난지연못)에서...
▼ 별자리광장을 지나...
▼ 배롱나무
▼ 17시 35분 - 하늘공원 보도육교
▼ 하늘공원보도츅교에서 바라본 하늘계단
▼ 하늘계단
▼ 하늘공원 이용안내(하늘공원 이용시간)
▼ 월드컵공원 종합안내도
▼ 17시 37분 - 하늘계단(동쪽)은 291개...
▼ 17시 41분 - 하늘계단 291계단을 다 올라서서...
▼ 유홍초
▼ 17시 47분 - 하늘공원 안내소
▼ 17시 48분 - 하늘공원 탐방객안내소에서...
▼ 하늘공원 억새밭을 둘러보니...
▼ ?
▼ 17시 50분 - 억새밭으로...
못 잊을 억새밭 / 이원문
들길 따라
억새밭 가는 길
고요한 들녘
참새 떼 모여들고
언덕에 올라서니
은빛 물결 옛날을 부른다
외로우면 찾아야 했던
석양의 이 언덕
그리움 던져 보면
바람 따라 다시 오고
쓸어안은 억새꽃 마다
못 잊을 모습 가슴에 안겨준다
억새꽃 / 차영섭
한강 들판 억새엔
하얀 눈꽃이 내렸네
추분을 나흘 앞두고
군중 같은 억새 머리에
어젯밤 일제히 꽃눈을 떴네
이른 새벽 자전거가 바람 되어
날아갈 제, 그 바람에 휘날리는
억새꽃의 장관!
모두 허리를 구부리고 경배하네
산달에 엄마처럼,
자연의 어떤 신호로 억새들을 지휘하나
불꽃처럼 꽃파도를 치는 저 바다여!
억새는 물고기가 되어 알을 낳으리라.
억새 / 이원문
그 소리만큼이나 차갑고
비가 내려도 쓸어지지 않는다
바람에 비벼지는 날카로운 소리
풀숲의 경쟁에서 눌리는 법 없고
칡넝쿨도 피해 뻗는 날카로움에
벼랑 끝에 돋아나도 꿋꿋이 살아간다
그러다 찬바람에 가을이 오면
날카로운 소리 슬픔의 소리 되고
차갑고 냉정함은 포근함의 꽃이 된다
지난날 모두를 잊으라는 듯
포근한 꽃 되어 이리 눕고 저리 눕고
모든 이의 과거를 추억으로 바꿔준다
억새/백미혜
소리 없는 바람 불어와
허밍의 서걱거리는 음들이
구멍 숭숭 뚫려 뼈 속 까지
올올이 스며들어
허리 휘어지는 몸 맞대고 볼 비비며
쓰라린 통증을 이겨낸다
키 큰 바람이 불어와 현을 켜면
은빛 음표들이 화음을 맞추어
오케스트라를 이루고
넓은 억새 평원은
밀려오는 파도같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너울너울 춤을 춘다.
잡풀더미에서 너덜거리는 뿌리하나로
고단한 몸을 일으켜 세우며
팍팍한 생을 건너
다시, 초록으로 꼿꼿하게 서 있기 위해
와르르 쏟아지는
바람을 견디어낸다
억새밭 풍경 / 차영섭
가을엔 홀씨를 안고 마냥 흔들고 있었네
바람이 불면 바람에 실려
좀 더 멀리 보내고 싶어서,
겨울엔 모두 날려보내고 빈 가지만
허공에 꼿꼿하게 서있었네
살을 점점 여위어가고 나는 궁금했었네
봄에 새 줄기가 자라면 부모 같은 저 줄기는
어디로 갈 것인지가,
봄은 오고 푸른 새 줄기가 시나브로
억새밭을 푸르게 키를 높이고
노란 줄기가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네
무럭무럭 잘도 자라나서 6월인 지금은,
부모 같은 억새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네
난 억새에게서 인생을 보고 있네
부모와 자식 관계를 슬픈 눈빛으로 바라보네
하남 한강변엔 넓고넒은 억새밭이 있어서
말없이 보여주는 세상의 이치에 나도 말을 잃었네.
억새꽃 / 유강희
억새꽃이 오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명절날 선물꾸러미 하나 들고 큰고모 집을 찾듯
해진 고무신 끌고 저물녘 억새꽃에게로 간다
맨땅이 아직 그대로 드러난 논과 밭 사이
경운기도 지나가고 염소도 지나가고 개도 지나갔을
어느 해 질 무렵엔 가난한 여자가 보퉁이를 들고
가다 앉아 나물을 캐고 가다 앉아 한숨을 지었을
지금은 사라진 큰길 옆 주막 빈지문 같은 그 길을
익숙한 노래 한 소절 맹감나무 붉은 눈물도 없이
억새꽃, 그 하염없는 행렬을 보러 간다
아주 멀리 가지는 않고 내 슬픔이 따라올 수 있는
꼭 그만큼의 거리에 마을을 이루고 사는
억새꽃도 알고 보면 더 멀리 떠나고 싶은 것이다
제 속에서 뽑아 올린 그 서러운 흰 뭉치만 아니라면
나도 이 저녁 여기까진 오지 않았으리
억새꽃 / 四江 이용백
하늘만 바라보며 하얗게 머리풀고
바람에 흔들흔들 그리삶을 속삭이다
은빛에 나비가되어 눈날리듯 하늘나네
억새 / 장정혜
철새 길게 나는 저녁 무렵
노을길 따라 떠난 가을자리
잎새 떨군 나목 뿌리로 남고
뿔뿔이 흩어지는 억새바람
제 할 일 끝낸 억새
어스름 달빛 덮고 동면에 드는데
하얀 세월 함께 눕는다
하늘공원의 억새 / 이후재
언덕길 바람타고 뛰어오른 삼백계단
모랫속 몰아물어 울며 넘긴 봄여름
하늘을 우러르다 흰구름이 되었네
꽃나비 찾아드니 바람이 시샘하고
산토끼 산책길에 마중나온 폭풍우
바람이 서럽다한들 억새만큼 서러울까
한강변 하늘공원 억새풀 아름다워라.
▼ 17시 54분 -
▼ 하늘공원 낙조전망대 가는 길에 공사중인 곳은...
▼ 화장실 신축중이라고...
▼ 17시 57분 - 저곳은...
▼ 하늘공원 낙조전망대 옆에 최근 새로 만들어진 하늘계단(서측) 입구...
▼ 17시 58분 - 계양산 뒤로 넘어가는 해를 바라보니...
노을과 시(詩) / 김규동
혼자만 와서 불타는 저녁노을은
내게 있어 한 고통이다.
가슴을 헤치고
혼자만 와서 불타는 저녁 노을을
원망하며 바라본다.
노을 속에서는
언제나 우렁찬 만세소리가 들리고
누님의 얼굴이 환히 비친다.
이러한 때
노을은 신이 나서 붉은 물감을
함부로 칠하며
북을 치며 농부들같이 춤을 춘다.
한컵의 냉수를 마시고
오늘도 빈손으로 맞는 나의 저녁노을.
저녁노을을 쳐다보는 사람은 벌써
도시(都市)없다.
☞ 여기서 '월드컵경기장역에서 하늘공원-난지한강공원-선유도공원을 거쳐 당산역까지 걷다' - 1부를 마치고...
2011년 09월 30일(금) -▥☞ 1부[월드컵경기장역→난지연못→하늘계단→하늘공원 낙조전망대]는 여기를 클릭.☜▥-
-▥☞ 2부[낙조전망대→'산-하늘-문'→'하늘을 담는 그릇'→낙조전망대]는 여기를 클릭.☜▥-
-▥☞ 3부[낙조전망대→하늘계단→난지하늘다리→거울분수→성산대교]는 여기를 클릭.☜▥-
-▥☞ 4부[성산대교→양화대교→선유도공원→선유교→당산철교→당산역]는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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