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외선] ‘버려진 철도’ 서울 교외선 전철화 촉구

 

‘버려진 철도’ 서울 교외선 전철화 촉구

“경기북부 교통문제 해결책” 양주·고양시 등 적극 나서

경향신문 | 이상호 기자 | 입력 2011.10.04 22:29

1970~80년대 서울의 젊은이들이 복잡한 도시를 빠져나가 자연을 즐기는 데 자주 이용했던 철도 교외선. 하지만 이 철로는 폐선된 상태로 8년째 녹슬어 있다. 최근 이 녹슨 기찻길의 '부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교외선이 지나는 경기 의정부·고양·양주 등 3개 자치단체와 시민들이 기존 철로를 활용한 전철복선화 사업의 조기 추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은 양주시다.

양주시는 교외선 전철 개통을 위한 범시민 걷기대회를 오는 8일 개최한다고 밝혔다. 시민 대표의 결의문 낭독을 시작으로 시민들은 교외선 일영역~일영낚시터~일영역의 2.4㎞ 구간을 걷게 된다.

1963년 8월20일 경기 의정부역에서 치러진 서울 교외선 전 구간 개통식 장면.

교외선은 8년째 운행이 중단돼 있다. | 양주시 제공

행사에서는 교외선 전철 조기 개통을 위한 범시민 서명운동도 전개된다. 또 일영역 광장에서는 1970~80년대 유행했던 통기타 공연도 펼쳐진다. 의정부시와 고양시 시민들도 이 걷기대회에 동참하기로 했다.

대회를 주최하는 양주시 장흥면 주민자치위원회 신기창 위원장은 "서울 근교 철도를 10년 가까이 이렇게 방치한다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라며 "상대적으로 열악한 경기 북부의 교통환경을 개선하고, 교외선 주변의 빼어난 자연경관을 사람들이 편하게 찾을 수 있도록 전철화 사업을 정부가 적극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양시와 의정부시도 교외선 전철화 사업의 조기 착공을 위해 시민 서명운동과 함께 3개 자치단체가 동참하는 협의체 구성을 준비 중이다.

정치인들도 동참하고 있다. 고양·양주·의정부 지역 한나라당 국회의원 등은 정부에 교외선 전철화 사업의 조기 추진을 촉구하고 있다. 한나라당 손범규 의원(고양 덕양갑)과 김성수 의원(양주·동두천), 김상도 의정부갑 한나라당 당원협의회장 등은 지난달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교외선 복선화 사업의 예비타당성 재조사를 요구했다.

지난해 교외선 전철화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에서는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보류 판정을 받았다. 다만 제2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후반기(2016~2020년) 착수사업으로는 반영돼 있다.

서울 외곽의 경기 북부 동서를 잇는 교외선은 능곡~대곡~대정~원릉~삼릉~벽제~일영~장흥~송추~의정부 등 29.9㎞를 운행하는 노선으로 1963년 개통됐으며 적자누적 등의 이유로 2004년 4월부터 운행을 중단했다.

현삼식 양주시장은 "교외선은 서울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턱없이 부족한 양주시의 교통 문제를 가장 쉽고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정부가 그동안 각종 규제를 받아온 경기 북부지역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이상호 기자 shlee@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