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도보여행정보☞/♡ 산행·여행 지도 & 정보

[양평 용문산]'용의 기세 닮은 양평 용문산' 黑龍의 해 2012년에 용머리 위에 올라서볼까

by 맥가이버 Macgyver 2011. 12. 29.

경기도 양평 용문산 용머리 위에 올라서볼까

  • 입력 : 2011.12.29 04:00

 

黑龍의 해 2012년…
용의 기세 닮은 양평 용문산

 
땅을 뚫고 승천하는 용(龍)의 기세를 닮은 용문산 정상에서 눈 덮인 능선과 평야가 내려다보인다.
 / 염동우 영상미디어기자 ydw2801@chosun.com

용(龍)의 산이다. 이름만 그런 것이 아니라 진짜 용의 산세다.

땅을 뚫고 승천하는 압도적 산세는 경기도 동부의 제왕이라 해도 손색없다.

높이는 1157m.

1000m 넘는 산이 널려 있는 강원도 산보다 더 높게 보이는 건

산행 시작 지점이 해발 100m대에 불과한 지역에 불끈 치솟았기 때문이다.

 

양평에서만 놓고 보면 에베레스트 같은 위압감을 가진 강력한 제왕격 산인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조선시대 인문지리서 '신증동국여지승람'은 '양평이 용문에 의지하고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인간이 용의 문을 오르는 것이 쉬울 리 없다.

경기도 양평 용문산(龍門山) 산행은 쉽지 않다.

'용의 해를 맞아 용의 산이나 한번 가볼까' 하며 만만하게 보고 나섰다간

생고생만 하다 밤늦게 도망치듯 산을 내려오기 십상이다.

산 입구에도 '최근 용문산 산악사고가 증가하고 있다'는 양평소방서의 붉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용의 산세' 가진 제왕적 모습

용문산 입구에 있는 용문사(龍門寺) 일주문에는 용 두 마리가 지키고 있다.

일주문을 지나자 용의 영역이다.

절 앞의 콘크리트 건물이 사라지고 키 큰 소나무들이 점령한 숲길로 접어든다.

포장길이라 자연미는 덜하지만 커다란 나무들이 그려내는 연륜 있는 부드러운 몸짓과 은은한 솔잎향에 안도감이 든다.

길옆에는 용문골이 재잘재잘 귀여운 물소리를 낸다.

숲길 끝에서 사람을 맞는 건 거대한 검은 용이다.

42m의 큰 키에 위협적인 뿔과 발톱을 하늘을 향해 뻗은 천연기념물 30호 용문사 은행나무다.

1100살 정도로 추정되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키 큰 은행나무다.

통일신라의 마의태자가 나라를 잃은 설움을 안고 금강산으로 가다 심었다는 전설과

함께 의상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아 놓은 것이 자라서 나무가 되었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큰 종을 매달 종각 공사를 하느라 시끄러운 용문사를 지나 산으로 접어든다.

계곡을 따르는 마당바위 방향과 능선으로 가는 상원사 방향이 갈라진다.

이정표는 마당바위 방향을 '용문산 정상'이라 표시했다.

계곡길이 완만하고 올라가기 수월한 반면, 능선은 가파르고 길기 때문이다.

얼어붙지 않고 유리처럼 투명한 물줄기는 얼음보다 차가워 보인다.

선녀들이 놀다 갈 만한 소(沼)를 여럿 지나 계곡을 오른다.

상류로 갈수록 설경이 눈에 띈다.

마당바위를 지나면서부터는 바위 곳곳을 눈과 얼음이 메우고 있어 걸음이 조심스럽다.

계곡을 두고 능선으로 올려치는 곳에서 아이젠을 찬다.

볕이 들지 않는 사면(斜面)이라 길이 꽁꽁 얼어 있다.

◇용의 해 맞이하는 산

능선에서 본격적으로 용의 머리에 오르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는다.

계단과 흙, 얼음, 눈, 바위가 번갈아 나온다. 막강한 오르막이다.

집요하게 사람의 체력과 인내력을 시험한다.

바위가 툭 튀어나온 곳에서 뒤돌아보면 모든 산들이 용의 발아래 엎드려 있다.

숨이 꼴깍꼴깍 넘어가는 긴 오름을 넘어서야만 양평의 에베레스트, 용문산 정상에 닿을 수 있다.

여느 산과 달리 용문산은 등산객의 절반이 정상에 가지 않는다.

중간에 포기하는 이도 있고 애초에 정상을 들르지 않는 코스로 도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2012년 용의 해를 맞아 용문산 정상에 오른다는 건 나름대로 의미 있는 산행이 될 것이다.

용문산의 명물인 용문사 은행나무.
수령 1100여년으로 추정되는 천연기념물이다.
/ 염동우 영상미디어기자
산을 넘어도 앞에 더 높은 산이 있다.

오르막을 올라도 또 오르막이다. 

 삶은 사람의 능력보다 더 무거운 무게를 지게 한다.

한숨이 나오고 주저앉고 싶을 때가 많지만 한 발 한 발 걷다 보면

어떻게든 목적지에 닿게 된다는 걸 우린 살아봐서 알고 있다.

그에 비하면 용문산은 어렵지 않다.

정상에서 참아왔던 숨결을 확 토해낸다.

시퍼렇게 날이 선 하늘과 맞닿아 있어 거침없는 경치가 펼쳐진다.

일대를 지배하는 제왕격 산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주변엔 적수가 없다.

동쪽으로 아스라이 보이는 선은 치악산 줄기다.

북쪽으로는 명성산과 화악산이 경기도 최고봉 자리를 두고 다투고 있다.

정상은 원래 군사지역으로 출입이 통제되었으나 2007년부터 전망 데크로 꾸며 개방됐다.

하지만 서쪽 방향은 군 시설물이 가로막고 있어 아쉽게도 사방 파노라마 같은 풍경은 볼 수 없다.

하산길이다.

미끄러운 데선 엉덩방아도 살짝 찧어가며 능선을 따라 쭉 내려선다.

힘겹게 올린 고도를 내리는 건 금방이다.

공든 탑을 무너뜨리듯 내려서는 길, 발끝에서 통쾌함과 노곤함이 동시에 묻어난다.

용문사에 닿자 천 년 묵은 검은 용 한 마리가 금방이라도 승천할 듯 몸을 치켜세우고 있다.

 

 

산행 길잡이 :

 

용문산은 가파르다.

용문사 주차장의 해발고도는 120m, 정상은 1157m다.

5㎞가 안 되는 짧은 오름길에서 고도를 1000m 이상 끌어올려야 한다.

산행은 용문사~마당바위~정상으로 잇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4.4㎞로 거리는 짧지만 3시간 정도 걸린다.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절고개~용문사로 내려오는 데는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걸린다.

 

베테랑이라면 정상에서 서쪽 능선으로 종주하여 백운봉에서 새수골로 하산할 수도 있다.

원점회귀를 해야 할 경우 장군봉에서 상원사로 내려와 용문사로 돌아올 수도 있다.

초보자들의 경우 마당바위에서 능선에 이른 다음 정상에 가지 않고

능선을 타고 용문사로 바로 내려서는 코스를 많이 이용한다.

 

용문사에서 상원사에 다녀오는 길도 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적당한 코스다.

용문사~마당바위~정상~절고개~용문사 원점회귀 코스는 8㎞에 5시간 정도 걸린다.

교통 :

 

중앙선 용문역까지 서울 용산역에서 지하철이 운행한다.

공휴일 기준 용산역에서 용문행 열차가 05:45부터 22:43까지 운행한다.

용문역에서 300m 정도 걸으면 용문버스터미널이 있다.

터미널에서 용문사행 버스가 07:10부터 21:00까지 대략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